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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하, 「대지와 뿌리의 서사-6」 캔버스에 유채, 2023
황태하, 「대지와 뿌리의 서사-6」 캔버스에 유채, 2023
  • 최승우
  • 승인 2023.09.27 09: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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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초대석_황태하 작가 전시회 「땅과 뿌리와 하늘」
다음 달 7일까지 서울 중구 을지로9길 디아트플랜트 요 갤러리에서
제공=디아트플랜트 요 갤러리

황태하 작가 전시회 「땅과 뿌리와 하늘」은 지난 5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서울 중구 을지로9길 디아트플랜트 요 갤러리에서 열린다. 모든 이야기는 땅에서부터 시작한다. 땅의 이전을 상상하는 일은 마치 아기가 물에서 팔을 허우적대며 헤엄치는 것처럼 가진 믿음을 단단하게 하기 위한 본능적 움직임에 가깝다. 도시를 둘러싸고 있는 콘크리트와 다르게 내가 방금 전에 한 줌 쥐어 올린 흙은 언제부터 존재했는지 알 수 없다. 그러면서도 그것과 맞닿아 존재했던 모든 것들에 대한 기억을 어떤 방식으로든 그것에 품고 있다. 지구 밖에서 날아온 돌멩이가 산산조각 나 흩어져 섞이기도 하고, 아주 큰 나무가 거기 뿌리를 내렸다가 다시 흩어지기도 하고, 주변을 배회하다가 생명이 끊어진 벌레의 몸이 섞였다가, 바람을 타고 아주 긴 여행의 끝에 나의 손에 한 줌 들렸다 다시 흩어진다. 땅은 뿌리를 통해 하늘과 만난다. 땅이 피어 올린 것들은 하늘을 향하다가, 이내 땅으로 돌아간다. 이야기들은 이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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