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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자유 실현, 다양한 이론으로 표출
이성·자유 실현, 다양한 이론으로 표출
  • 김재호
  • 승인 2023.10.18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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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크푸르트학파 창립 100주년, 연합학술대회

프랑크푸르트사회연구소 창립 100주년을 맞아 5개 학술 기관이 주최한 연합학술대회가 서울대에서 지난 14일 열렸다. 사회와 철학연구회·이론사회학회·한독교육학회·연세대 인문학연구원·경북대 미주유럽연구소가 공동 주최한 이번 학술대회는 1부 ‘프랑크푸르트학파 100주년 회고와 전망’과 2부 ‘프랑크푸르트학파와 현대사회비판’으로 구성됐다. 

왼쪽부터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사회학), 문성훈 서울여대 교수(현대철학)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사회학)는 「프랑크푸르트 학파와 유럽중심 사조」를 발표했다. 한 교수는 유럽중심 사조에 대한 비판을 비판적으로 분석했다. 그는 유럽중심 사조의 서술 차원에서 “프랑크푸르트 비판이론은 서구의 이론전통(특히 계몽철학)에 의해 서구가 직면했던 문제, 예컨대 나치즘 또는 문화산업의 문제들을 다루었다”라며 “역사 서술의 차원에서 본다면, 프랑크푸르트 학파가 유럽의 눈으로 유럽 문제만을 다루었다고 하더라도, 즉 다른 지역의 문제들에 눈을 감았다고 하더라도 비판을 받아야 할 일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유럽중심 사전에 대한 평가 차원에서 “유럽(서구)중심사조의 비판은 서구의 발전이 서구의 지방성을 반영한다는 소박한(겸손한) 자기이해를 떠나 이것이 특별히 우월하다거나 보편적으로 타당하다는 주장으로 연결될 때 성립된다”라며 “여기에는 서구와 비 서구를 구별하고 서구에 보편성을 부여하는 평가의 차원이 작용한다”라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비판이론의 세 가지 구성요소로 사회분석·실천론·대안 사회를 향한 규범적 지향을 살펴봤다. 특히 하버마스 비판이론과 유럽(서구)중심주의 시비를 분석하며 하버마스에 대한 비판이 빗나갔다고 평가했다. 왜냐하면 하버마스의 전략은 “비판을 통해 버릴 것은 버리고 배울 것을 배우는” 것이며, “호르카이머와 아도르노의 깊은 철학적 통찰을 이어가면서도 비판이론의 미래를 위해서는 단순한 부정의 논리에 안주해서는 안되며 미래의 대안을 탐구하기 위한 기초로서 비판이론의 규범적 지향을 명확하게 해명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라는 점 때문이다. “유럽(서구)중심사조는 오늘날 매우 중요한 쟁점으로서 비판의 과녁을 정교하게 다듬을 필요가 있는 현상이다.”

문성훈 서울여대 교수(현대철학)는 「프랑크푸르트학파 100년의 역사와 ‘이성-자유-비판’ 패러다임의 전환」에서 4세대로 이어지는 계보를 살폈다. 문 교수는 “프랑크푸르트학파가 배출한 대표적 사상가들이 ‘이성 실현을 통한 자유 실현’이라는 규범적 이상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프랑크푸르트학파는 통일성을 갖춘 하나의 학파이지만, 이러한 규범적 이상이 개별 사상가들의 고유한 관심에 따라 다양한 이론으로 표출되었다고 본다”라며 “프랑크푸르트학파에서는 하나의 동일한 규범적 이상이 다양한 목소리로 표현되었다는 점에서 통일성과 다양성이 통합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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