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0-05-26 20:16 (화)
[기획 대담] “독도문제의 현재는 무엇인가” (2)
[기획 대담] “독도문제의 현재는 무엇인가” (2)
  • 교수신문
  • 승인 2019.12.13 11: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재목 교수(이하 최): 그럼 두 번째로 최근 『반일 종족주의』를 통해서 우리나라의 독도영유권에 대한 일종의 망언이라 할 만큼 일본 우익들의 주장과 아주 비슷한 주장이 제기되는데, 이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정: 우선 이 문제의 경우는 여기저기서 많은 논란이 되고 있는 사안이기는 합니다. 그런데 이번 경우를 추적해보면 결국 이것이 정치적인 의미와 맞물려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독도문제에 대해 연구하는 입장에서 본다면 그동안 독도문제는 어떤 경우에서든지 정치적인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그것이 깨져버린 겁니다. 그리고 그 주장을 정리해보면 여러 가지 점에서 곡해하는 부분들이 많이 있고, 중요한 부분에서는 사실이 아닌 부분이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은 독도와 관련된 연구라든가 정책들을 조정할 수 있는 컨트롤 타워가 부재하기 때문이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에 『반일 종족주의』라는 책이 출간되고 난 다음에는 오히려 그 주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서 독도문제가 더 어려워진 것은 사실일 것입니다. 그래서 제 생각은 이런 문제들이 다시 재발하지 않도록 특별한 조치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성환 교수(이하 성): 『반일 종족주의』와 같은 서적이 출간되었다는 것은 일본 쪽 주장이 영향력이 있고, 한국 측 주장이 일반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단적인 사례가 아닌가하고 생각합니다. 그 서적의 내용을 보면 대부분 일본 쪽의 주장을 많이 수용해서 저술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일본 측의 연구 및 주장이 국내에 많은 영향력을 미쳤다는 의미인데, 왜 그 저자는 한국 사람이면서 일본 측의 주장을 대폭적으로 수용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생깁니다. 그것은 우리 측의 연구가 일반화 되지 못해서 그런 것이 아닌가라는 의문과 연결됩니다. 물론 그 저자가 독도문제의 전문가는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그 사람들이 일본 편향적인 사상을 전반적으로 지니고 있습니다. 그런 편향성을 지니고 독도문제를 보다 보니까 일본 측의 주장을 많이 받아들이고 수용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 현상이 나타났다고 보는데 그렇다고 해서 저는 이 사람들을 컨트롤할 방법은 없다고 봅니다. 우리가 볼 때는 학문이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그 사람들 입장에서는 학문이라고 생각할 것이므로 달리 그 주장을 제한할 방법은 없습니다. 문제는 그 책에 기술된 내용이 일반인들에게 어느 정도 설득력을 지니고 있을 것이라는 점에 있을 것입니다.

최: 우리 쪽 주장에 선명성이 부족한 틈을 타서, 오히려 그런 논의들이 더 성장하고, 번식할 기회를 주었다는 측면이 있다는 말씀인 것 같습니다. 일반인에게 솔깃하고 더 알기 쉬운 주장으로 다가갔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성: 그렇죠. 오히려 그런 주장이 더 잘 파고들어갈 수도 있는 겁니다. 제가 처음에 얘기한 것처럼 좀 쉽게 계몽적으로 독도문제를 일반화해서 일반인도 쉽게 수용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 전문가들이 보여주는 독도에 대한 논의는 매우 파편적이고 부분적입니다. 이 전체를 통괄해서 보여줄 수 있는 큰 그림이 우리의 독도연구에서는 부족한 면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문제가 되는 『반일 종족주의』를 읽어보면 독도문제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은 허점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자기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에 유리한 자료만. 그것도 일본 자료만 인용하여 주장을 펴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가장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는 ‘태정관 지령’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울릉도 쟁계’에 관한 언급도 없습니다. 저는 우리나라 입장에서 독도문제는 ‘울릉도 쟁계’의 결과와 합의 및 ‘태정관 지령’이 가장 중요한 자료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에 관한 언급이 전혀 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러한 왜곡된 주장이 어느 정도 영향을 지니고 있다는 데에 좀 우려되는 부분이 있는 것입니다.

박지영 교수(이하 박): 『반일 종족주의』의 저자가 일본 측의 주장을 그대로 인용하였다는 말씀에 대해서 저도 찬성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 저자 본인이 무슨 주장을 펴기 위해서 일본 측 자료를 사용한 것이 아니라, 달리 독도문제에 대한 공부를 하지 않고 일본 외무성이 제공한 팸플릿 자료만을 참고하여 그 글을 쓴 것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태정관 지령’을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현재 나와 있는 거의 대부분의 독도문제 관련 자료에는 ‘태정관 지령’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는데, 유일하게 일본 외무성이 내놓은 자료에만 ‘태정관 지령’에 대한 언급이 없기 때문입니다. 

