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의 아고니즘_『경계에 선 노동』] AI, 빅데이터, 로봇공학, IoT(사물인터넷) 등 신기술의 발전 속도가 엄청나다. 이에 따라 인간들의 삶의 방식과 사회의 작동 방식에서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변화가 너무도 빠르고 거대하게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이 변화에 대한 가치 평가, 그 부작용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대응책에 대한 논의를 할 겨를이 없을 지경이다.

[사유의 아고니즘_『재난 이후, 사회』] 보통 위기의 상황에서 국가권력이 민주적 통제로부터 벗어나고 싶을 때 택하는 전략은 두 가지다. 하나는 사물의 통치 논리이고 다른 하나는 적에 의한 위협의 논리이다. 사물의 통치 논리란 리스크 관리를 명분으로 익명적 권력을 공학적으로 활용하거나 경제와 발전의 논리를 앞세우는 것이다. 적에 의한 위협의 논리란 문제제기 집단이나 세력을 체제를 위협하는 적으로 간주하여 이들을 범죄화하고 도덕적으로 비난하며 배제와 폭력을 정

[사유의 아고니즘_『마르셀 모스 선집1: 몸 테크닉』] 가령 가까운 자의 죽음에 대한 주변 사람들의 반응의 경우 눈물흘림, 자발적인 슬픔의 감정, 사회적으로 기대되는 애도 표현의 규칙과 의례 등 앞의 세 차원이 결부된다. 다만 흐르는 눈물과 주체하기 힘든 슬픔을 표현함에 있어서 그것을 어떠한 어조와 몸동작, 표정을 통해 표현할 것이며, 어떤 때와 장소에서 표현할지 어떠한 의례나 관행에 따라 실천할 것인가가 문제이다. 이는 그 시대나 사회에서 오랜 시간 동안 구성원들이 합의해 온 전통적 규칙에 부합하는 일종의 실천감각의 문제이다.

[사유의 아고니즘_『내 편이 없는 자, 이방인을 위한 사회학』+『이방인의 사회학』] 실제로 이방인들이 토박이들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줬는지는 중요치 않다. 이방인이라는 존재 자체가 문제이기 때문이다. 영화는 주인공 이방인들이 토박이들에게 아무런 직접적 피해를 주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토박이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떠나는 이방인들을 총으로 쏘아 죽이는 당황스러운 장면으로 마무리된다.

[사유의 아고니즘_『중공업 가족의 유토피아』+『울산 디스토피아』] 그렇다면 왜 울산일까? 울산의 위기는 곧 한국 제조업의 위기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울산은 60년대 초부터 시작된 한국의 경제개발계획에 따라 한국의 대표적인 공업도시로 개발됐고, 이른바 ‘대한민국 산업 수도’·‘주식회사 대한민국의 최대 생산기지’라는 명칭을 얻었다. 울산의 핵심 산업인 자동차·조선·석유화학이 또한 2000년대 한국의 대표적인 주출 산업이기도 했다는 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울산은 제조업 강국으로서 한국 경제 발전의 역사, 즉 농민의 도시로의 이주와 산업화는 물론 노사관계, 민주화, 지역 불균형의 역사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런 점에서 ‘산업도시 울산은 지속 가능할까?’라는 저자의 화두

[사유의 아고니즘_『빈곤 과정: 빈곤의 배치와 취약한 삶들의 인류학』] 사람들의 삶은 그만큼 불안정해지고 고통스러워지고 있다. 게을러서가 아니라 열심히 일하고 또한 일하기 위해 분투함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삶을 할퀴고 흔들며 때리는 빈곤의 공격에 대상이 분명치 않은 분노들이 차곡차곡 쌓여 가슴속에 응어리진다. 내면에 쌓인 분노들은 언제든 폭발할 준비가 되어 있다. 우리 시대를 휘감고 있는 각종 분노의 심층에 아마도 빈곤은 가장 중요한 기제로 작동하고 있을 것이다.

[사유의 아고니즘_『피투자자의 시간』] 이 책은 좀처럼 자본주의의 외부가 보이지 않는 시대에 자본주의 안에서 어떻게 그 바깥을 상상하고 열어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흥미로운 아이디어를 던지고 있다. 오늘날의 자본주의는 모든 개인·기관 등을 수익 극대화를 위해 움직이는 ‘기업가적 주체’로 만들어내고자 하는 신자유주의를 넘어 그 모두를 자신의 자산가치를 증대하는 데 몰입하는 금융투자 행위자로 만들어내는 금융자본주의의 시대이다. 그 안에서 이제 다수의 개인들은 노동자나 기업가적 주체라기보다는 투자자에게 금융투자를 받기 위해 스스로를 관리하고 자기 가치를 증명해야 하는 피투자자가 된다.

[사유의 아고니즘_『생태시민으로 살아가기』] 기후위기는 이제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에게 닥쳐온 거부할 수 없는 현실이다. 여기저기서 이상기후 현상이 벌어지고 있고 태풍‧홍수‧산불 등 자연재해의 파괴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 기후 변화로 인한 식량 생산과 공급의 교란으로 대규모 아사와 내전과 난민이 발생하기도 한다. 빙하가 녹고 해수면은 상승해 익숙했던 지도의 모습도 바뀌고 있다. 필설로 다 할 수 없는 수없이 많은 일이 우리 일상의 일부가 되어가고 있다.

[사유의 아고니즘_『증여론』] 오늘날 후기 자본주의 사회에서 연대니, 협력이니, 공감이니 하는 도덕과 윤리의 언어들만큼 공허하게 느껴지는 것도 없을 것이다. 가령 강의실에서 만나는 젊은이들의 정서에서 ‘연대’는 내가 하지도 않은 동료의 잘못 때문에 나도 같이 처벌받거나 같이 책임을 져야하는 부당한 군대식 조직 문화에 불과하다. 협력은 그 취지는 좋지만 실제로는 무임승차자의 무책임을 은폐하고 각자가 기울인 노력에 대한 공정한 평가에 무관심한 도덕책에서나 나오는 용어다. 나와는 다른 집단의 사람들에 대한 공감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도저히 마음으로부터 공감이 일어나지 않기에 그것은 단지 당위적인 훈계에 그치기 십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