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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시대, 죽음의 교육을 당장 걷어치워라
인공지능 시대, 죽음의 교육을 당장 걷어치워라
  • 최승우
  • 승인 2024.01.19 10:18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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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열린연단 ‘오늘의 세계’ ㉖ 오세정 전 서울대 총장

네이버 ‘열린연단’이 시즌10을 맞이해 「오늘의 세계」를 주제로 총 54회 강연을 시작했다. ‘오늘의 세계’는 국제질서·정치와 경제·사회와 문화·과학기술·철학에 대해 인문·사회·자연과학의 상호 연결성을 통해 학문적 담론을 형성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2일 오세정 전 서울대총장이 「디지털 시대 교육의 변화」를 강연했다. 주요 내용을 요약·발췌해 소개한다. 제27강은 이동철 용인대 교수(중국학과)의 「디지털 시대의 인문학」이 예정돼있다.
자료제공=네이버문화재단
정리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미래 인재는 기본적인 컴퓨터와 ICT 독해력을 갖춘 동시에, 창의성과 문제 해결 능력, 문화를 넘나드는 이해와 소통 정보력 등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교육계의 기득권과 집단 이기주의 때문에 교육 시스템 개혁이 매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이 문제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미래를 위해서 꼭 이뤄야 할 과제이다. 이 점을 명심하고 온 국민이 힘을 합쳐야 할 것이다.

요즘 제4차 산업혁명 시대 혹은 디지털 대전환 시대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은 세계경제포럼이 매년 스위스에서 주최하는 다보스 포럼에서, 세계경제포럼의 창시자이며 최고경영자인 클라우스 슈밥 박사가 2016년 1월 처음 주창했다. 일반적으로 산업혁명이란 신기술의 보급으로 경제 체제와 사회 구조가 급격히 바뀌는 것을 의미한다.

학자들은 지금까지 인류에게 주요한 산업혁명이 크게 세 번 일어났다고 생각하는데, 클라우스 슈밥은 이제 인류가 제4차 산업혁명기를 맞이하게 됐다고 주장한 것이다. 그러면 클라우스 슈밥이 주창하는 제4차 산업혁명은 무슨 기술이 있기에 일어나고, 어떤 특징이 있을까? 제4차 산업혁명을 추동(推動)하는 기술은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 기기·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 그리고 로봇·빅 데이터 등이다. 

2007년 스티브 잡스 주도로 애플에서 아이폰을 출시한 후, 스마트폰과 그에 따른 디지털 생태계는 세상 사람들의 생활을 크게 바꿔놨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사회 관계망 서비스(SNS: social network service) 등으로 실시간으로 사람들과 소통할 뿐 아니라, 영화관 예약을 하거나 주위의 식당을 검색하기도 한다. 모르는 지식은 구글이나 네이버를 검색하면 바로 확인할 수 있고, 유튜브를 통해 좋아하는 영상을 아무 때나 골라볼 수 있다. 

오세정 전 서울대 총장은 “인류는 지금 문명의 대전환 시대를 맞고 있다. 인터넷 기술과 인공지능 기술의 발달은 인류의 생활 환경을 근본적으로 바꿔나가고 있으며, 이에 따라 미래 인재가 갖춰야 할 능력도 과거와는 크게 달라지고 있다”라며 “이에 따라 미래 인재가 갖춰야 할 능력도 과거와는 크게 달라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개인과 국가의 운명이 좌우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사진=네이버문화재단
오세정 전 서울대 총장은 “인류는 지금 문명의 대전환 시대를 맞고 있다. 인터넷 기술과 인공지능 기술의 발달은 인류의 생활 환경을 근본적으로 바꿔나가고 있으며, 이에 따라 미래 인재가 갖춰야 할 능력도 과거와는 크게 달라지고 있다”라며 “이에 따라 미래 인재가 갖춰야 할 능력도 과거와는 크게 달라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개인과 국가의 운명이 좌우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사진=네이버문화재단

