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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 전북대교수] 팩트들과 ‘추상의 아포리즘’으로 권력욕을 견제하다
[강준만 전북대교수] 팩트들과 ‘추상의 아포리즘’으로 권력욕을 견제하다
  • 김재호
  • 승인 2020.11.24 10:3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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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인터뷰_강준만 『권력은 사람의 뇌를 바꾼다』 | 인물과사상사 | 360쪽

선악·승패 이분법 때문에
도덕적 우월감 깨기 어려워
제왕적 리더십에 의존해선 안 돼

강준만 전북대 교수(신문방송학과)는 책의 서문에서 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력에 대한 비판과 견제의 출발은 말을 하고 말을 듣는 것이다. 강 교수는 존 롤즈(1921∼2002)를 인용하면서, 대화를 위해 ‘추상성’ 혹은 ‘추상의 세계’를 강조했다. 싸움의 이유에 대한 피상적 수준을 넘어서야 하는 건 알겠는데, 더욱 구체적인 진실들이 아니라 추상으로 가야 하는 지점이 조금은 이해가 어렵다. 강 교수의 이번 책은 수많은 팩트들을 통해 더욱 진실의 심연에 닿아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강준만 교수는 한국이 정당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라 지도자 민주주의 국가라고 진단했다. 사진 = 강준만


‘추상의 세계’라는 것을 정교화 한 이론 혹은 다양한 관점들의 총합으로 이해해야 하는 걸까? 강 교수는 아포리즘을 추상으로 간주했다며, ‘추상’의 의미를 너무 넓게 쓴 것 같다고 답했다. 강 교수는 “여당이 총선 압승 이후 오만해진 걸 직접 지적하기보다는 ‘역경을 이기는 사람이 백 명이라면 풍요를 이기는 사람은 한 명도 안 된다’는 말이 더 울림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한 말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수많은 팩트들과 함께 추상의 아포리즘을 곁들이고자 했다고 밝혔다. 

대화를 위해 필요한 추상의 아포리즘

강 교수는 『권력은 사람의 뇌를 바꾼다』에서 다음과 같이 적었다. “권력의 속성은 좌우, 진보-보수, 도덕 세력-부도덕 세력을 가리지 않고 동일하게 작동하고 동일하게 나타나는 것이지, 특정 권력 세력에게 다른 권력 세력과는 다른 DNA 같은 것은 없는 법이다”라고 적었다.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 대변인이 정부 DNA에는 민간 사찰이 없다고 말한데 대한 비판이다. 강 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강온 양면책’을 지적한다. 대통령은 앞에서 사랑 받고, 대통령 충복들이 뒤에서 겁을 주는 방식이다. 이는 문재인 정부가 갖고 있는 도덕적 자신감 혹은 도덕적 우월감과 연결된다. 

강 교수는 “‘도덕적 자신감’이나 ‘도덕적 우월감’을 갖는 사람들은 부도적해지기 쉽다”라고 책에 썼다. 그렇다면 문재인 대통령 혹은 이번 정부 더 나아가 앞으로 탄생할 정부가 가진 도덕적 우월감을 깰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강 교수는 이에 대해 비관적이라고 답했다. 그 이유는 문재인 정부가 갖고 있는 선악·승패 이분법 때문이다. 그는 “상대에 대한 존중이 없는 오만한 자세로는 정상적인 정치는 불가능합니다”라며 “속된 말로 ‘싸가지 없는 발언’을 자주 하는 문 정권의 대표 선수들을 자세히 관찰해보면, 그들은 야당을 대등한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게 훤히 보입니다”라고 말했다. 즉, 야당을 청산해야 할 적폐로 간주하는 것 같다는 것이다. 

강 교수는 다음과 같이 반문했다. “국회라고 하는 공간에서 야당을 존중하는 척 하는 연기를 하는 게 영 내키지 않는다는 속내가 그들의 표정과 어투에 잘 드러나고 있지 않은가요? 심정적으론 이해할 수 있을망정, 민주주의를 관두자는 게 아니라면, 그렇게 하면 안 되는 것 아닌가요?”

이분법으론 도덕적 우월감 극복 못해

한국은 정당 민주주의보단 지도자 민주주의의 나라이기 때문에 제왕적 권력이 나타난다. 강 교수에 따르면, 그 이유는 네 가지로 압축된다. ▷ 고난과 시련의 역사로 인한 ‘영웅 대망론’ ▷ 이념과 같은 추상보다는 사람에 마음을 주고 견제하지 못하는 정(情) 문화 ▷ 강력한 리더십에 기대는 ‘빨리빨리 문화’ ▷ 조직·집단의 기득권 구조에 대한 강한 불신과 저항. 이러한 문화들을 극복하지 못하면 ‘내로남불’식 권력 의지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이다. 

다음 문장은 저자 강준만 교수가 『권력은 사람의 뇌를 바꾼다』를 통해 말하고 싶었던 바로 읽힌다. 그것이 정치이든 일상이든 대학이든 어디서나 유념해야 한다는 점은 마찬가지다. “‘나는 예외다’는 생각이 권력의 그런 속성을 외면하게 만든다. 겉으로 나타나는 방식이 어떠하건 권력욕 또는 권력 의지는 우리 인간의 본성이라는 걸 깨닫는 성찰 능력이 필요하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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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영 2020-11-25 23:19:48
강준만이 어째서 예전같은 입지를 잃었는지를 잘 보여주는 인터뷰입니다. 그는 이 기사에서 대화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정작 강준만 본인은 대화하지 않아요. 그의 의견 표명방식은 철저하게 원패턴입니다. 그냥 책상머리에서 자신의 사고로 도달하고 자신의 확신으로 결정지은 결론들을 글로 써내려가는 겁니다. 그리고 그걸 기고 혹은 출판하는 것으로 의견의 표명이 끝나죠. 이건 대화가 아닙니다. 그냥 통보를 하고 있는 겁니다. 소통하지 않는 형태로 소통의 필요성에 대해 말하고 있는 거예요. 이율배반이죠. 강준만은 그가 말하는 대화의 규범에서 그 자신은 예외를 적용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