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7 15:10 (토)
학문 세계를 널리 알리는 큰 역할 하길
학문 세계를 널리 알리는 큰 역할 하길
  • 이영수
  • 승인 2023.04.18 09: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창간 31주년 축하 그림_‘학자수’ 회화나무
이영수 단국대 종신명예교수가 충청남도 서산시 해미읍성에 있는 커다란 회화나무를 그렸다.

교수신문의 상징인 회화나무는 우주 기운을 받아들이는 신목이며 대학(University)을 뜻하기도 한다. 

회화나무의 고향은 중국이다. 우리나라에는 예부터 들여와 조선시대에는 궁궐과 절, 양반집에 심었다. ‘학자수’라 해서 향교나 서원처럼 학생이 공부하는 곳에 심었다. 서원을 열면 임금이 회화나무를 내려서 ‘학자나무’라고도 한다. 영어 이름은 가지를 뻗는 모습이 학자의 기개를 상상한다고 ‘스칼라 트리(scholar tree)’, 학자나무다. 옛날에는 임금이 공이 많은 학자나 관리한테 회화나무를 상으로 주기도 했다. 회화나무 열매로 짠 기름은 공부할 때 불을 밝히는 등잔 기름으로 썼다. 

중국 베이징에는 아름다운 회화나무 가로수가 있다. 회화나무는 공해를 잘 견디고, 공기정화 효과가 뛰어나다. 경상북도 김천 직지사와 경주 양동마을, 경상남도 밀양 표충사와 창녕초등학교, 충청남도 서산시 해미읍성에도 커다란 회화나무가 있다. 이번 교수신문 창간 31주년 기념 작품의 회화나무는 서산시 해미읍성에 있는 것을 그렸다. 

회화나무는 중국에서는 예부터 귀하게 여겼다. 주(周)나라 시대에는 조정에 세 그루의 회화나무(槐)를 심고 이것을 3공(公)의 위계(位階)를 뜻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3공이라 하면 우리나라로 치면 조선시대의 영의정·우의정·좌의정으로 해석된다. 중국에서는 3공을 태사(太師)·태부(太傅)·태보(太保)로, 일본에서는 좌대신(左大臣)·우대신(右大臣)·내대신(內大臣)으로 해석했다. 회화나무를 이처럼 귀한 나무로 취급한 것은 괴(槐)가 황중(黃中)에 미(美)를 간직하고 있어서 그러하다고 했다. 황(黃)은 색깔 중 가장 귀하고 아름답고 소중한 색으로, 그러한 색깔의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어 이 나무를 3공의 위계를 상징하는 자리에 서게 한 것이다. 『본초강목』에 보면 삼괴(三槐)를 바라보면서 삼공(三公)은 자리에 앉게 된다고 했다.

괴(槐)는 회(懷)(생각할 회, 마음속에 품은 생각 회)를 뜻하기도 한다. 즉 사람들이 이 나무를 마음에 품고 그리워한다는 것이다. 또한 괴(槐))의 뜻은 귀(歸: 돌아갈 귀)이고, 예전에는 회화나무를 심고 그 아래서 다투는 사람의 송사를 듣고 정(情)을 실(實)도 돌렸다고(歸: 돌릴 귀) 한다. 재판하는 데에는 정(情)을 떠나 엄정하게 사실(實: 열매실)을 따져서 처리하는 방향으로 돌린다는(歸) 것이다. 회화나무가 진실로 돌아가게 하는 기능을 가진 나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와 같이 회화나무는 그 정직성과 성실성의 상징으로 존귀한 자리에 있었다.

교수신문이 창간 31주년을 맞아 교수님들의 학문 세계를 널리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하게 되기를 기원드린다.

 

 

이영수
단국대 예술대학 종신명예교수
홍익대 미술대학을 졸업했다. 연세대 경영대학원을 수료했다. 러시아 하바로스코프국립사범대학 명예 예술학 박사이다. 경남대, 부산대, 세종대, 강남대, 홍익대, 육군사관학교 강사 및 교수를 역임했다. 또한 단국대 예술대학장, 산업디자인대학원장을 지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