사실 이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휴대폰 없는 삶은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상황에 도달했다. 그러기에 애플은 세계에서 가장 시가총액이 높은 기업이며, 구글과 페이스북 등도 세계 시가총액 10위 안에 들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더불어 최근에는 빅 데이터를 이용한 인공지능 기술이 가공할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인공지능의 놀라운 능력을 또 한 번 보여준 중요한 계기는 지난해 11월 출시된 오픈에이아이(OpenAI) 회사의 챗지피티라는 대화형 인공지능 챗봇이다. 이러한 인공지능의 발달은 인류가 지금까지 맞닥뜨리지 않았던 여러 이슈들을 제기하고 있다. 여태까지의 기술 발달은 대개 인간의 육체적인 힘을 대치하는 것이었던 반면, 인공지능은 인간의 정신적인 능력을 대치하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인공지능의 발전이 가져올 미래에 대해 비관적인 관점을 가진 사람들도 많다. 물론 페이스북을 창업한 마크 저커버그처럼 빅테크 기업을 일으킨 사람들은 인공지능이 가져올 미래 사회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천재 물리학자 스티브 호킹 같은 분은 “인공지능의 발전은 인류의 종말을 초래할 수 있다.

기술 만능주의의 디스토피아를 막을 대비가 필요하다”라고 주장해 매우 비관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특히 최근에는 딥 러닝 이론을 개발해 인공지능의 대부라고도 불리는 제프리 힌톤 토론토 대학 교수가 챗지피티의 출현 이후 “인공지능이 곧 인간 뇌의 능력을 넘어설지도 모른다. 인공지능이 인류를 멸망시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이런 걱정 때문에 내가 한 일에 대해서 후회하고 있다”라고까지 말하면서 비관적인 입장으로 선회했다.

반면 『특이점이 온다』라는 책을 쓴 레이 커즈와일 같은 미래학자는 “인공지능이 발달하면 스스로 자신보다 더 똑똑한 AI를 만들어 지능이 무한히 높은 존재가 출현하게 된다. 이러한 특이점에 도달하면 우리는 생물학적 한계를 초월해 창조성을 극대화할 수 있게 된다”라고 매우 긍정적인 미래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부존자원은 부족하지만 인재 양성을 통해 선진국의 문턱에 도달하는 발전을 이뤄냈고, 앞으로 다가올 제4차 산업혁명 시대도 역시 인재 양성으로 대비해야 할 운명이다. 그러면 제4차 산업혁명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상은 어떤 모습일까?

제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일자리의 변화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연구가 돼 있다. 예를 들어 영국 옥스퍼드대의 프레이와 오스본 등은 2013년 발표한 연구에서, 직장에서의 인공지능 활용이 늘어남에 따라서 현재 존재하는 직업의 47%가 사라질 위험에 처해 있고, 특히 사무원·회계사·은행원·기자·변호사·의사·교수 등 중간 관리직과 전문직에 큰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즉 앞으로 인공지능 기술이 발달하면 지식을 활용하는 직업도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제4차 산업혁명을 추동하는 새로운 기술은 교육에서도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여러 기술들이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추동(推動) 하고 있지만, 특히 인터넷에 기반한 비대면 기술과 최근 놀라운 발전을 보이는 인공지능 기술이 교육에서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올 주역이 될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를 지나면서 많은 사람들이 비대면 강의와 토론, 심지어 문화행사나 쇼핑에도 익숙해져서 전통적인 대학에서도 온라인 강의를 점점 더 활용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서울대를 비롯한 국내의 많은 대학이 외국의 유명 교수들을 초빙해 인터넷으로 공식적인 강의를 개설하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의 출현은 기본적으로 인간의 지능을 가진 컴퓨터가 나오는 것이다. 컴퓨터는 기계이기 때문에 인간처럼 지치지도 않고 매우 빠른 속도로 세상의 모든 정보를 흡수하며 학습을 할 수 있다. 물론 아직까지 창의적이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이미 알려진 지식들은 빠른 시간 안에 습득이 가능하다.

