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계의 ‘셰익스피어’를 키워낼 생각이다.” 
“SW계의 ‘셰익스피어’를 키워낼 생각이다.” 
  • 양도웅
  • 승인 2018.07.09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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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는 대학의 자세 ③광운대_이혁준 소프트웨어융합대학 학장 인터뷰

“(산업) 현장에 오래 계신 분들은 광운대보다는 ‘광운공대’라고 부르는 데 익숙하시죠.” 지난 4일 이혁준 광운대 소프트웨어융합대학장을 인터뷰하기 위해 찾은 광운대 캠퍼스에서, 윤지선 광운대 홍보팀 과장은 광운대의 역사를 상징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말을 기자에게 건넸다. ‘한국의 산업발전은 곧 제조업의 발전’이었다. 그 발전사를 말하며 광운대를 제외하고 말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제조업이 산업의 중심에서 점차 멀어지고, 그 자리를 소프트웨어(SW)산업이 대신하는 것이 ‘현재’이고 ‘4차 산업혁명’이다. 

광운대는 이에 발맞춰 지난해 90명 정원의 SW융합대학을 신설했다. 하지만 SW융합대학에 배정된 인원은 다른 단과대학이 자신들의 정원을 줄여 확보한 것이다. 이혁준 학장은 “광운대 구성원들은 광운대가 전통적으로 ICT, SW 중심 대학이라는 것을 모두 인지하고 있고 IT와의 융합에 열린 마음을 갖고 있다”며 “이것이 광운대의 힘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혁준 학장과의 인터뷰는 SW융합대학 신설과 함께 신축된 새빛관 4층에서 진행됐다. 

양도웅 기자 doh0328@kyosu.net

이혁준 학장은 “현재 미국에서 SW, AI 등을 이끌고 있는 연구진들은 모두 20년 넘게 그 분야를 연구해온 사람들이다. 우리도 90년대에 이 분야에 대한 연구를 시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유행’과 ‘정권’에 따라 바뀌는 R&D 정책 때문에 그렇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혁준 학장이 90년대 미국에서 귀국했을 때 그의 전공은 ‘AI’였다. “하지만 연구 자체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전공을 바꾸는 수밖에 없었다.” 그는 20년간 이동통신을 연구했고, 요새 AI가 떠오르면서 다시 AI연구에 관심을 기울이는 중이다. “우리나라 R&D 정책이 지나치게 한 분야에만 편중돼 있는 것이 문제”라고 덧붙였다. 사진 제공=광운대 홍보실
이혁준 학장은 “현재 미국에서 SW, AI 등을 이끌고 있는 연구진들은 모두 20년 넘게 그 분야를 연구해온 사람들이다. 우리도 90년대에 이 분야에 대한 연구를 시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유행’과 ‘정권’에 따라 바뀌는 R&D 정책 때문에 그렇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혁준 학장이 90년대 미국에서 귀국했을 때 그의 전공은 ‘AI’였다. “하지만 연구 자체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전공을 바꾸는 수밖에 없었다.” 그는 20년간 이동통신을 연구했고, 요새 AI가 떠오르면서 다시 AI연구에 관심을 기울이는 중이다. “우리나라 R&D 정책이 지나치게 한 분야에만 편중돼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사진 제공=광운대 홍보실

Q. 4차 산업혁명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4차 산업혁명을 정의하기는 쉽지 않다. 왜냐하면 ‘패러다임 쉬프트’이기 때문이다. 다만 소프트웨어(SW) 관점에서 말할 수는 있는 건, 현재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구분된 이원 체계가 통합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우리 생활 영역 전반에 SW기술이 들어오기 때문에, SW를 만들고 작동시키는 ‘언어 작업’인 ‘코딩(coding)’을 누구나 꼭 알아둬야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미래에는 ‘SW가 SW를 만들게 될 것’이다.

