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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속의 그 날들 … 한인회 창립과 한인이민사 집필 무렵
기억 속의 그 날들 … 한인회 창립과 한인이민사 집필 무렵
  • 김일평 코네티컷대 명예교수
  • 승인 2013.06.10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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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평 교수 회고록(50) 새로운 고향, 코네티컷주립대 시절 5

앞서의 글과 마찬가지로 이 글들 역시 김일평 교수가 외부의 청탁을 받아 집필했던 원고의 일부들이다. 회고록 전체의 구성과 전개상 필요한 부분을 게재한다.

나와 뉴욕 한인교회

나는 1957년 9월부터 뉴욕의 콜럼비아대 대학원에서 공부하기 시작했다. 뉴욕에는 그해 6월부터 와서 여름방학을 이용해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비를 좀 벌어보기로 했다. 그 당시 여름방학이 되면 뉴잉글랜드 지역과 다른 지방에서 많은 유학생이 뉴욕에 모여들고 여름방학 동안 일자리(summer job)를 구해서 3개월 동안 학비와 용돈을 버는 것이다. 나는 콜럼비아 대 부근 112번가에 숙소를 정하고 은행에서 3개월 동안 밤일을 했다.

뉴욕의 콜럼비아대 캠퍼스 부근 633 West 115 Street 에는 뉴욕한인교회(Korean Church and Institute) 4층 건물이 있었다. 주일에는 아침 11시에 윤응팔 목사가 예배를 인도하고 설교한 후 교회건물 지하에 내려가서 점심식사를 함께 나누는 친교시간이 있었다. 윤응팔 목사와 그의 사모는 우리 유학생이 한국음식을 맛 볼 수 있게 국수를 삶고 김치도 만들어 주었다. 반세기 전인 1950년대의 뉴욕사회는 40~50명의 유학생이 주류를 이루었고 뉴욕에 정착해 살고 있는 한인은 20~30여명에 불과했다. 그런 환경 탓에 뉴욕에는 한국음식을 먹을 수 있는 식당이 제대로 있을 수도 없었기 때문에 한국인이면 누구나 선호하는 김치는 케베이지(감란)로 만들어 먹었던 것이다. 국수도 미국식 스파게티 국수를 삶아서 치킨수프에 넣어서 먹었다.

뉴욕의 한인들은 조국에서 일어나는 정치와 경제 그리고 사회 분야에 대한 뉴스를 목마르게 기다리고 있었다. <뉴욕타임스>가 한국의 뉴스를 종종 보도하긴 했으나, 매일 일어나는 뉴스는 알 수 없었다. 콜럼비아대의 동아시아 도서관에는 한국에서 보내오는 신문이 있었는데 한국에서 배로 보내오기 때문에 한 달이 지난 후에야 받아볼 수 있었다. 그렇지만 그렇게라도 도착하는 신문기사로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1960년 4월 19일 서울에서 학생 데모가 일어난 후에는 미국의 3대 방송매체와 <뉴욕타임스>는 매우 생생한 뉴스를 서울발로 보도하기 시작했다. 우리 한인 학생들은 뉴욕한인교회에 모여서 조국에서 진행되는 학생데모에 동조하는 의미에서 한국영사관 앞에서 데모를 하기로 결정했다. 나는 그 당시 뉴욕지역 한국학생회장으로 있었기 때문에 뉴욕한인교회에서 모이는 집회의 사회를 보았다. 그리고 우리는 희생된 한국학생을 추모하는 의미에서 검은 완장을 팔에 두르고 희생된 그들을 추모하는 데모를 시작했던 것이다.

이와 같이 뉴욕한인교회는 주일에 예배드리는 장소였을 뿐만 아니라 우리 유학생이 자주 모여서 한국문제를 토론하는 장소이기도 했다. 또 뉴욕의 한인들이 한인교회에 모여서 뉴욕한인회를 조직하고 실행위원회를 소집하는 장소로 사용되기도 했다. 미국의 중부 혹은 남부에 와서 공부하는 한국 유학생은 여름에 뉴욕을 방문할 때는 반드시 콜럼비아대 캠퍼스와 뉴욕한인교회를 방문하고 예배를 드리는 것이 관례였다. 그것은 뉴욕을 방문하는 한국인은 뉴욕한인교회를 방문해야 한국인을 만나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뉴욕한인교회는 한국학생들의 대화의 광장이었으며, 학생집회를 소집해 민주주의를 배우고 시민사회를 경험하는 광장이기도 했다.

뉴욕 한인회 창립 50주년 기념 강연내용(2010. 6.12.)

