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7 17:20 (토)
마이크로바이옴 균형이 면역항상성 이끈다
마이크로바이옴 균형이 면역항상성 이끈다
  • 이순규
  • 승인 2023.10.31 08: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휴먼 마이크로바이옴, ‘난치성 치료’ 어디까지 왔나 ⑥ 장기 이식-간

간이식 환자의 면역항상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연구와 이를 위한 
조절 T 세포의 증가 관련 연구를 지속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간이식은 간경변 말기 환자와 조기 간암 환자의 간경변과 간암을 동시에 치료할 수 있는 궁극의 치료방법이다. 간이식을 통해 환자의 삶의 질과 예후는 크게 개선되기에 현재 세계적으로 활발히 시행되고 있다. 

간이식을 받은 이후에는 이식 받은 간이 잘 유지될 수 있도록 면역항상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면역이 과도하게 활성화돼 발생하는 거부반응, 너무 억제돼 발생하는 감염과 같은 합병증이 생기지 않도록 면역항상성의 유지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간이식 환자는 평생 면역억제제를 복용하게 된다. 하지만 면역억제제의 장기적인 복용은 그에 따른 신장기능 저하와 같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과도한 면역억제제의 사용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간이식 환자의 적절한 면역항상성을 유지하며, 어떻게 면역억제제의 부작용을 줄일 수 있을까 고민하며 간이식 관련 연구를 시작했다. 특히 간이식 환자는 면역억제제를 줄여 중단해도 거부반응이 생기지 않는 면역관용 환자가 5∼20% 정도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지도교수인 최종영 가톨릭대 의과대학(인천성모병원) 교수(소화기내과)와 함께 간이식 환자의 면역세포를 분석했다. 면역항상성 유지에 중요하면서 이를 반영·예측하는 면역세포를 조직분석으로 살펴봤다. 

연구결과, 면역관용 환자는 조절 T 세포의 증가가 보였다. 반면, 거부반응이 생긴 환자는 조절 T 세포가 감소돼 있었다. 조절 T 세포가 면역관용의 발생과 면역항상성 유지에 중요한 인자임을 확인·보고한 바 있다. 현재는 이러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간이식 환자의 면역항상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연구와 이를 위한 조절 T 세포의 증가 관련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더불어 이러한 과정에서 장-간축(gut-liver axis)으로 알려진 마이크로바이옴과 간의 연관성을 생각했을 때, 간이식 환자에서 마이크로바이옴의 변화가 면역항상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도 진행하게 됐다. 

이순규 가톨릭대 의과대 학(인천성모병원) 교수(소 화기내과)는 마이크로바 이옴 균형으로 면역항상 성을 유지·개선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순규

 

면역항상성 유지 위한 조절 T 세포

간과 장은 서로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장의 대부분 혈액은 간문맥을 통해 간으로 들어온다. 또한 간에서 만들어지는 담즙은 장에서 분해돼 대사체를 만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장에서 간으로 들어오는 혈액을 통해 염증성인자나, 마이크로바이옴과 담즙의 대사체들이 들어와 간의 면역상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말기 간경변 환자는 마이크로바이옴의 다양성이 감소돼 마이크로바이옴의 불균형(gut dysbiosis)이 발생한다. 이는 간경변의 합병증과 생존과도 연관돼 있다고 알려져 있다. 간이식을 받은 이후에도 이식 초기에는 항생제와 다량의 면역억제제 사용 등으로 마이크로바이옴의 불균형이 일시적으로 더 심해진다. 그러다가 점차 이식 후 시간이 지남에 따라 회복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간이식 후 오랜 시간이 지난 환자에 대한 연구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 이에 필자는 이식 후 장기간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환자들은 건강한 사람과 비슷하게 마이크로바이옴이 회복될 것인지, 그리고 면역항상성은 건강인과 비슷하게 잘 유지되고 있는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게 됐다. 간이식 환자에게서 면역항상성을 유지하고 개선할 수 있는 단서를 마이크로바이옴에서 찾고자 함이었다. 연구 결과, 건강인 대비 장기간 지난 간이식 환자는 여전히 마이크로바이옴의 불균형이 있었다. 특히 조절 T 세포도 감소돼 있어 면역 항상성도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을 확인했다. 더불어, 면역관용 환자는 이러한 기능성 마이크로바이옴과 면역항상성이 회복돼 있음을 밝혀냄으로써, 장기간 지난 간이식 환자의 면역항상성과 조절 T 세포에 영향을 미치는 마이크로바이옴을 규명해 최초로 보고한 바 있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를 지속적으로 진행해 결과를 도출하게 된다면, 마이크로바이옴을 이용한 간이식 환자의 치료와 예후 향상 기술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된다. 현재 필자와 최호중 가톨릭대 의과대학(서울성모병원) 교수(간담췌외과)는 이광웅 서울대 의과대학(서울대학교병원) 교수(간담췌외과)를 중심으로 주동진 연세대 의과대학 교수(이식외과)·종근당바이오·비터시너지 등과 함께하는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을 이용한 치료기술 개발을 위해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이순규
가톨릭대 의과대학(인천성모병원) 교수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