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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IOT는 수단 ⋯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목적은 정의”
"AI, IOT는 수단 ⋯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목적은 정의”
  • 양도웅 기자
  • 승인 2018.06.25 1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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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는 대학의 자세 ②숭실대_신용태 SW중심대학 사업단 단장 인터뷰

지난 4월, 숭실대(총장 황준성)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유영민)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센터장 석제범)가 주관하는 ‘SW중심 대학 사업’에 선정돼, 2018년부터 2021년까지 4년 간 66억원, 성과에 따라 2023년까지 총 106억원을 지원받게 됐다. 이에 따라 숭실대는 ‘Software@Everywhere’ 라는 슬로건 하에 총장 직속의 ‘스파르탄 SW교육원’을 설립하고 △기업수요지향적 실무형 SW고급인재 양성 △전교생 대상 SW기초교육 △4차 산업을 선도할 융합전공 운영 △초·중등, 지역주민, 경력단절교사 대상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지난 21일, 이 사업들을 총괄 책임지고 있는 신용태 사업단장(컴퓨터학과)을 그의 연구실에서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숭실대 SW특성화대학원 원장이기도 한 신 단장은 ‘철학자’였다. 그도 그럴 것이 하드웨어를 어떻게 움직일지(방법), 무엇을 위해 움직이게 할지(목적) 등을 고민하는 것이 소프트웨어이기 때문이다.

△ ‘스파르탄’이라는 수식어가 눈에 띈다.

“소위 정보화 시대로 일컬어지는 3차 산업혁명 때 우리는 ‘열심히’ 했다. 하지만 스마트한 정보화 시대인 4차 산업혁명 때는 ‘열심히’만으로는 부족하다. 물론 열심히 해서 여기까지 왔다. 하지만 이젠 ‘제대로’ 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어중간한 기술·산업 영역들은 인공지능(AI)으로 대체될 것이기 때문이다. 즉 최상위 영역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숭실대는 SW전공 301명을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IT·SW융합대학을 설립 추진할 예정이고, 12명의 전임교원을 추가로 채용할 예정이다.”

△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말할 때 AI, 빅데이터, IoT 등은 빠지지 않는다. 하지만 이것들은 모두 ‘기술’이고 ‘수단’이다. 이 발전된 기술들로 무엇을 할지, 목적에 대해 말해야 한다. 가령 ‘기술들의 목적은 무엇인가’, ‘우리는 이 기술들로 어떤 사회를 만들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답해야 한다. 나는 ‘정의’와 ‘과정을 중요시 하는 사회’,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사회’라고 답하겠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며 학생들에게 ‘윤리적인 마인드’를 교육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나는 구체적으로 우리 사회의 ‘순서’를 바로 잡고 싶은 목표가 있다. 이를테면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자리’에 우선 집중한다. 하지만 ‘자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새로운 ‘일’을 만들어내야 한다. 그럼 우선 고민해야 할 것은 ‘어떤 일을 새롭게 만들 것인가’이다.”

신용태 사업단장. 그는 “사업 선정이 중요한 게 아니라 사업 시행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신 단장은 실제 앱을 개발한 경력도 갖고 있다. 경찰청의 ‘스마트 국민제보 목격자를 찾습니다’는 신 단장이 다른 개발자들과 함께 만든 서비스다. 사진 출처=숭실대

△ 앞으로는 과학기술의 발전과 함께, 과학기술의 역할 및 목적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는 것인가.

“그렇다. 그래서 4차 산업혁명을 ‘가치 혁명’이라고 말할 수 있다. ‘가치 혁명’의 관점에서 우리가 갖고 있는 지식과 기술들을 지역주민들에게 공유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한 것도, 경력단절된 교사들을 재교육하고 현직 교사들에게도 SW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예정인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접근이 근래에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90년대 중반에 미국에서 공부하고 귀국했을 때부터, 우리 사회의 목표라고 생각한 것이 ‘인간중심’, ‘과학적 사고’, ‘배타성 없는 글로벌 마인드’다.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며 이런 접근과 목표가 더욱 절실해진 것이다.”

△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보다 ‘문제를 정의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컴퓨터를 생각해보자. 컴퓨터의 다섯 가지 주요 요소는 Input, Output, CPU, Memory, Storage다. 그런데 이 모델은 컴퓨터가 최초에 만들어진 이후부터 지금까지 계속 유지되고 있다. 혁명적으로 발전했다는 것도, Input하는 방식이 키보드, 마우스, 터치스크린, 홍채인식 등으로 다변화된 것이지 Input 자체가 변한 건 아니다. 요즘 주목받는 광컴퓨터나 양자컴퓨터도 기존 전자컴퓨터가 갖고 있는 CPU, Memory 능력을 훨씬 뛰어넘는 CPU, Memory 능력을 갖고 있는 것이지, 위 다섯 가지 요소들에 다른 요소를 추가하거나 변화를 준 것이 아니다. 내가 강조한 ‘문제를 정의하는 능력’은 이런 일반적(보편적) 모델을 만드는 능력을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따지고 보면, 컴퓨터 모델링의 관점에선 4차 산업혁명은 혁명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적 사고는 아주 오래전부터 중요했고 필수적이었다. 우리는 정말 많이 늦었다. 하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제대로’ 해야 한다.” 

△ 그럼 어떤 분야를 목표로 해야 하는가. 

“제대로 해야 한다는 말은 특정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현재 우리 사회가 집중하고 있는 창업 분야 가운데 하나가 IoT다. 하지만 2013년부터 전 세계적으로 IoT로 창업하는 수는 계속해서 줄고 있다. 반면 IoT 관련 M&A 수는 증가하고 있다. 이것은 IoT 시장이 재편되고 있음을 말한다. AI의 경우, 우리나라가 많은 수의 특허를 갖고 있기는 하지만, AI 관련 선진국에 비해 AI에서의 주요 기술을 특허로 갖고 있지는 못하다. 하지만 IoT보다는 상대적으로 낫다. 숭실대는 이번에 SW융합·연계 제도를 확대했다. 거기에는 빅데이터, 스마트자동차, AI로봇 등이 있다. 우선은 이 분야들에 집중할 계획이다.” 

 

양도웅 기자 doh0328@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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