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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컬 오디세이] 카자흐스탄 방위산업, 전투식량으로 공략한다
[글로컬 오디세이] 카자흐스탄 방위산업, 전투식량으로 공략한다
  • 양우진
  • 승인 2022.11.10 08: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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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컬 오디세이_양우진 한국외대 EU연구소 선임연구원
카자흐스탄 지상군 군사 연구소 생도들이 2015년 모스크바 승전 기념일 퍼레이드에서 행진하고 있다. 사진=위키백과

최근 한국의 방위산업을 바라보는 시선이 뜨겁다. 특히 얼마 전, 한국이 폴란드와 체결한 방위산업의 수출 계약은 방산 역사에서도 유례가 없을 정도로 엄청난 쾌거였다. 이제 폴란드는 한국의 최대 방산 고객이자, 생산 파트너, 그리고 유럽 각지로 한국의 방위산업이 진출할 교두보가 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교역국이 될 전망이다. 

중앙아시아 지역에서도 한국은 꾸준히 방산물자의 수출 판로 개척과 군사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카자흐스탄은 중앙아시아 5개국 중 가장 고도화되고 개방적인 경제체제를 바탕으로 성공적인 경제성장과 방위산업화를 이뤄냈다. 이에 따라, 한국이 카자흐스탄을 교두보로 삼는다면, 폴란드의 사례처럼 중앙아시아를 넘어 카프카스 지역까지도 진출할 길이 열릴 수 있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는 한국과 방위산업화를 더욱 가속화하려는 카자흐스탄은 1992년 수교 이래 2009년에는 양국의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로 설정해 양자관계를 발전시켜나가고 있다. 특히, 한-카 양국의 주요 방산기업들은 카자흐스탄에서 추최하는 KADEX, 한국에서 주최하는 DX KOREA에도 참여하는 등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2021년 8월에는 카심-토카예프 대통령이 방한해 한-카 군사교육 활성화와 양국의 ‘방산군수 공동위원회’ 설치에 관한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소련에서 독립한 직후까지만 해도, 카자흐스탄은 소련의 해군장비 및 전차, 장갑차 등 다양한 군사물자를 생산 및 공급하는 기지로 활용됐으며, 역내에서 가장 우수한 수준의 유산을 상속받았다. 그러나 1992년 독립 후 카자흐스탄에 위치했던 방산공장은 소련이라는 고객을 상실해 상당량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곧, 독립 직후 10만 남짓한 카자흐스탄의 군대와 절망적이었던 군비로 말미암아 내수시장은 거의 붕괴된 상태였으며, 무엇보다 소련의 기술적 재정적 지원이 사라진 상태에서 자립성을 상실했던 것이다. 

그러나 카자흐스탄은 ‘균형전략’을 통해 정치, 경제분야에서 서방을 향한 적극적인 개방을 감행하는 한편, 러시아와는 ‘양자적’관계를 통해 안보 위협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했다. 급한 재정수지 정상화를 위해 카자흐스탄은 ‘카자흐스탄 2030 전략’ 이니셔티브를 발동하고 양적 성장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카자흐스탄 정부는 1998년부터 준비단계를 거쳐, 2001년부터 2030년까지 10년 단위로 경제적 성과를 이뤄낸다는 거시적 경제발전 플랜을 구축했다. 그 결과로 카자흐스탄은 대대적인 경제개방 정책과 구조 재편을 통해 1993년부터 2012년까지 카자흐스탄의 GDP는 약 10배 이상 성장했으며, 전체적인 군비 또한 7배 이상 성장했다.

카자흐스탄의 극적 양적성장은 곧 새로운 이니셔티브로 이어졌다. 곧, 2030전략의 성과가 조기 달성됨에 따라, 2012년 카자흐스탄은 2030전략을 ‘카자흐스탄 2050전략’ 이니셔티브로 대체하고 과거 양적성장의 기조를 질적성장으로 수정했다. 이에 따라 카자흐스탄은 비 에너지 분야 중에서도 기계를 포함한 중공업 분야와 IT, 서비스 등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카자흐스탄의 제조업 분야는 2014년부터 2019년까지 기계 약 40%, 야금 약 90% 등 산업화를 위한 기반을 닦아 나갔다. 

이러한 성과에 따라 독립 이후 문을 닫았던 카자흐스탄 방위산업 공장들은 방위비 증액과 함 께 다시 가동되기 시작했고 2050전략 발동과 함께 기능적 통합을 이뤄냈다. 한국은 주로 전차, 자주포 등 주력 무기체계의 수출을 위해 다양한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특히, 주력 무기체계 수출은 고도로 성장한 한국의 방산기술 성과를 나타내는 한편, 국제 방산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하나의 보증수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중앙아시아 등 신흥국은 이미 주변국으로부터 의존적 주력 무기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는 수여국이 한국산 무기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안보 공여국과 정치적 마찰을 야 기할 뿐 아니라, 플랫폼의 변경으로 말미암은 대 대적인 전환-획득사업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더 나아가, 러시아, 유럽, 미국 등 방산 강국과 한국이 경쟁을 벌이기 위해서는 수여국의 국산화 정책을 보조할 수 있는 패키지딜이 필요할 수 있다.

또한, 일국의 주력전투병기 플랫폼의 전환이 보급, 훈련 등 엄청난 노력을 수반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앙아시아에 진출하기 위한 한국의 수출전략에는 상당한 변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즉, 한국 방위산업에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던 전투식량 등 비전투분야 혹은 비-주력 전투병기 분야를 중심으로 현지생산과 기술이전을 고려한 협력을 논의한다면 본격적인 방산협력을 위한 전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양우진 한국외대 EU연구소 선임연구원
한국외대에서 카자흐스탄-아제르바이잔의 방위산업화를 분석하는 논문으로 국제관계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는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안보전략과 신흥국-중견국의 방위산업을 연구하고 있다. EU융합전공에서 강의하고 있다. 주요 연구성과로 『4차산업혁명과 신 방위산업 : 미-영의 기술혁신체제와 민군 기술협력』(2020)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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