뉴욕에는 어느덧 30만이 넘는 한민족이 살고 있다. 뉴욕의 삼각주라고 말하는 뉴욕주, 코네티컷주, 그리고 뉴저지주를 합하면 50만 이상의 한민족이 살고 있다. 뉴욕한인회는 1960년 4월에 창립됐으니 2010년 4월은 뉴욕한인회 창립 5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따라서 뉴욕의 한인사회가 발전하는 반세기를 회고해보는 것도 뜻 깊은 일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때마침 내가 콜럼비아대 대학원에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 (MA. Ph. D.)를 공부할 때 뉴욕한인회가 조직됐다. 나는 뉴욕지방 한인학생회장을 맡고 있었기 때문에 한인회 조직에도 적극 참여했다. 이것은 한국 유학생들이 뉴욕한인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기를 바라고 있었던 뉴욕의 원로 한인들의 부탁과 염원 때문이었다.

다음의 공로패는 뉴욕한인회가 창립 50주년(1960~2010)을 맞이해 지난 반세기동안 내가 뉴욕의 한인사회 뿐만 아니라 미국의 전체 한인사회에 공헌한 의미를 기여 수여한 공로패다.

미주이민 100주년 역사를 편집하다

2003년은 우리역사의 매우 뜻 깊은 해다. 한인의 미국이민 100주년이 되는 해이고 또 한국전쟁이 끝나고 휴전협정을 체결한지 50년이 되는 해다. 한·미간의 방위동맹을 맺은 지도 50년이 지났다. 개인적으로도 내가 미국에 와서 유학생활을 시작한지 반세기가 되는 해이기도 하다. 그러니 2003년은 우리의 민족적으로나 나 자신의 개인적 입장으로나 매우 뜻 깊은 해이다. 지난 반세기를 회고하면서 우리 한민족의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나는 생각하면서 뉴욕 한인회의 이민 100주년 기념 사업회의 미국이민 100년 역사편찬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아서 역사책을 편찬했다. 그리고 나의 미국유학 50년사를 포함하는 회고록을 집필하기 시작했다.

나는 미국에서 모두 35년간의 교수생활을 마감하고 1997년에 교수직에서 은퇴했다. 하와이 동서문화센터에서 2년간 연구경력을 합하면 35년간의 교직생활을 한 셈이다. 그동안 7년마다 보장된 안식년은 도쿄대 방문교수(1976~1977)와 한국의 한양대 대학원장(1978~1980)시절, 그리고 서울대 외교학과 방문교수(1997~1998)로 지냈다. 미국의 풀브라이트 연구기금으로 우리 가족과 함께 보낸 것이다. 코네티컷 주의 은퇴보상금은 최종 급료의 70%로, 내가 숨이 다할 때까지 지급된다. 물론 의료보험도 다 포함돼 있기 때문에 매년 건강진단과 의약품도 포함돼 있다. 따라서 코네티컷 주의 교육공무원은 미국의 다른 어떤 주립대학보다 매우 좋은 조건으로 대우를 받는다고 할 수 있다.

나는 교수직에서 은퇴한 후 1996년에 워싱턴의 김휘국 박사와 함께 국제한국학회(ICKS)를 창립하고, 한반도를 둘러싸고 돌아가는 국제정세와 미국의 한반도 정책은 물론 한국인의 미국이민 역사와 세계 속의 한민족의 역사자료를 수집하고 출판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 한민족의 해외 활동역사도 여러 권 편찬한 바 있다.

2003년은 미주 한인 이민 100주년이 되는 해다. 미주한인 이민 100주년을 맞이해 초기이민 노무자, 독립운동에 몸바친 애국선열들의 역사를 기록해 놓기 위해 나는 ‘대뉴욕 한인 100년사 편찬위원장’의 중책을 맡았다. 조병창 대뉴욕한인회장이 발행사를 쓰고, 내가 편찬사를 썼다. 그리고 100주년 미 대통령 선언문과 미 상원 서언문도 포함했다. 축사는 김기철 한인회장, 조지 파타키 뉴욕 주지사, 매그리비 뉴저지 주지사, 그리고 롤랜드 코네티컷 주지사가 기고했다. 메트로폴리탄 뉴욕을 배경으로 살아온 한인들의 역사책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4*6 배판으로 500쪽이 넘는 두꺼운 책이다. 이 책의 뒷면에는 편집위원장: 김일평 박사·코네티컷 주립대 명예교수, 부위원장: 서진형 IMS 회장·한인이민 100주년 대 뉴욕 기념사업회 공동후원회장, 그리고 편집위원: 하동수 전 뉴욕한인회 사무총장·전 미주한인총연 사무총장, 조종무 라디오코리아-KTV 보도본부장, 화미광 문학박사·전 퀸즈칼리지 교수, 송의용 언론인 등 편찬에 참여한 이들의 이름이 기록돼 있다. 나는 편찬사로 「후세들에게 남길 역사의 교훈」을 수록했다.

