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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길의 생물읽기 세상읽기 298] 시간당 2톤 바닷물 마시며 먹이 찾는 돌묵상어
[권오길의 생물읽기 세상읽기 298] 시간당 2톤 바닷물 마시며 먹이 찾는 돌묵상어
  • 권오길
  • 승인 2022.06.21 0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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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묵상어
돌묵상어. 사진=위키미디어

2022년 4월 2일 강원일보 속초지국의 정익기 기자의 글을 조금 첨삭(添削)했다. 

동해안에서 고래상어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돌묵상어'가 그물에 걸려 죽은 채 발견됐습니다. 오늘(2일) 속초 해경에 따르면, 이날 새벽 4시 50분쯤 주문진 동방 약 5km 인근 해상에서 주문진 선적 자망어선 A호(2.6t급)의 그물에 몸길이 5.15m, 둘레 2.2m의 돌묵상어가 혼획됐습니다. '혼획(混獲)'이란 본래 잡으려고 했던 어획 대상 종에 섞여서 딴 종류의 물고기가 함께 잡히는 것을 뜻합니다.  돌묵상어는 고래상어 다음으로 큰 상어로, 주로 동중국해, 일본, 미국 캘리포니아 등지에 분포합니다. 또 온순한 성격으로, 사람에게는 전혀 해를 주지 않습니다. 속초해양경찰서는 관할구역인 해상에서 상어가 발견됨에 따라 공격성 상어의 출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연안 안전 순찰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한편, 지난해 4월과 6월에 속초 장사항 인근 해역에서 사람에게 해를 주는 ‘청상아리’, ‘악상어’가 혼획된 적이 있습니다.  속초해양경찰서 관계자는 "연안해역에서 상어가 그물에 걸려 올라온 만큼 어업인들과 레저 활동객들은 바다에서 활동할 때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라고 당부했습니다. 한편, 이날 혼획된 돌묵상어는 위판(委託販賣)이 되지 않아 지자체에 인계돼 폐기될 예정이라 합니다.

돌묵상어(Cetorhinus maximus)는 연골어류(軟骨魚類), 악상어목 돌묵상어과의 바닷물고기이다. 돌묵상어(basking shark)는 ‘고래상어(whale shark)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상어로, 최대 몸길이가 15m나 되는 개체도 있다. 몸은 방추형(紡錐形, 가락꼴)이고, 주둥이는 짧고, 앞이 뾰족하다. 몸과 비교해서 양턱에 자잘한 이빨이 아주 촘촘하게 나 있다. 가슴지느러미·등지느러미·꼬리지느러미 모두 크고, 제1등지느러미는 가슴지느러미 뒤쪽에 있으며, 꼬리지느러미는 초승달 꼴을 한다. 아가미뚜껑이 없고, 아가미구멍(gill slit)은 매우 커서 머리 부분에서 배까지 길게 이어진다. 몸 빛깔은 등 쪽은 회갈색, 배 쪽은 연한 색이다. 번식 방법은 아직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지만, 난태생(卵胎生, ovoviviparous)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통 12~16년이면 어미가 되는데, 임신기간이 3년이 넘는다고 하나 아직은 정설이 없다. 또한, 다 자란 어미의 몸길이는 보통 7.9m, 체중 4.65t 내외이며, 보통 회갈색에 살갗에 점무늬가 있으며, 전 대양의 온대 연안에 주로 서식한다. 거대한 몸체와는 달리 돌묵상어는 공격적이지 않고, 사람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 간(肝)이 몸무게의 1/4에 달하므로 부레가 없이도 잘 뜨고(상어무리는 모두 부레 대신 큰 간이 있어 물에 뜸), 기름과 고기는 상업용으로 많이 이용된다. 한국의 동해안과 서해안에도 자주 나타나며, 어민들 사이에서는 '물치'로 불린다. 잡는 것은 불법이고, 흔히 다른 그물에 부수 어획물(accidental bycatch)로 잡힌다. 

가끔 몸 전체를 완전히 물 밖으로 내놓아 햇볕을 쬐니 ’basking shark‘라 하는데, 이런 행위는 기생충을 제거하거나 다른 상어에 겁주는 행위라 한다. 그리고 대형 바닷물고기로 상어 가운데서는 고래상어 다음으로 큰 상어로 태평양·대서양 등지에 분포한다. 보통 1마리 또는 2~3마리 단위로 생활하고, 많을 때는 100여 마리씩 무리를 짓기도 한다. 

입을 크게 벌리고 천천히 유영(游泳)하면서 동물성플랑크톤, 작은 물고기, 갑각류 등이 아가미에 걸린 것을 걸러 먹는 여과섭식(濾過攝食, filter feeding)을 한다. 다시 말해서 돌묵상어는 입을 크게 벌리고 플랑크톤들을 빗 모양의 새파(아가미 鰓 써레 耙, gill raker, 아가미를 지지하고 있는 뼈의 안쪽으로 나 있는 써레 돌기)로 걸러 먹는다. 돌묵상어는 입을 벌려 시간당 들어오는 물의 양은 2천 톤에 달하며, 다른 고래상어 등과는 달리 적극적으로 먹이를 찾아 나서지 않고, 오로지 아가미를 통해 물을 걸러(흘려)낼 뿐이다.

돌묵상어에서 살코기나 상어지느러미(shark fin), 간유(肝油, liver oil)들을 얻고, 또 예부터 상어 연골을 중국에서는 한약재로, 일본에서는 정력제나 최음제(催淫劑, aphrodisiac)로 썼다 한다. 이런 것들을 얻기 위해 무분별하게 남획되고 있을 뿐더러 또 낮은 번식률로 인해 애석하게도 멸종위기에 처해있다 한다.

권오길 강원대 생물학과 명예교수
권오길 강원대 생물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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