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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내 미생물이 만든 물질로 간을 치료한다
장내 미생물이 만든 물질로 간을 치료한다
  • 석기태
  • 승인 2023.09.26 09: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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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 마이크로바이옴, ‘난치성 치료’ 어디까지 왔나 ② 비알콜성 간질환

차세대 신성장 동력으로 ‘휴먼 마이크로바이옴’이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염증성 장질환, 뇌혈관 등 난치성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더욱 그렇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이미 2건에 대해 상용화를 승인하면서 바이오산업에서의 혁신적 장이 열렸다. <교수신문>은 각 질환별 난치성 치료 현황을 국내 최고 전문가로부터 들어 보고 치료의 가능성을 살펴본다. 두 번째는 비알콜성 간질환에 대해 석기태 한림대 소화기연구소 교수(소화기내과)와 양영 숙명여대 교수(생명시스템학부·여성건강연구원 원장)의 최신 연구 현황을 소개한다.

 

이번 연구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간질환 진단이 쉽고 빨라지며, 
마이크로바이옴을 통해 근본적인 간질환 치료제의 개발과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을 이용한 지방간의 치료제 개발을 위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다양한 소화기질환을 연구해 지방간·간경화 등 간질환의 진단과 근본적인 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하는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현재 한림대 소화기연구소에서 마이크로바이옴 국가과제를 진행 중이다. 최근에 소화기연구소가 이공분야 대학중점연구소로 선정돼 간질환 진단과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방간은 우리나라에서 증가하는 질환으로 비만·당뇨·대사증후군과 연관돼 있다. 특히 간염·간경변·간암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지방간 치료는 식이요법과 운동 외에는 인정받은 치료제가 없어 의료사회-경제적으로 부담이 되는 질환이다. 

마이크로바이옴은 미생물을 의미하는 ‘마이크로(Microbe)’와 생태계를 의미하는 ‘바이오(Biome)’를 합친 용어로 장내 미생물을 통틀어 일컫는다. 장내 미생물의 불균형은 여러 가지 질병에 대한 위험성 증가와 상관관계가 높다는 최신 연구 결과가 보고되면서 마이크로바이옴은 연구 주제로 주목받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을 통해 우리 몸에 있는 균이 생성되는 원리와 질병 발생 과정 등을 분석할 수 있어 최근에는 신약개발과 불치병 치료법 연구에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미생물의 다양성·염증 반응이 간 질환 유발

학계는 안전하면서도 효과적으로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성화하는 소재 발굴에 집중해왔다. 일반적으로 장에는 2조 개가 넘는 미생물이 존재하며, 장내 미생물이 만들어내는 물질은 곧바로 간으로 흡수되기 때문에 장과 간의 연관성은 매우 높다. 따라서 장내 좋은 미생물을 활성화하고, 이들이 내뿜는 물질이 안전하게 간에 흡수되면 질병치료까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주목받고 있는 ‘장-간 축 이론’은 장내 미생물이 인슐린 저항성·지방간·염증 반응·간섬유화에 관여해 주요 간 질환의 요소로 작용한다는 가설에 기초한다. 실제로 지방간 환자의 장내 미생물을 분석한 결과 미생물의 다양성 변화와 염증 반응이 간 질환을 유발했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면서 미생물을 간 치료에 활용하기 위한 임상이 시도되고 있다.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치료에서 주목할 치료법은 ‘대변이식술(FMT: Fecal Microbiota Transplantation)’이다. 단기 사망률이 높은 중증 알콜성 간염 환자에 건강한 사람의 대변을 이식해 치료하는 대변이식술을 시행한 결과, 타 치료제 대비 더 높은 생존율이 관찰된 연구를 보더라도 간질환에서의 대변이식술의 효과를 기대해 볼만하다. 

장-간 축 계열에는 보빈 코로스트럼(IMM-124E)·아연·항생제·프로바이오틱스(락토바실러스)·대변이식술 관련 임상이 진행되고 있다. 보빈 코로스트럼은 임상 2상, 락토바실러스를 활용한 프로바이오틱스 임상은 2상이 진행되는 등 임상 상황이 고도화되고 있다. 

대변이식술을 스테로이드·펜톡시필린·영양요법과 비교한 임상에선 대변이식술만 30일째 생존율이 70~80%를 기록해 가장 앞섰다. 스테로이드가 60%대를 기록했을 뿐 영양요법은 50%, 펜톡시필린은 40% 언저리에 머물렀다.

석기태 한림대 소화기연구소 교 수(소화기내과)는 비알콜성 간 질환 치료를 위해 장내 미생물에 기반 한 치료제 개발연구에 박차 를 가하고 있다. 사진=석기태

 

후보 치료물질 도출 후 진단기술 개발 중

지방간 질환에서의 연구에서 현재 소화기연구소의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는 후보 치료물질 도출을 마쳤고 진단기술 개발 단계에 있다. 현재 대변이식술을 이용한 지방간질환 치료제 개발연구를 위해 공동연구팀을 구성했다. 서울대(이도엽 교수), 연세대 의대(이혜원 교수), 숙명여대(양영) 가천대(박태식 교수), 종근당바이오, 비티시너지, 헥토헬스케어가 참여하고 있다.

공동연구를 통해 국가과제를 수행 중이라 가시적인 연구결과가 도출될 것이다. 이는 ‘비알콜성 간질환 극복을 위한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장-간 축 조절 바이오신소재 발굴 및 상용화 기술 개발’이란 주제로 산업자원통상부 연구로 진행되고 있다. 소화기연구소는 이번 연구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간 질환 진단이 쉽고 빨라지며, 마이크로바이옴을 통해 근본적인 간질환 치료제의 개발과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양한 지방간 관련 치료제 개발이 진행 중이지만 현재 대변이식술이 유망한 것으로 평가된다. 인간의 장내 미생물과 간과의 상호 연관성은 향후 간질환 치료제 개발에 새 잠재력과 비전을 제시한다. 필자의 연구실은 간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해 꺼지지 않는 열정과 노력으로 연구에 빠져있다. 훗날 이곳에서 엄청난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확신으로 밤을 세우고 있다. 

석기태 한림대 소화기연구소 교수(소화기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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