미주 한인 이민 100주년 대뉴욕 기념사업회는 2002년 11월 『대뉴욕 한인 100년사』의 출판을 결정, 나를 편찬위원장에 위촉하고 또 서진형 IMS Systems 회장을 부위원장에 임명했으며 또 송의용 언론인을 간사로 뽑아 편집 및 출판사업을 시작했다. 그동안 28명의 집필진에게 각 분야별 집필을 청탁했으며 1년 이상의 집필 및 편집과정을 거치게 됐다.

『대뉴욕 한인 100년사』를 편찬하는 목적은 우리 이민 선조들이 지난 100년 동안 (1903~2003) 미국 땅에서 어떻게 정착했고, 어떤 생활을 했으며 미국사회에 어떤 공헌을 했는지 기록을 남기는 것이었다. 대뉴욕 지역에 정착한 한인들의 역사를 기록하는 것은 우리 후세들에게 역사의 교훈을 남기는 것이기도 하다. 우리 후세들이 선조들의 경험을 거울삼아 좀 더 바람직하고, 더 훌륭한 생활을 설계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시작하였던 일이다.

편집윈원회는 다음과 같은 집필지침을 세웠다. (1) 원고작성은 기본적인 역사 자료나 구술 역사(Oral History) 자료를 바탕으로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입장에서 집필한다. (2) 편파적이고 주관적인 원고는 출판할 수 없다. (3) 100년 역사의 원고 수준은 학술적인 논문 형식이 아니라 일반 대중의 독자를 위해 알기 쉽게 쓰는 것을 강조한다. (4) 자료의 출처는 반드시 밝혀서 표절의 문제가 제기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한다.

이렇게 해서 『대뉴욕 한인 100년사』 집필이 시작됐다. 집필진의 절반은 학자들이고 나머지 절반은 언론인이 썼기 때문에 균형이 잘 잡히지 못한 분야도 있었다. 그러나 편집과정에서 원고검토를 거치고 수정, 보완도 했기 때문에 큰 오류는 피할 수 있었다. 『대뉴욕 한인 100년사』를 편찬하는 과정에서 집필자의 사정으로 원고청탁을 받고도 집필하지 못한 분야, 또 원고를 쓰겠다고 약속해 놓고 원고 마감까지 제출하지 않은 경우는 빠지게 됐다는 사실을 편집위원회는 유감으로 생각하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은 우리 한인들의 자화상이며 빠진 분야가 있다면 그 부분은 다음 기회에 보완할 수 있는 기회가 있기를 바라는 바이다.

이 책의 집필과 출판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협조해 준 한인 이민 100주년 대뉴욕 기념사업회 조병태 회장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본문 옆의 사진 속 두 권의 책은 왼쪽이 『대뉴욕 한인 100년사』의 표지이며, 오른쪽의『Korean-Americans: Past, Present, and Future(재미 한국인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는 주로 한국인 젊은 1.5세 혹은 2세들이 미국의 대학원에서 박사학위 논문을 집필할 때 재미한인 (Korean-Americans)에 관란 논문 중 일부를 발췌해 이 책에 기고한 것이다. 미국의 도서관협회의 기관지인 지에 매우 좋은 서평을 받았기 때문에 미국의 각 대학 도서관은 물론 공립도서관에서 구입했다. 영문으로 된 서평을 여기에 함께 실었다.

CHOICE April 2005

Korean-Americans: Past, Present, and Future, ed. Ilpyong Kim. Hollym,2004. 299p.bibl. ISBN 1565911210 pbk, $24.50. Also (100 Year History of Korean Immigration to the United States)

Korean immigration to Hawai’i began in 1903, and starting in 2003, Korean Americans celebrated the centennial of their history in the US. As part of that commemoration, this anthology explores key facets of the Korean American experience. Editor Kim (Professor of Political Science, University of Connecticut) succinctly reviews the history of Koreans in the US, while Han-Kyo Kim discusses the competing views of the leaders of the Korean Independence Movement in the US. Following their lead, Yong-Ho Choe and Yoon Joh trace the prominent role of churches in the Korean community. Politics, business, and adoption are also examined. Angie Chung analyzes generational politics, even as Sean Oh laments the absence of Korean American visibility in national and state politics. Eunju Lee and Miliann Kang emphasize the importance of women’s work to family incomes and small businesses. Focusing on Korean adoptees, Eleana Kim and Richard Lee examine the identity issues facing this group. The voices of Korean American Youth are also aired in four essays. Overall, this is a convenient and useful introduction to the Korean American experience. Summing Up: Recommended. Suitable for general as well as academic audiences, all levels.

 -F. Ng, California State University, Fresno, California.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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