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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정론] 미국 대선과 흔들리는 세계질서
[대학정론] 미국 대선과 흔들리는 세계질서
  • 교수신문
  • 승인 2020.11.20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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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모 포스텍 명예교수·물리학

 

유창모 포스텍 명예교수
유창모 포스텍 명예교수

제46대 미국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가 11월 3일(미국시간) 치러져, 바이든 후보의 당선이 기정사실화 되어가고 있지만 현직 대통령인 트럼프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하며 불복 소송전으로 지지세력을 결집하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창궐이라는 예상치 못한 환경에서 치러진 선거전은 과연 미국이 전 세계 민주주의의 본산이 맞나 하는 질문과 함께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한 나라의 지도자로서 해서는 안 될 상당히 폭력적인 말까지 서슴없이 쏟아내며 선거전을 펼치고, 패색이 짙어지자 과격지지 세력을 자극하며 선동하고, 충분한 증거도 없이 부정선거로 몰아 선거결과를 부정하려하는 사람이 과연 세계최고를 자랑하는 미국을 지난 4년 동안 끌고 왔다는 것이 이상할 정도다. 


이런 보수 지도자로서의 강한 이미지에 동조하는 공화당 정치 지도부의 모습을 보면 어느 후진국에도 지지 않을  양상이다. 미국 코로나 하루 확진자 15만 명, 사망자 1천200명을 넘어서지만, 코로나 바이러스를 통제하려는 의지도, 코로나바이러스로 가라앉은 경기부양도 안중에 없고, 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 연장에만 골몰하며 다음 선거 준비 전략에 골몰하는 모습이다. 


현재 전 세계에서 경제적으로, 군사적으로, 또한 과학 기술력 측면에서도 가장 강력한 나라는 미국이다. 이런 나라가 앞장서서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천명하며 끌고 가기 때문에 세계는 안정된 동반성장을 추구할 수 있었다. 오늘의 강력한 미국의 건설은 ‘모든 국민의 평등함’이라는 기본적 민주주의의 가치로부터 시작되었다. 옳게 생각하든 그르게 생각하든 결과에 깨끗이 승복 하는 것이야 말로 민주주의의 기본이고 스포츠맨십의 기본이다. 그러나 트럼프가 보여주는 이번 미국 모습에 ‘이래도 되나’하며 전세계의 양식있는 사람들이 고개를 젓고 있다.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과 충돌은 이미 시작됐다. 어떤 사람이 어떻게  미국의 지도자가 되어 국가를 운영하는가하는 것은 세계질서가 어느 방향으로, 어떤 식으로 전개될 지를 결정한다. 한국은 역사적으로나 지정학적 위치로 보나 중국과 미국 양국 사이에 끼어 양 강대국의 눈치를 보아가며 살아남는 전략을 펼쳐 나갈 수밖에 없다.  


지정학적으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대만의 위상도 중요하다. 한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상임이사국이었으며, 중국 전체를 대표했던 장개석정부의 대만은 이제 국가로서 인정도 받지 못하고, 몇몇 작은 나라와만 간신히 대사급 수교를 하는 불안한 자치적 섬으로 주저앉은 형편이다. 그러나 맥아더 장군이 일찍이 간파한 대로 대만은 태평양에 있는 가라앉지 않는 항공모함의 역할을 톡톡히 할 수 있어 서방세계에게나 중국에게 모두 중요한 군사요충지로서의 전략적 가치를 충분히 지닌다. 필리핀 앞바다의 산호초에 콘크리트를  퍼부어 인공섬을 만들고 국제해양법을 무시해가며, 군사기지를 만들면서 태평양으로 진출하려는 중국의 야욕은 대만이 지켜질 때 꺾일 수 있다.

 

2020년 7월 주권 반납과 국가보안법 제정을 통한 강화된 홍콩의 본토에 의한 직접 통제는 대만을 더 불안하게 만들었다.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이후로 엄청난 피해를 지금도 보고 있는 자유 서방세계는 연합하여 중국의 강대한 사회주의 제국의 팽창에 대한 저항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이 저항라인의 경계선에 한국과 대만이 놓여 있다. 만약 대만이 중국의 수중으로 넘어 간다면, 대만에서 지켜지던 서방세계의 동아시아 최종 방어선이 무너지면서 남중국해는 중국의 지배하에 들어간다. 이때 한국은 북한, 중국에 의해 갇혀진 형상이 되는 데, 역사적으로 약탈적 성격이 강한 일본까지 고려하면, 신뢰할 수 없는 이웃 국가에 의해 완전히 둘러싸이는 모습인데, 한국 스스로를 지킬 힘이 있을까. 상당히 어려운 처지에 놓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미국의 지도력은 자유 민주주의의 기본이념에 충실한 데서 나왔다. 미국의 시스템이 약간만 요동을 쳐도, 전 세계 질서가 영향을 받는다. 바이든이 이번 선거 결과로 다음 국가 지도자로 거의 결정되었지만, 아직 미국은 승복 없이 분열과 대립으로 상당히 혼탁하다. 이것이 우리가 3천마일이나 떨어져 있는 곳에서 일어나서 우리와 아무 상관없을 듯한 미국의 선거와 향후 진행 방향에 주목하는 이유이다.

유창모 포스텍 명예교수·물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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