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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채, 현황과 움직임]발로 뛰는 대학들, 논문 검색에 박사과정생 인재풀 등록도
[특채, 현황과 움직임]발로 뛰는 대학들, 논문 검색에 박사과정생 인재풀 등록도
  • 김유정 기자
  • 승인 2009.11.09 15: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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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채가 지원자를 기다리는 수동적인 임용방식이라면, 특채는 우수한 인재를 먼저 찾아나서는 적극적인 임용제도다. 주요 대학의 신임교수 임용계획을 보면 특채를 강화하거나 상시임용제도를 도입해 연구실적이 뛰어난 교수를 그때그때 충원하겠다는 내용이 공통적으로 눈에 띈다.

공채와 특채의 가장 큰 차이는 모집공고에서 갈린다. 공채가 신문지면 등에 공고일자, 채용기준을 제시해 지원자를 모집한다면 특채는 공고를 거치지 않고 선발한다. 공채는 임용절차가 미리 정해져 있는 반면 특채는 선발방식이 다양하다. 총장이 정하는 바에 따라 특채절차를 마련하는 곳도 있고 특별심사위원회를 구성하기도 한다. 

특채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곳은 가톨릭대, 서울시립대, 신라대, 숭실대, 울산대, 인하대, 중앙대 등이다. 울산대는 연중 수시로 교수를 초빙하는 상시초빙제도를 운영하고 있고, 중앙대는 서칭커미티를 가동한 공격적 임용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인하대는 인재를 찾아나서는 헤드헌팅을 적극 추진하고, 단과대학에 자율적 초빙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경원대는 내년부터 상시초빙제도를 개선해 특채를 강화한다. 상시지원제, 상시추천제, 해외방문초빙제 등을 도입해 능동적 임용제도를 운영한다는 생각이다.
이미 특채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 성균관대, 연세대, 카이스트, 한양대의 움직임에 비춰볼 때 대학간 우수 교수 확보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대학들은 임용시행규정에 특채 관련 내용을 명시하고 있다. 성균관대는 특채분야와 인원을 당해 학과 및 학부장의 요청에 의거해 교무위원회 심의를 거쳐 총장이 결정하도록 한다. 연세대는 국내외 석학, 중견학자, 기타 우수 연구인력 확보를 위해 불가피한 경우 특채하도록 명시했다.

특채 강화 움직임과 관련, 경원대 관계자는 “공채의 경우 세부전공에 맞는 이들을 찾다보니 우수한 인재라도 논문 차이 때문에 임용을 못 하는 경우도 있지만, 특채는 평가할 수 있는 폭이 유연하다”고 말했다.

다른 대학에 앞서 우수한 인재를 빠르게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특채를 강화하는 배경이다. 정부 지원사업에 따라 대학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각종 대학평가에 연구·교육실적이 주요 평가항목으로 포함되면서 스타급 교수를 확보하는 일이 가시적 성과로, 직접적인 대학 지원으로 이어진다는 인식이 높다. 한 사립대 교무처 관계자는 “교육과학기술부가 연구실적 위주로 대학 지원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에 국제논문이 중요해졌다”며 “대학평가에 신경 쓰면서 스타급 교수를 임용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따라서 특채를 위한 조건도 교육보다 ‘연구실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양대는 내년부터 ‘우수 인재 풀’을 구성해 관리할 계획이다.
이공계분야의 경우 미국 ISI(Institute of Science Information)가 제공하는 저널 인덱스를 검색해 주요 대학, 연구소에 있는 우수인력을 특채할 계획이다. 우수 교수는 정년 이후에도 석좌교수로 임용해 전임교원과 동등한 연봉을 제공하는 한편 특별승진, 승급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특채분야는 대학 발전계획에 따른 특성화분야에 집중돼 있다. 중앙대는 IT와 문화콘텐츠, 바이오, 생명·의학분야 등에서, 연세대는 의광학 등 새로운 융복합 학문분야 및 해외 연구기관과 연계한 학문분야를 담당할 수 있는 이들을 충원할 계획이다. 인하대는 첨단공학, 신기술분야, 물류, 에너지, 금융경영분야에 주력해 임용할 예정이다.

특채경쟁이 심해지면서 우수인력을 빨리 확보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는 대학이 많다. 한 수도권 대학 교무처장은 “특정 전공분야의 경우 외국 유수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이들을 한시라도 빨리 임용하기 위해 박사과정생도 자체 인재풀에 등록해 특채기회를 제공한다”고 귀띔했다.

김유정 기자 jeo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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