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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컬 오디세이] 반목하던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결국 손잡을까
[글로컬 오디세이] 반목하던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결국 손잡을까
  • 모자파리
  • 승인 2023.06.16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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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컬 오디세이_무함마드 하산 모자파리 부산외대 지중해지역원 HK연구교수
지난 40년 동안 서아시아에서의 사건을 살펴보면, 각 나라의 대외 간섭이 자원의 파괴, 인명 피해 등 부수적인 피해를 유발해 왔다. 사진은 1979년,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하는 소련군이다. 사진=위키피디아
지난 40년 동안 서아시아에서의 사건을 살펴보면, 각 나라의 대외 간섭이 자원의 파괴, 인명 피해 등 부수적인 피해를 유발해 왔다. 사진은 1979년,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하는 소련군이다. 사진=위키피디아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는 서아시아 지역과 이슬람 국가 사이에서 중요하고 영향력 있는 국가로, 양국 모두 석유와 가스의 주요 수출국이다. 냉전 시기와 1979년 이슬람 혁명 이전까지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는 친서방적 외교로 미국이나 유럽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제외교는 정치, 경제, 군사·안보 등을 폭넓게 다뤘다. 공통의 목표로 국내외적으로 협력했고, 이러한 협력과 조화는 각국의 안정과 안전에 기여했다.

지난 40년 동안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는 정치·국제적으로 다른 입장을 고수해왔다. 최근 레바논·시리아·예멘·바레인 등지에서 발생한 내전에서 양국은 서로 상반된 입장을 취하며 각자의 세력을 지원했다. 이러한 대리전쟁은 양국의 적대감을 더욱 고조시켰다.

일례로 사우디아라비아는 8년간의 이란-이라크 전쟁에서 이라크를 지원했고, 이란은 예멘 내전에서 후티 반군을 지원했다. 시리아 내전에서 이란은 시리아를 군사·금융적 차원에서 지원했지만, 사우디아라비아는 반군세력과 반정부 외국 군인을 지원했다. 바레인 반정부 시위와 아랍의 봄 중에도 이란은 민중을, 사우디아라비아는 정부를 지원하는 등 서로 다른 움직임을 보였다. 팽팽한 긴장의 역사를 겪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사례들은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사이에서 보다 건설적인 접근을 보인다.

지역적 안정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지속되는 갈등으로 인한 인권문제와 국제사회의 개입에 힘입어 국내외 긴장을 완화시키려는 노력에 무게가 실리는 것이다. 

특히 긴장 완화를 위한 노력은 높은 수준의 지지와 외교적 상호작용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 9일, 중국의 중재로 이란 최고 국가안보회의 의장인 알리 샴카니와 사우디 아라비아 무사드 빈 모하메드 알 아이반 국가안보 보좌관이 중국에서 만나 회담을 진행한 것이 그 예이다.

양국 대표단은 주권 존중, 상호 간섭 금지, 기존 체결된 안보 협력에 관한 협정의 실행을 비롯해 △경제 △상업 △투자 △기술 △과학 △문화 △스포츠 △청소년 협력에 대한 일반적인 합의를 강조했다.

또한 이들은 2021년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간의 양국 협상을 주최한 이라크와 오만, 그리고 협상의 성공을 위해 자신들의 회담을 주최한 중화인민공화국에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는 외교적 상호작용을 증대시키려는 의도를 명백히 하기 위해 신임 대사를 임명했다. 두 나라 간의 관계 정상화 선언 이후, 각 나라의 대표단이 움직이기 시작했으며, 이란 외무장관과 대표단은 사우디아라비아 외무장관과 회동했고, 사우디아라비아의 살만 빈 압둘 아지즈 국왕은 이란 대통령 에브라힘 라이시의 관계정상화를 환영하며 사우디아라비아 방문을 공식 초청했다. 아울러, 에산 칸두지 이란 재무부장관의 사우디아라비아 방문(경제협력강화 방안 마련),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아랍 연맹 회의 참석을 위한 사우디아라비아 방문, 사우디아라비아-예멘 후티반군 회담, 시리아 내전, 예멘 내전, 이라크, 레바논의 정치·안보 이슈의 해결을 위한 공동협력 등 다양한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그 결과 이란의 서아시아 내 참여도 증가, 페르시아 만과 홍해의 군사적 긴장 완화, 페르시아만 지역의 안보와 안정을 위해 통합된 군사력을 확립 가능성 제고, 이스라엘의 정치적 영향력 견제, 이란-사우디아라비아 공동 프로젝트의 투자 안정성 증가 등 중동지역 안정을 위한 긍정적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긍정적인 발전에도 불구하고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다. 최근 협상에서 중재의 역할을 한 중국과 같은 국가들이 양국 간 관계에 개입할 위험이 잔존하고 있다. 지난 40년 동안 서아시아에서 발생한 사건을 살펴보면, 각 나라의 대외 간섭(특히 아프가니스탄과 기타 지역 국가에서 소련과 미국의 간섭)이 자원의 파괴와 인명 피해 등 부수적인 피해를 유발해왔다. 소련의 1980년대 아프가니스탄 침략과 미국의 간섭은 장기적인 충돌과 불안정, 그리고 인명 피해를 야기했고, 그 영향은 오늘날까지 남아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지속적인 정치적 불안정과 그로 인한 폭력적 상황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군사적 간섭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오히려 긴장을 가중시키고 갈등을 심화시키며 권력의 공백을 만들어 극단주의 그룹과 비국가 단체들을 생성시켰다. 결국 피해를 입은 국가는 폭력과 강제 이주를 비롯한 인도적 위기에 시달리고 있다.

우리는 지난 군사적 간섭의 실패를 인식하고 과거의 실수에서 교훈을 얻어야 할 것이다. 상호 존중과 이해를 기반으로 한 평화, 대화와 외교적 해결의 추구는 서아시아의 갈등을 해결하고 불안정의 근본 원인에 대응하기 위해 필수적이다. 중동지역은 포괄적이고 종합적인 접근을 통해서만 지속가능한 평화·발전·번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무함마드 하산 모자파리 부산외대 지중해지역원 HK연구교수

국립 델리 이슬람대에서 법학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부산외대 지중해지역원에서 연구·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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