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열린연단 ‘오늘의 세계’ ⑫ 곽준혁 중국 중산대 교수(철학과)] 오늘날 중국의 지식인들은 왜 ‘유교’를 비롯한 중국의 ‘전통 사상’으로 돌아가서 자기들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지와 관련된 생각을 전달하고자 한다.다시 말하자면, 이들이 왜 유교 정치사상으로 돌아가려고 하는지, 돌아가서 무엇을 찾고자 하는지, 그리고 무엇을 찾았는지, 그래서 이러한 전통사상으로의 ‘회귀’가 정치철학적으로는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를 살펴보려고 한다.이미 많은 학자들이 지적했듯이 중국 지식인들의 ‘전통 사상’으로의 회귀는 서양에 의해 강요된 ‘근대화 과정’에 대한 반성, 또는 ‘근대성’에 잠재된 ‘서구 중심주의’에 대한 저항의 하나로 볼 수 있다. 나 역시 중국에서의 유교 정치사상의 화려한 부활의 이면에 ‘근대성의 극복’이라는 화두가 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고 본다. 그러나 나는 유교 정치사상의 부활을 ‘지역적 맥락’으로부터 ‘교차 문화적 맥락(cross-cultural context)’으로 끌어올려 살펴보고자 한다. 중국에서의 유교 정치사상의 부활을 ‘근대성의 극복’ 또는 ‘서구 중심주의에 대한 저항’이라는 화두로 단순화했을 때 보지 못했던 것, 즉 ‘철학적 회귀’를 통해 중국인들이 찾고자 하는 정치철학적 대안이 갖는 보편성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무수한 근대성에 대한 비판이 있었지만, ‘근대성’의 극복 또는 ‘서구 중심주의에 대한 저항’은 또 다른 형태의 ‘무의식적 오리엔탈리즘’, 즉 자기 문화에 대한 애착을 넘어 ‘자기 문화’를 중심으로 ‘서구’나 다른 주변의 문화를 ‘타자화’하고 ‘종속’시키려는 열정에 함몰되는 경우가 많았다. 만약 중국에서의 유교 정치사상으로의 회귀를 이런 측면에서만 바라본다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또 다른 형태의 자국 중심의 대응 전략 또는 또 다른 형태의 민족주의 불러오기(interpellation)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 명나라가 망하고 청나라가 들어서자, 동아시아 각국의 유학자들이 너도나도 자기 나라가 이제 천하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던 ‘소중화(小中華)’의 역사를 되풀이하게 된다는 것이다.[네이버 열린연단 ‘오늘의 세계’ ⑫ 곽준혁 중국 중산대 교수(철학과)] 정치철학적으로 볼 때, 중국 지식인들이 ‘유교 정치사상’으로의 회귀를 통해 제시하는 중국이 나아가야 할 길, 또는 우리 모두가 나아갈 길은, 중국인들만이 경험한 독특한 역사적·문화적 배경을 넘어선다. 즉 중국 지식인들의 유교 정치사상으로 ‘돌아가기’는 중국만의 고유한 문제를 넘어 인류 보편의 문제와 관련이 있다.
네이버 열린연단 ‘오늘의 세계’ | 곽준혁 | 2023-09-14 08:20
[저자가 말하다_『서양 유토피아의 흐름 5』] 생태 공동체 운동이 추구하는 방향은 두 가지 사항으로 요약될 수 있다. 첫째, 자연과학의 실증주의라는 단선적 사고는 수미일관 비판돼야 한다. 경쟁, 무한대의 이익추구, 엘리트주의, 자연파괴 그리고 기술만능주의 등은 실증주의라는 가시적 사고에서 태동해 자라난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협동, 절제, 평등 그리고 상생 등은 전 지구적으로 생태적 사고의 토대로 정립돼야 한다. 둘째, 자본주의 구조 속에서 “강탈하는 인간(Homo rapiens)”은 생태 공동체 운동을 통해서 달리 거듭나야 한다. 지금까지 국가는 “나누어라 그리고 지배하라“라는 정치적 강령으로 각 개인을 다스려 왔다. 그래서 권력은 개인을 계급, 종교, 정당, 국적, 인종, 성, 나이 등으로 구분하고 차별화할 수 있었다. 이와 관련하여 페미니즘 운동은 인간에 이러한 일곱 가지 차별과 구분에 저항하면서, 인간과 비인간이 상생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 인류세의 인간은 이윤이 아닌, 필요에 의한 생산과 절제된 소비를 실천하고, 바람직한 생태 친화적인 삶을 예술적으로 선취해나가야 한다.
저자가 말하다 | 박설호 | 2023-09-12 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