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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식 후 합병증, 마이크로바이옴이 해결한다
간이식 후 합병증, 마이크로바이옴이 해결한다
  • 김재호
  • 승인 2023.10.31 08: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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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 마이크로바이옴, ‘난치성 치료’ 어디까지 왔나 ⑥ 장기 이식-간
감염면역질환 위한 ‘K-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하는 이광웅 서울대 의과대학(서울대학교병원) 교수(간담췌외과)

차세대 신성장 동력으로 ‘휴먼 마이크로바이옴’이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염증성 장질환, 뇌혈관 질환 등 난치성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더욱 그렇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이미 2건에 대해 상용화를 승인하면서 바이오산업에서의 혁신적 장이 열렸다. <교수신문>은 각 질환별 난치성 치료 현황을 국내 최고 전문가로부터 들어 보고 치료의 가능성을 살펴본다. 여섯 번째는 장기 이식-간에 대해 이광웅 서울대 의과대학(서울대학교병원) 교수(간담췌외과)와 연세대 의과대학 주동진(이식외과)·황병진(의생명과학부)·이혜원(소화기내과) 교수와 이순규 가톨릭대 의과대학(인천성모병원) 교수(소화기내과)의 최신 연구 현황을 소개한다.

환자들의 임상 변화에 따라 특징적인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을 분석하고 
예후 향상을 위한 치료 후보 신소재를 
발굴한다. 기전 파악, 나아가 인체 
대상 치료제 후보물질 임상시험과 
독성 평가를 수행하고 임상 1상 
시험계획서 서류 작성을 목표로 한다.

우리나라의 간이식 수술 성공률은 95% 이상으로 세계적 최고 수준이다. 복잡하고 까다로운 수술을 하는 것보다 이젠 기증자를 찾는 게 더 어려울 정도다. 특히 서울대학교병원은 99% 이상으로 높은 수술 성공률을 자랑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이광웅 서울대 의과대학(서울대학교병원) 교수(간담췌외과)는 “팀워크가 좋아야 수술 성공률이 높다”라고 말한다. 서경석·이광웅·이남준·최영록 등으로 구성돼 있는 현재 서울대학교병원 간이식 팀은 1988년 국내 최초로 간이식 수술을 성공했다. 

1999년 첫 소아 생체간이식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또한 2007년 수술 부위의 최소화와 빠른 회복 등의 장점을 지닌 복강경 수술의 기술이 발전해 다양한 질환의 수술에 사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간이식 수술에 대한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세계 최초로 기증자의 간을 복강경으로 떼어내는 간이식 수술을 시행했다. 서울대학교병원 간이식 팀의 수술 건수가 2천500건을 넘어섰다. 현재 연간 130건 이상의 간이식을 시행했다. 

오른쪽에서 여섯 번째가 이광웅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서울대학교병원 간담췌 외과)다. 이 교수는 ‘간이식 환자들의 치료 및 예후 향상을 위한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치료기술 개발’ 사업(2023∼2025) 연구책임을 맡고 있다. 사진=이광웅

 

의료 불모지 국가에 간이식술 전파

이 교수는 국내의 다른 이식의사들과는 조금 다른 특별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2008년 몽골 장관의 간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해 몽골 정부로부터 훈장을 수여받은 바 있다. 이집트에서는 생체 간이식 자문의로 여러 차례 생체 간이식 수술을 시행한 바 있다. 

아울러, 2018년 미얀마에 생체 간 이식술을 전수하고 조지아·카자흐스탄 등 의료 불모지 국가에 새 생명을 선사한 바 있는 이 교수의 손을 ‘골드 핸드’라고 부르기도 한다. 국내외를 아우르는 이러한 행보는 서울대학교병원 간이식 팀의 우수한 기술을 보여주는 사례다. 즉, 서울대학교병원 간이식 팀이 국내 최고의 드림팀으로 불릴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간이식은 말기 간질환 환자의 유일한 치료법이다. 초기 간세포암에서 가장 효과적이며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치료법으로도 알려져 있다. 전 세계적으로 간이식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유럽연합의 경우 매년 7천여 건이고 미국의 경우 9천여 건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1천500건 정도의 간이식을 시행하고 있어 인구수 대비 간이식의 시행 비율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간이식이 필요한 주요 원인으로 B형 간염으로 발생하는 간질환 또는 간암·C형 간염 간질환·알코올성 간질환이 있다. 만성간질환으로 시행되는 간이식은 전체 간이식의 10∼20%를 차지한다. 간이식의 증가는 국민 복지의 증진과 더불어 해당 산업의 확장으로 귀결되기 때문에 연구 역량의 축적을 통한 산업의 선점이 중요하다. 