Q. ‘AI가 AI를 만들게 될 것’이라는 전망으로 비약해 이해해도 될까.  
비약하면 그렇게 이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현재 SW는 인간 프로그래머가 코딩이라는 작업을 통해 만들고 있다. 그런데 AI기술을 활용하면 AI프로그래머가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그 AI프로그래머가, 전체는 아니지만 부분적으로라도 코딩이라는 작업을 통해 SW를 만들어내게 될 것이라는 말이다. 

Q. 하지만 SW융합대학은 매우 유능한 코더(coder) 혹은 프로그래머를 육성하는 곳이다. SW가 SW를 만들어낸다면 인간이 어디서 존재이유를 찾을 수 있을까. 
앞서 말했듯이, SW가 SW 전체를 만들어낼 수는 없다. 결국 고도의 SW기술영역이라든지, SW기술을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라는 윤리적인 문제는 인간 프로그래머가 감당해야 할 몫으로 여전히 남아 있게 될 것이다. 따라서 학생들에게 단순히 코딩 기술만을 가르칠 생각이 없다. 그 이상을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한다. 

Q. 그 이상의 교육에 대해 좀 더 말해줄 수 있나.
자주 드는 비유인데, 코딩은 ‘영어 문법’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영어 문법만 잘 안다고 셰익스피어의 희곡과 같은 작품을 만들 수 있을까? 그건 불가능하다. 그런 작품을 창작하기 위해서는 ‘전체를 볼 수 있는 안목’을 키워야 한다. 시스템 전체에 대해 사고하고, 여러 기술들과 분야들을 넘나드는 융합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능력을 길러주는 교육과정 중 하나가 ‘풀 스텝 전공’이다. 무엇이냐 하면, 광운대의 전통적인 강점이라 할 수 있는 ‘하드웨어에서부터 SW에 기초한 응용서비스 기술’까지 모두 커버할 수 있는 전공이다. 또한 ‘2080포트폴리오’라는 것이 있다. 우스갯소리로 ‘20살 때 배운 코딩, 80살까지 먹여살린다’라고 우리끼리 말하기도 하는데, 대학 4년 동안 20개의 대형 프로젝트, 80개의 중·소형 프로젝트를 완수해야지만 졸업 가능하도록 만든 것이다. 

Q. 학생들이 해야 할 게 많아진 것 같다. 들어보니, 커리큘럼을 따라가기 힘들다고 말하는 학생들도 있다고 하더라.  
열심히 하는 학생들에겐 공부해야 할 양이 많다고 보기 어렵다. 그리고 열심히 한 학생들에게는 그만큼의 혜택이 돌아가도록 마련했다. 말하기 조심스러운 부분이기는 한데, 미국 SW관련 학과의 입학생 대비 졸업생 비율은 약 50% 정도에 그친다고 한다. 즉, 자신이 해당 전공의 커리큘럼을 따라가지 못하면 다른 전공으로 바꾸거나 다른 진로를 모색한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어떤 전공에 입학하든 졸업을 무조건 해야 한다는 사고(문화)를 모두가 갖고 있다. 물론 우리의 이런 문화를 고려해 커리큘럼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낙오자가 없도록 하자. 커리큘럼의 목표 중 하나다.

Q. 현재 시스템이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되느냐가 관건일 것 같다.
중요한 지적이다. 정부 주도 사업으로 많은 국고지원을 받아 SW중심대학 사업을 진행하고는 있지만, 길게 잡아도 이 사업은 6년밖에 지속되지 않는다. 그런데 남학생의 경우, 대학에 입학해 졸업하는 데까지 6년이 걸린다. 딱 한 세대만 길러낼 수 있는 기간만 국가가 지원해주는 것이다. 최소한 10년은 돼야, 길러낸 학생들이 산업현장에 가서 얼마만큼의 성과를 내는지 관찰해볼 수 있다. 그리고 이를 참조해 후속세대를 새롭게 길러낼 수 있고, 그래야지만 사업의 효과가 날 수 있다. 정부가 이 사업을 보다 장기간 추진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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