따라서 인공지능을 교육에 활용하면 (창의적이지는 못하지만) 박학다식한 조수(조교)를 고용하는 것처럼 생각할 수 있다. 그러면 지금까지는 인력의 한계 때문에 생각지도 못했던 교육의 새로운 지평이 열리는 것이다.

한국의 급속한 경제 발전은 교육에 힘입은 바가 크다는 사실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의하는 바이다. 심지어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2011년 국정 연설에서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한국에서는 교사가 국가 건설자라고 불린다”라는 말을 넣기도 하였다. 이처럼 과거 한국 교육이 성취한 바에 대해서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거의 모든 사람들이 인정을 한다.

객관적으로 볼 때 우리 교육이 산업화 시대에 필요한 우수 전문 인력들은 빠르게 잘 키워 국가의 경제 발전을 뒷받침한 것은 의심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즉 과거 선진국 산업을 추격하는 단계에서는 주어진 지식을 빨리 습득하는 모방형 인적 자본이 중요했지만, 선진국과 대등한 단계에 올라선 다음에는 창조형 인적 자본이 필요한데, 한국의 교육은 계속 암기 지식 위주로 이뤄져서 창조형 인적 자본 양성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교육이 시대의 변화와 경제 발전 단계에 적응하지 못해 이제는 과거처럼 경제 성장을 견인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또 하나 한국 교육 현장에서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가 지방대 문제이다. 이러한 변화는 물론 지역에 있는 대학들이 주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10년 이상 지속된 소위 ‘반값 등록금’ 정책으로 인해 대부분의 대학들이 재정 상태가 매우 열악하다.

이들은 대학의 변화를 추진할 여력이 없으며 현상 유지도 어려운 형편이다. 따라서 공적 자금을 활용한 정부의 대대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최근 교육부가 추진하는 ‘글로컬 대학’ 육성 사업이 하나의 예가 될 것이다.

인류는 지금 문명의 대전환 시대를 맞고 있다. 인터넷 기술과 인공지능 기술의 발달은 인류의 생활 환경을 근본적으로 바꿔나가고 있으며, 이에 따라 미래 인재가 갖춰야 할 능력도 과거와는 크게 달라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개인과 국가의 운명이 좌우될 것이다.

그러기에 국가마다 나름대로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으며, 그 노력의 중요한 부분이 미래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 시스템의 혁신이다. 미래 인재는 기본적인 컴퓨터와 ICT 독해력을 갖춘 동시에, 창의성과 문제 해결 능력, 문화를 넘나드는 이해와 소통 정보력 등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대량 교육 시스템에 기반을 둔 현재의 교육 제도는 이와 같은 미래 인재를 양성하기에 적합하지 못해 대대적인 교육 개혁이 요구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교육계의 기득권과 집단 이기주의 때문에 교육 시스템 개혁이 매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이 문제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미래를 위해서 꼭 이뤄야 할 과제이다. 이 점을 명심하고 온 국민이 힘을 합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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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승진 2024-01-30 15:26:03
~해야한다.. 라는 논조도 좋지만 이왕 지면을 이용하는 바에 앞으론 지식적 밀도를 높였으면합니다. 예를들어 AI와 인간이 어떤 역할 분담이 가능한지 좀 더 구체적인 전망과 제안같은 것입니다.

안동만 2024-01-27 13:13:20
- 글 제목 선정성 피하는 노력 주문 -

항상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기획 연재 글 제목 " ... 죽음의 교육을 당장 걷어치워라"는
강연자가 정한 제목인가요?
강연내용과 정합도가 낮고,
교수신문 게재 주요 글 제목으로도 적합하지 않아 보입니다.
숙고와 향후 유사한 문제점 피하도록 주의와 노력 주문드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