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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컬 오디세이] 프랑스 마크롱 정부 아프리카와의 관계 모색이 가능할까
[글로컬 오디세이] 프랑스 마크롱 정부 아프리카와의 관계 모색이 가능할까
  • 임기대
  • 승인 2022.09.01 09: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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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컬 오디세이_임기대 부산외대 지중해지역원 HK교수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은 다시금 아프리카인의 마음을 얻고자 노력하고 있다. 
사진=위키피디아

2022년 4월 프랑스 역사상 최연소 대통령 마크롱이 재선되면서 앞으로 프랑스가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적 변화에 어떻게 대응해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현재 프랑스는 그 어느 때보다도 위태로운 상황에 놓여 있음을 고려한다면, 우려섞인 시선이 당연해 보인다.

마크롱 대통령이 연임하면서 자국의 각종 이슈, 우크라이나 사태와 같은 국제적 이슈 외에도 또 한 가지 주목되고 있는 중대한 이슈가 있는데, 바로 ‘텃밭’(pré-carré)이라고하는 프랑스어권 아프리카 지역에 대한 이슈이다. 익히 알려져 있듯이 프랑스는 오랜 기간 아프리카를 식민지배하며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아프리카에 대한 프랑스의 영향력이 예전같지 않다. 마크롱 정부 이전에는 프랑스 정부에 크게 적대적인 감정을 표출하지 않았던 아프리카 지도자들이 마크롱 정부가 들어서며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내고 있으며,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 프랑스 정서까지 심각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말리, 기니, 부르키나파소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처럼 이들 지역에서 노골적인 반 프랑스 정서가 강화되고 있어 프랑스가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이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 지역의 각종 불안요소들, 특히 쿠데타, 테러, 분쟁, 난민 등의 문제는 프랑스가 오랜 기간 동안 군사 개입을 통한 안정화를 도모해왔던 것들이다. 하지만 지역 불안을 틈타 러시아가 해당 국가들에 진출하는 바람에 프랑스는 아프리카에서 러시아와 대결 국면을 형성하게 됐다.

러시아는 프랑스의 ‘텃밭’이라고 하는 서아프리카에서 특히 활약을 하며 마크롱 대통령을 크게 자극하고 있다. 러시아는 프랑스와는 달리 민간용병업체 바그너를 파견해 현지 정권을 돕고 있는데, 이를 통해 테러집단과 내전 세력에 맞서 싸워주고 주민들의 일상을 도와주면서 해당 지역 주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이 재선과 동시에 가장 먼저 아프리카 3개국(기니, 카메룬, 기니-비사우)을 방문한 것도 러시아의 영향력에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텃밭’에서 러시아의 영향력이 군사적인 면에만 국한되지 않고 일상의 영역에서 주민들의 마음까지 얻고 있다는 점에서 아프리카에서 프랑스의 경제적 위상은 상당히 추락한 상황이다. 지난 20년 사이 프랑스의 아프리카 시장점유율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최근에는 중국은 물론 독일에게도 추월당할 위험에 놓여 있다. 프랑스가 이들 지역을 ‘텃밭’으로 치부하며 해준 건 없이 개입만을 늘려가니, 과거와 달리 지역민의 반감이 날이 갈수록 커지는 건 당연한 이치였다. 

심지어 그동안 아프리카에서 공고히 자리를 지켜왔던 프랑스어의 위상까지도 심상찮아 보인다. 북아프리카의 알제리는 교육개정을 통해 2022- 2023학기부터 영어 사용을 의무화하는 법개정을 추진했다. 세계화시대에 영어의 필요성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었겠지만, 반 프랑스적 감정도 어느 정도 작용한 것 같다. 알제리는 이미 프랑스와 식민시대 과거사 문제로 사사건건 충돌해왔다.

중서아프리카의 가봉과 토고는 영연방에 가입하면서 프랑스어만으로 세계무대에서 활동 할 수 있는 시대는 끝났다고 선언했는데, 이는 영어를 배우겠다는 국민들의 열망에 부응하겠다는 국가적 의지로 보인다. 게다가 모로코, 르완다, 카메룬 등에서는 이미 영어가 상당 부분 새 언어로 급부상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대 아프리카 정책에 변화를 주면서 다시금 아프리카인의 마음을 얻고자 노력하고 있다. 2017년 대통령에 처음 당선된 이후부터 줄곧 아프리카와의 관계 개선을 강조하고 있고, 재선 이후에도 새로운 아프리카와의 관계 강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과거와 같이 군사적인 개입, 프랑스 입맛에 맞는 특정 세력 밀어주기 등으로는 더 이상 지역 내 프랑스의 입지 확보가 쉽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오늘날의 아프리카 젊은이들의 인식은 프랑스만을 바라보고 있던 과거 부모 세대와는 다르며, 국제적 상황 또한 중국은 물론, 러시아, 일본, 독일, 터키, 한국까지 아프리카에 공을 들이고 있어 프랑스의 영역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이런 상황 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카드를 내밀려고 한다. 프랑스어권 외 영어권 아프리카 국가와의 관계 강화, 내전지역에서 프랑스 단독 문제 해결이 아닌 다자간 개입을 통한 국제 사회와의 공조 강화, 민간 차원 지원 확대, 아프리카 문화재 반환, 아프리카 청년 세대들과의 소통 강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얼핏 보기에는 전임자와 확연히 다른 정책인 듯 보이지만, 아직까지 큰 소득은 얻지 못한 것 같다. 아프리카에서 프랑스의 위상에 균열이 가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마크롱 대통령이 재임에 성공하면서 새롭게 변하지 않으면 안 될 아프리카 정책이 어떻게 될지 향후 5년이 주목된다. 

 

임기대 부산외대 지중해지역원 HK교수

프랑스 파리 7대에서 “언어의 역사와 인식론”이란 주제로 박사 학위를 했다. 현재 부산외대 아프리카연구센터장과 한국프랑스학회 편집위원장, 한국아프리카학회 부회장, 글로벌지역학회 부회장, 외교부 아중동정책자문위원, 법무부 난민위원회 자문위원이다. 대표 저서로 『베르베르 문명』, 『이주와 불평등』(공저), 『공공외교 이론과 실제』(공저), 『지중해문명교류사전』(공저), 『7인 7색 아프 리카』(공저) 등과 프랑스와 아프리카 관련 다수의 논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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