간이식 수술 후에는 면역억제제를 투여해 환자의 면역체계에 의한 이식된 간의 손상을 억제한다. 면역억제는 수혜자의 수술 관련 합병증 외에도 환자의 중증도와 연관된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간이식 후 1년 이내에 5∼10%의 수혜자가 초기 합병증으로 사망한다. 그 이유는 일차성 이식편 기능부전·감염·거부반응·출혈·혈관과 담도계 합병증 등이 있다. 

간이식 후 합병증을 치료하기 위한 연구는 오늘도 진행되고 있다. 이미지=미국 CDC

 

면역억제제로 인한 합병증 유발

이 교수는 “간이식 환자는 수술 후 면역억제제를 평생 복용 해야 한다”라며 “간이식 환자는 면역억제제를 평생 복용해야 하기 때문에 정상인에 비해 면역력이 떨어져 감염에 취약하고 감염 시 치료가 쉽게 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 교수에 따르면, 면역억제제를 잘 복용함에도 불구하고 이식 후 거부반응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즉, 항진균제·항결핵균제와 같은 특정 약제나 자몽과 같은 특정 음식과의 상호작용 때문에 거부 반응이 발생할 수 있다. 

“면역억제제를 복용하지 않을 경우 거부반응이 생길 확률이 높다. 조직검사에서 거부반응이 확인되면 고용량의 스테로이드 치료를 3일 동안 하게 된다. 스테로이드 치료반응에도 거부반응이 치료가 되지 않는 환자도 있다. 이 경우, 스테로이드 치료를 반복하게 되는데 치료반응성은 더 떨어지고 재이식을 고려해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면역억제제를 복용하지 않아도 거부반응이 생기지 않는 면역관용이 생기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이 교수는 “다양한 임상적 양상에 따른 연구로 새로운 수술 후 관리법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합병증 낮추는 공인된 약제의 부재

현재까지 간이식 후 합병증을 낮추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공인 약제가 없는 상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 교수가 나섰다. 이 교수는 현재 산업통상자원부 국책사업 ‘간이식 환자들의 치료 및 예후 향상을 위한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치료기술 개발’ 사업(2023∼2025)에서 연구책임자를 맡아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이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정확한 마이크로바이옴 분석과 치료제 개발을 위한 검체 모집과 코호트(특정 인자를 공유하는 집단) 구축이 핵심이다. 다기관의 간이식 환자의 코호트 구축은 쉽지 않다.” 해당 사업의 지원으로 간이식 환자에 대한 국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국내 최초·국내 유일 마이크로바이옴과 대사체 통합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수 있다. 

이 교수는 “환자들의 임상 변화에 따라 특징적인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을 분석하고 예후 향상을 위한 치료 후보 신소재를 발굴한다”라며 “기전 파악, 나아가 인체 대상 치료제 후보물질 임상시험과 독성 평가를 수행하고 임상 1상 시험계획서(IND: Investigational New Drug) 서류 작성을 목표로 한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이번 사업으로 만성 난치성 감염면역질환 환자의 기존 치료제 한계를 극복해 마이크로바이옴 기반의 치료제를 개발하고 치료제 개발 기술의 확보가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협력을 통한 원천기술 확보와 관련 업적 홍보를 통한 제품의 시장 진입 지원은 K-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의 경제적 성장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까지 국외 제품에 의존하고 있는 제약 산업에서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생산 규제와 관련해 지원함으로써 국내에서 제품개발이나 연구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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