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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염증성 높은 균주를 찾아라…세포실험부터 신약개발까지
항염증성 높은 균주를 찾아라…세포실험부터 신약개발까지
  • 김재호
  • 승인 2023.10.10 09: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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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 마이크로바이옴, ‘난치성 치료’ 어디까지 왔나 ③ 천식·알레르기

차세대 신성장 동력으로 ‘휴먼 마이크로바이옴’이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염증성 장질환, 뇌혈관 등 난치성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더욱 그렇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이미 2건에 대해 상용화를 승인하면서 바이오산업에서의 혁신적 장이 열렸다. <교수신문>은 각 질환별 난치성 치료 현황을 국내 최고 전문가로부터 들어 보고 치료의 가능성을 살펴본다. 세 번째는 알레르기 질환인 천식에 대해 장윤석 서울대 의과대학 내과학교실(분당서울대학교병원) 교수(알레르기내과)와 박한기 경북대 의과대학(칠곡경북대학교병원) 교수(알레르기내과) 의 최신 연구 현황을 소개한다.

 

 

천식에서 마이크로바이옴이 병인에 작용하는 기전을 밝히고, 
마이크로바이옴을 이용한 신약개발을 목표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특히 항염증 작용을 보이는 마이크로바이옴을 분리해 천식 모델에서의 효능을 
평가하고 기전 연구를 통해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하는 것을 1차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 연구진이 장내 미생물을 활용해 신약개발을 추진하고 있어 화제다. 바로 장윤석 서울대 의과대학 내과학교실(분당서울대학교병원) 교수(알레르기내과)다. 장 교수는 천식 등 알레르기 질환에서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가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천식의 발생기전과 신약 개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역학조사 △환자 대조군 연구 △지역사회 코호트 연구 △세포실험 △전임상실험 △임상시험 등의 연구를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 

천식은 숨이 차고 쌕쌕거리는 증상·기침·가슴답답함·가래 등의 증상이 있는 대표적인 알레르기 질환이다. 숨이 지나가는 통로인 기관지에 알레르기 염증이 만성적으로 있어 흡입스테로이드제가 제일 중요한 치료의 근간이 된다. 전 세계 3억 5천만 명이 천식을 앓고 있으며 사회경제적으로 부담이 큰 질환이다. 

왼쪽에서 일곱 번째가 장윤석 서울대 의과대학 내과학교실(분당서울대학교병원) 교수(알레르기내과)다. 장 교수의 궁극적인 목표는 천식에서 마이크로바이옴이 병인에 작용하는 기전을 밝히고, 마이크로바이옴을 이 용한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하는 것이다. 사진=장윤석

장윤석 교수는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후,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알레 르기와 임상면역학을 전공했다. 현재 서울대 의과대 학 내과학교실(분당서울대학교병원) 교수(알레르기 내과)로 재직 중이다. 아울러, 서울대 융합과학기술 대학원 헬스케어융합학과 학과장, 분당서울대학교 병원 마이크로바이옴 사업단장을 맡고 있다. 특히 장 교수는 세계알레르기학회 이사, 세계알레르 기주간 집행위원장(2022·2023), 세계천식학회 아 시아챕터 회장, 아시아태평양 천식알레르기면역학 회 사무총장(역임),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총무이 사, 대한면역학회 평의원 등 활발한 학회 활동을 하 고 있다. 논문 인용 횟수는 9천745회, h-index(허 쉬 지수: 연구자의 생산성·영향력에 관한 지수)는 54 이다. 서울대 교수사회공헌단 총무위원장을 맡고 있 기도 하며, 30여 년간 카사(서울의대간호대 가톨릭 학생회)·라파엘클리닉·라파엘나눔 홈리스클리닉·서 울대 글로벌사회공헌단 등에서 무료 진료봉사도 해 오고 있다

3억 5천만 명 유발…5~10% 중증 천식

특히 5~10%는 치료가 어려운 중증 천식으로 분류된다. 천식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어릴 때 발생하는 소아천식과 성인천식의 발생 양상이 다르고, 성인에서도 젊은 천식과 노인천식의 발생 양상이 다르다. 소아에서는 알레르기 원인 물질인 집먼지진드기와 같은 흡입 알레르겐(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항원)에 감작(과민한 반응)이 일어나 천식이 발생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하지만 성인에게 처음 발생하는 천식의 경우에는 흡입 알레르겐에 감작돼 나타나는 경우가 줄어들고, 노인은 알레르겐과 관계가 없이도 천식이 발생하게 된다.

장 교수 연구팀은 이 점에 주목해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노인한테는 면역관용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조절 T 세포가 일부 염증을 조장할 수 있는 분화를 보인다는 점, 노인천식이 비만과 상관성이 높고, 특히 근육량이 적은 비만(sarcopenic obesity)과 같은 대사성질환이 관계가 있다는 점을 밝혔다. 또한 지역사회 역학 연구에서 흡입 알레르겐에 대한 감작보다 세균인 포도상구균의 장독소에 대한 면역글로블린 E 감작이 성인천식과 연관돼 있음을 밝혔다. 이후 추가로 진행된 노인천식 환자 코호트 연구에서도 포도상구균의 장독소에 대한 면역글로블린 E 감작이 중증 천식, 유도객담에서의 호산구 증가(호산구성 천식), 그리고 비용종 동반에 관계없이 만성부비동염을 동반하는 천식과 의미 있는 상관관계가 있음을 밝혔다.

 

염증 가라앉히는 정상인의 미생물과 유전자

포도상구균은 피부와 상기도(上氣道)인 코점막에 상재균으로 존재할 수 있다. 특히 비염이나 부비동염 등 상기도의 문제가 하기도(下氣道) 질환인 천식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래서 연구의 관심이 자연스럽게 천식에서 상기도 마이크로바이옴 전체를 분석하는 방향을 옮겨갔다. 이어진 환자 대조군 연구에서 젊은 성인 천식 환자와 정상인의 상기도 마이크로바이옴의 구성에 의미 있는 차이가 있음을 규명했다. 

또한 놀랍게도 천식 환자의 상기도에 존재하는 마이크로바이옴의 유전자 발현을 분석한 결과, 염증을 조장하거나 병원균 착상이 쉽게 될 수 있게 하는 유전자를 발현하고 있었다. 반대로 정상인의 상기도 마이크로바이옴에서는 염증을 가라앉히고 대기오염물질에도 이겨낼 수 있는 유전자를 발현하고 있음을 밝혔다. 또한 성인 천식에서 마이크로바이옴과 그와 반응할 수 있는 인체의 TLR 유전체형과의 연관성을 분석하고, TLR 유전체형 뿐 아니라 폐기능 등 임상지표와도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장 교수는 이와 같은 일련의 연구과정을 통해 이제는 마이크로바이옴을 이용한 천식치료제를 개발하는 도전을 하고 있다. 김세훈 교수·최준표 교수와 더불어 공동연구기관(위의 표)의 좋은 연구자들과 한 팀을 이루었다. 공동의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를 통해 항염증성이 높은 균주를 찾아내고 전임상실험을 통해 천식 마우스 모델에서 그 효능을 검증하고 있다. 

그 결과 세포실험에서 항염증 기능이 높고 천식 마우스 모델에서도 매우 우수한 효능을 보이는 후보 균주 몇 가지를 찾았다. 현재는 기전 연구와 최적의 투여법, 임상시험을 위한 대량 배양 등을 준비하고 있다. 더욱이, 공동연구를 통해 건강한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자체를 넣어주는 FMT(장내미생물) 슈퍼솔루션 연구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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