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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컬 오디세이] 한중관계 30년, 중국은 한국의 좋은 이웃인가
[글로컬 오디세이] 한중관계 30년, 중국은 한국의 좋은 이웃인가
  • 서상민
  • 승인 2022.08.24 0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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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컬 오디세이_서상민 국민대 중국인문사회연구소 HK연구교수
1992년 한중 수교 당시 모습이다. 사진=대한뉴스

지금 세계는 외교안보, 경제기술, 그리고 사회문화 등 전 영역에서 커다란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2019년 겨울부터 시작된 코로나19 펜데믹이 만들어낸 변화의 충격은 거센 쓰나미가 되어 세계를 겨냥하여 몰아닥치고 있다. 우리는 그 충격이 만들어 낼 변화의 깊이와 폭을 아직 헤아릴 수 없다.

우리는 지금 매우 불안정하고 불확실한 세계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많은 나라들이 외교 혹은 전쟁을 통해 선제적으로 다가올 도전에 대응해 가고 있다. 그리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 자국의 유리한 입지를 모색하고 있다. 수교 그 당시와 같이 한중관계는 거대한 세계적인 변화의 와중에 수교 30주년을 맞이하고 있다.

작년과 올해 한중관계를 말할 때 많이 들었던 단어 중 하나가 ‘이립(而立)’이다. 한중관계는 한 세대가 끝나고 새로운 세대로 접어들어 들고 있기에 쏟아져 나온 말이다. 양국사람들이 모두 잘 알고 있는 논어(論語)의 어구를 빌어 지난 30년 한중관계를 표현하고 그 의미를 찾고자 할 때 매우 적합해 보이는 용어이기도 하다. 지난 30년은 양국관계는 ‘뜻’을 찾기 위한 탐색기였고 올해부터는 다가오는 시기는 그 “뜻을 확고히 하는 것”이라는 그런 의미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중수교는 세계사적 변화가 만들어낸 산물이다. 냉전 종식과 함께 시작되었고 빠르게 발전했다. 양국은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으로 관계를 뒤도 돌아보지 않고 전방위적으로 넓혀 나갔다. 한국전쟁 이후 42년간 적대적 관계를 유지해 왔던 양국이었는데, 양국이 과거에 전쟁을 치렀던 적대 국가이었던가 할 정도 관계 회복 속도가 빨랐다.

특히 경제적인 측면에서 그랬다. 그 배경에는 물론 전통문화의 친화성이 있을 수 있다. 그리고 한국에서의 민주화로 인해 넓어진 이념지형도 중요하게 작용했을 수 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중요했던 것은 서로의 이익에 부합했기 때문이다. 양국의 정치적 경제적 이익이 서로를 끌어당기는 강력한 힘으로 작용했다.

지난 30년 양국관계 발전을 빠르게 촉진하는 가장 강력한 촉매제는 ‘문화’도 ‘이념’도 아닌 바로 ‘이익’이고 지금 여러 곳에서 말하고 있는 양국 간 “뜻을 세우자”라고 했을 때의 ‘뜻’은 바로 이러한 이익을 보다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그리고 흔들리지 않는 ‘공동의 이익’을 함께 찾아가자는 의미로 읽히는 이유이다.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는 최근 이를 ‘이익공동체’라고 말한 바 있으며 정재호 주중 한국대사 역시 ‘공동이익의 극대화’라고 표현하기도 하였다. 모두 같은 맥락이다.

그런데 누군가 만일 “내 안에 네가 있고, 네 안에 내가 있다” "우리가 남이가" 식으로 양국관계를 묘사한다면 우리는 매우 불편하다. 그것을 같은 편으로 인식하게끔 하는 틀에 박힌 정치적 선전만으로 치부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왜냐하면 이 말속에는 평등한 국가와 국가 관계에 대한 정상적인 인식을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과거 수백년 전 발상처럼 시대착오이다. 우리 국민이 지금 우려하고 불편해하는 이웃이 바로 이런 이웃이다. 우리는 적어도 공동의 이익을 논할 때는 먼저 우리의 이익이 존중받고 우리의 이익을 그들의 이익과 같은 무게를 갖는 것으로 객관화시키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지난 70여년 간 국제사회에 그처럼 외쳐왔던 ‘평화공존 5원칙’이 우리에게도 엄격하게 적용되기를 희망한다. 우리는 이미 백여 년 전 이웃 나라가 그들의 이익을 마치 우리의 이익인 것처럼 호도하고 일체화 하려 했던 쓰라린 역사를 경험한 바 있기에 더욱 그렇다. 

향후 한중관계 발전의 핵심은 양국이 어떻게 공동이익을 같이 실현해 나갈 것인지 하는 점이다. 그러나 그것이 그렇게 간단해 보이지 않는다. 현재 양국 국민간 정서적 거리만큼이나 앞으로 해결하면서 걸어가야 할 길이 멀다. 중국이 그렇게 강조하고 있는 경제적 이익은 중요한 '국익’ 중 하나이지 전부는 아니기 때문이다.

문제는 변화하는 국제정세에서 양국 국민이 모두 받아들이고 공유할 수 있는 양국 간 공동이익을 찾을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평등한 입장에서 서로가 상호이익을 존중하고 호혜에 기반해 공동이익을 찾아 협력할 수 있는가에 있다. 과거 양국은 적대관계 이웃으로 40여 년을 살았다. 그리고 협력관계 이웃으로 30년을 또 살아오고 있다.

국제정세의 변화에 따라 적대관계에서 협력관계로 빠르게 바뀌었듯이 지금 비록 협력관계라 할지라도 적대관계로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 세상은 변하고 있고 세상에는 영원한 것이 없다. 모든 것이 변한다. 한중관계도 변한다.

 

서상민 국민대 중국인문사회연구소 HK연구교수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비교정치학 전공으로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국민대 중국인문사회연구소에서 네트워크 방법론을 활용한 중국공산당의 통치기제 및 엘리트 등을 연구하고 있다. 최근 주요 연구성과로는 『정치네트워크론1, 2 』(2022, 공역), 『현대중국정치와 경제계획관료』(2019), 『중국공산당의 위기관리 정치: 코로나19 대응의 정치적 논리』(2020)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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