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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길의 생물읽기 세상읽기 301] 귀찮긴 하지만 무해하고 이로운, 러브버그
[권오길의 생물읽기 세상읽기 301] 귀찮긴 하지만 무해하고 이로운, 러브버그
  • 권오길
  • 승인 2022.08.03 1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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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버그 성체는 여러 꽃 풀의 꿀물을 먹으면서 꽃가루받이를 하는 점에서 인간에게 유익(이론)한 곤충이다. 하진=위키미디어 

다음은 조선일보 이가영 기자가 2022년 7월 3일 자에 쓴 “짝짓기하는 벌레들이 바글바글”, ”은평구 점령한 러브버그“라는 제목의 기사이다. 이해를 돕느라 일부 기사를 손보았음을 밝혀둔다.

최근 서울 은평구와 경기 고양시 일대에 '러브버그(lovebug, 사랑벌레)'라고 불리는 벌레떼가 출몰했다. 짝짓기하는 동안은 물론이고, 날아다닐 때도 암수가 함께 붙어 다녀서 '러브버그'로 불린다. 은평구청은 ‘러브버그’라고 불리는 벌레떼가 출몰해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고, 긴급 방역을 시행 중이라고 2일 밝혔다.

 

러브버그의 정식 명칭(학명)은 ‘플리시아 니악티카(Plecia nearctica)’로, 1㎝가 조금 안 되는 크기의 파리과(科, family) 곤충이다. 짝짓기하는 동안에는 물론 날아다닐 때도 암수가 쌍으로 붙어 다녀 러브버그, 사랑벌레 등으로 불린다. 알→애벌레→번데기→성충의 과정을 거치는 갖춘탈바꿈을 하는데, 성충은 3~4일간 짝짓기한 후 수컷은 바로 떨어져 죽고, 암컷은 산속 등 습한 지역에 알을 낳고 생을 마감한다.
독성도 없고, 물지도 않으며, 질병을 옮기지도 않는다. 그러나 특유의 생김새가 혐오감을 주고, 사람에게도 날아드는 습성 탓에 시민들은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주로 서울 은평구와 경기 고양시에 거주하는 이들은 “방충망에 40~50마리 붙어있는데 미치겠다.”, “밖에 주차하면 차에 다닥다닥 붙어서 징그러워 죽겠다.”라며 불평을 토로했다. 

 

러브버그가 올해 들어 증가한 구체적인 이유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나 올해는 러브버그 번식기인 6월 말 수도권에 며칠간 장마가 이어지면서 개체 수가 줄어들지 않은 것으로 추측된다. (…) 은평구청은 “러브버그는 해충이 아닌 익충으로 알려졌다.”며, “그러나 주민에게 불편을 주고 있으므로 은평구 보건소와 각 동 새마을 자율방역단을 동원해 긴급 방역을 시행하고 있다.”라고 했다.

사랑 벌레(lovebug, Plecia nearctica)는 중앙아메리카나 미국 남동부가 원산지이고, ‘honeymoon fly’, ‘double-headed bug’로 불리며, 파리나 모기류, 각다귀가 속하는, 날개가 한 쌍인 쌍시류(雙翅類, diptera)의 털파리과(科)에 든다. ‘털파리’는 온몸에 털이 빽빽하게 많이 나 있어 붙은 이름으로, 봄~초여름에 주로 발생하기에 영명으로 ‘March fly(3월의 파리)’라고 부른다. 
 빨간 등 부분을 제외하면 온몸이 새까만 것이, 손가락 한 마디 크기의 곤충이다. 최근 서울 은평구, 경기 고양시 등 북한산 일대에서 갑자기 무더기로 나타나 문제가 되고 있다. 러브버그는 교미하는 동안은 물론이고, 공중을 날 때도 두 마리가 꼬리와 꼬리가 항상 붙어있어서 사랑벌레라는 이름이 붙었다. 털파리류는 애벌레 때 1년간 땅속에 살면서 나뭇잎을 먹어 분해하고, 성체는 여러 꽃 풀의 꿀물(nectar)을 먹으면서 꽃가루받이(수분, 受粉, pollinatin)를 하는 점에서 인간에게 유익(이론)한 곤충이다. 

떼를 지우면서 수백만 마리가 4~5주간을 설친다. 암컷은 번데기에서 태어나자마자 교미하고 3~4일 살고 죽으며, 수컷은 암컷보다 조금 오래 산다. 그리고 사랑벌레는 깨물지도(bite) 쏘지도(sting) 않고, 병을 매개하지도 않는다. 벌레시체는 물론이고 알 덩어리(egg mass)가 사람을 귀찮게 하는데, 무더기로 쩍쩍(끈적끈적) 붙으며, 새로 페인트칠을 했거나 반작거리는 물체에는 달려든다. 신맛이 나므로 식충동물(食蟲動物, insectivore)들이 싫어한다. 하지만 일부 거미, 지네, 집게벌레(earwig)들이 포식한다.

암컷은 100~300개의 알을 낳고, 산란 뒤 3~4일 후에 부화하며, 유충은 부패 중인 식물, 유기물을 먹으며 120~240일은 머문다. 번데기(pupa)가 되어 7~9일간 머물고, 우화(羽化)한 후 곧 짝짓기하는데, 2~3일간을 짝짓기하고, 떨어져 알을 낳고 죽는다. 암컷을 1주일을 살고, 수컷은 2~3일을 더 산다.  사랑벌레라는 별칭만 들으면 사랑스러울 것 같지만 생김새와 많은 개체 수 탓에 이 곤충이 출현한 지역 주민들은 혐오감을 호소하고, 모든 신문, TV에서 전쟁이나 난 것처럼 오두방정, 수선을 떤다. 그래서 결국 지자체가 대대적인 살충제 살포(폭탄 떨어뜨리기)에 나섰다. 그런데 과연 사랑벌레는 그렇게 위협적인 곤충일까. 기본적으로 여태 우리와 함께 살아온 자생종(토종 곤충)이기 때문에 우리 생태계에 위협적이지 않다. 며칠만 기다리면 금세 죽고 사라질 텐데 살충제를 뿌리는 등 소란, 난리를 피우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권오길 강원대 생물학과 명예교수
권오길 강원대 생물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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