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7 19:10 (토)
한국·인도네시아 수교 50주년...‘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한국·인도네시아 수교 50주년...‘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 전경진
  • 승인 2023.04.07 17: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도네시아 진출부터 재인니 한국사회 성숙기까지

한국과 인도네시아 수교 50주년을 기념하며 서강대 동아연구소는 네 차례에 걸친 인도네시아 정치·외교 강연 시리즈를 기획했다. <교수신문>은 이 강연 시리즈의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여 소개한다. 지난달 31일 열린 첫 강연은 신윤환 서강대 명예교수(정치외교학)의 「한국-인도네시아 관계 50년: 못다한 이야기들」이다. 전경진 씨(서강대 동남아시아학 박사과정)가 정리했다. 
정리=전경진 서강대 동남아시아학 박사과정

한국과 인도네시아는 대사급 외교관계를 1973년 수립하며 수교 50주년을 맞이하였으나, 그 이전 일본 점령기와 인도네시아 혁명기부터 양국 간 관계를 형성해왔으며, 각자의 상황에서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관계를 꾸준히 유지해오고 있다. 

양국은 지리적으로도 원거리에 있으며, 외교 기조와 정책에서 큰 충돌이 없었고, 경제·사회적 측면에서 양국의 높은 상호 보완성은 한-인니 관계를 좋게 하는 요인이었다고 할 수 있다. 즉, 양국 관계는 서로의 경제적 사회적 변화에 따라 급격한 변화를 겪었고, 발전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지난달 31일 신윤환 서강대 명예교수(정치외교학)이 '한국-인도네시아 관계 50년: 숨겨진 이야기들'을 발표했다. 사진=서강대 동아연구소

그러나 우리가 한국과 인도네시아 양국 관계를 지리적, 외교적, 경제·사회적 관점에서 꾸준히 바라보아왔던 것에 비해, 이러한 관계를 실제로 만들어가는 정치, 언론, 대중 등 개인과 집단의 행위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주목하지 않았다. 재인니 한국인과 한인 사회발전을 통해 한-인니 관계를 바라보는 것은 행위자 층위에서의 요인을 분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1966년 자카르타에 대한민국 총영사관이 설립되며 본격적으로 관계가 수립되는 시점부터가 제1기 한국의 인도네시아 진출기라고 할 수 있다. 1968년 대한민국 제1호 해외직접투자 허가기업인 남방개발이 인도네시아에 설립되어 원목 및 유전사업을, 뒤이어 코린도, 삼환기업, 키데코 등의 기업이 산림개발, 건설프로젝트, 석탄사업을 시작했다. 상품작물과 원자재 수출을 통해 경제개발 재원을 마련하고자 했던 인도네시아와 해외자원개발 및 해외 건설산업을 통해 외자를 확보하고자 했던 한국의 의중이 서로 합치되어 자원개발, 수출, 해외건설 중심으로 관계가 형성되었던 시기였다.

1988년부터 수하르토의 체제가 붕괴하기까지 약 10년간의 시기는 재인니 한인사회의 정착기로, 한국 내 산업구조의 변화에 따라 봉제, 섬유, 신발 등 저임금노동력 집약산업이 대규모로 해외 이전함에 따라 중소기업 주도의 인도네시아 직접투자가 급증했던 시기였다. 그러나 한국-인도네시아 관계가 항상 양지에서 건전하게 형성된 것은 아니었다. 

재인니 한인사회, 한국계 기업과 한-인니 양국 관계의 성장은 신질서(New Order) 시기 폭력적 탄압의 주역이었던 베니 무르다니 장군의 후원과 불가분한 관계였다. 또한, 특히 이 시기 인도네시아 국민차 티모르 프로젝트 부정부패와의 연루, 한국의 고도성장기 당시 억압적 경영방식에 따른 현지 직원들과의 노사분쟁 경험 역시 건강한 양국 관계를 형성하는 데 있어서 시금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서강대 동아연구소는 한국-인도네시아 수교 50주년을 맞이해 네 차례에 걸친 인도네시아 정치·외교 강연 시리즈를 기획했다. 사진=서강대 동아연구소
이날 강연에서 '한국-인도네시아 관계 50년: 숨겨진 이야기들'이 논의됐다. 사진=서강대 동아연구소

 

신질서체제 붕괴와 재인니 한인사회의 성숙기

1998년 아시아 경제위기와 맞물려 수하르토가 하야하고 신질서체제는 붕괴되었다. 이에 따라 인도네시아 역시 민주적 이행과정을 거치게 되었다. 교민사회 역시 1998년 자카르타 소요사태를 겪으면서 변화를 맞이했고, 2·3세 한인 기업가들의 출현, 한국 대중문화가 인도네시아 사회에서 인기를 끌게 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이와 더불어, 한국에서 철강, 화학, 전자, 자동차, 유통, 디지털 분야를 중심으로 대인도네시아 투자가 대규모화되면서 고도 산업화가 현재까지 이뤄지고 있다. 즉, 재인니 한인사회가 성숙기를 맞이한 것이다. 

한국과 인도네시아 관계를 재인니 한인이라는 행위자 집단을 통해 톺아볼 때 역사의 이면에는 늘 다양한 사람이 존재하였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관계를 맺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 할지라도, 개인·집단의 행동 하나하나가 상호 간 국민 호감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향후 양국 관계의 발전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