최: 저자가 전문적인 내용은 모를 수도 있겠지만, 일단 전문가들 입장에서 『반일 종족주의』에 실려 있는 내용에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 공통적인 인식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그동안 독도문제에 대한 연구가 ‘국가주의’라든지 ‘민족’, ‘국가’적인 문제라든지. 이런 프레임 속에서 주도적인 담론이 있었고. 그런 담론 속에서는 해야 할 말과 해서는 안 될 말이 구분되어 있었으며, 또 꼭 해야 할 말과 암암리에 용인된 것도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이번의 논의가 사실관계 자체는 차치하더라도 스토리텔링 자체로 보면 오히려 이야기를 더 풍요롭게 하면서 제대로 잡아갈 수 있도록 자극을 주는 반면교사적인 부분이 있지 않겠습니까?

이용호 교수(이하 용): 독도문제는 상당히 논점들이 많습니다. 법적으로 보면 샌프란시스코 평화조약2조 A항의 경우는 일본이 영유권주장을 하는 근거로 삼는 핵심적인 문서입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써 영토문제를 전반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일반적으로 주장이라는 것은 전체라는 틀 속에서 하나하나의 해석을 해나갈 때 설득력이 있는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보면 이번의 『반일 종족주의』의 저자는 본인이 지니고 있는 하나의 관점만을 기준으로 주장을 펼치고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성: 그리고 우리는 독도문제와 관련해 스토리텔링의 일관성 부족합니다. 예를 들면, 제가 강연을 나가면 일본 외무성이 만든 동영상과 우리 외교부에서 만든 동영상을 보여주면서 어느 쪽이 이해하기 쉬운지에 대해 질문을 하고 있습니다만, 청중들이 바로 우리 것이라고 답변을 못하고 머뭇거리는 일이 많습니다. 다시 어느 쪽이 더 잘 만들어진 것 같으냐고 질문을 해도 분명한 답변이 안 나옵니다. 그런데 동영상 내용을 보면 일본에서 만든 것은 굉장히 단순하고 연결성이 있는 반면 우리나라에 만든 것은 일본 주장에 대한 부정과 비판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우리의 주장을 연결성 있게 전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 점이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을 만드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정태 교수(이하 정): 이 문제에 대해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분명한 문제가 있습니다. 그것은 그 내용이 독도영유권 공고화에 반하는 겁니다. 대한민국의 지식인이라면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이 있는 겁니다. 이것을 위반했다는 것은 국가에 해악을 끼친 상황입니다. 그런데 이 주장에 대해 반박을 할 수 있는데 다들 주저하고 있는 것은 저자의 사회적 지위라는 게 한몫을 하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지식인이 배신하면 국가도 팔아먹을 수 있다는 얘기가 될 수도 있는 것이므로 독도연구자의 입장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서 무언가 강력한 사회적 대응이 있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박: 맞는 말씀입니다. 항상 일본의 자민당정부와 대척점을 이루고 있는 일본공산당조차도 독도문제에 대해서는 정부와 반대되는 주장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 논란을 보면 학자로서 논문을 발표하거나 그런 것이 아니라 본인이 마음대로 출간한 서적이 문제가 된 것이고, 오히려 반대하는 입장에 있는 사람들이 그 책을 읽고 내용을 홍보해주는 그런 상황이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따라서 개인적으로는 사실관계에 대해 검증도 하지 않고 기술된 내용으로 점철된 그런 서적을 사서 읽을 필요는 없을 것이고, 관심조차 가지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성: 지식인은 분명히 진리를 탐구하는 사람인 것은 분명합니다. 그런데 학문에는 국적이 없어도, 학자에게는 국적이 있다는 말이 있으며 저는 이 말을 인정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과연 그 저자를 가이드라인에서 벗어났다고 비판할 수 있을까요? 또 하나는 일본에서는 독도가 한국 땅이라 하는 사람들이 있지 않습니까? 우리는 그런 사람들은 칭찬하고 이번 『반일 종족주의』 저자를 이렇게 비판하는 것은 괜찮을까요? 과연 이 갈등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입니다. 장기적으로 우리나라의 연구자들이 그 글의 가치가 없어지게 만드는 것이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사실 『반일 종족주의』와 같은 것이 나왔을 때 제일 먼저 대응해야 하는 게 영남대학교 독도연구소이고, 동북아역사재단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이번에는 대응이 미비했다고 보입니다. 

박: 그동안 저는 일본의 지인들로부터 일본 학자 중에서는 독도가 한국 땅이라고 주장하는 학자가 있는데, 한국에는 그런 사람이 없지 않느냐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그 사람들에게 자신 있게 그런 사람이 하나 생겼다고 말할 수 있게 됐습니다. 지금까지 일본정부가 노력한 결과로 딱 한 사람이 생긴 것입니다.

최: 그럼 『반일 종족주의』에 대한 논의는 영남대 독도연구소와 동북아역사재단을 비롯한 국내 연구자들이 그 주장을 무색하게 할 정도의 연구를 하여 그런 주장이 발붙일 여지를 주지 않는다는 것으로 정리를 하면 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독도영유권 공고화를 위한 우리 측 프레임 재구성 필요성 논의에 대한 것을 지금까지 논의한 것을 정리하면 어느 정도 틀이 나올 것 같은데요. 컨트롤 타워에 대한 논의를 먼저 정리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결국 영토문제는 국가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만, 정부 부처 또는 동북아역사재단과 같은 국가 기관이 그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용: 컨트롤 타워와 관련해서 말씀드리자면, 정부의 어느 부서가 담당한다고 하더라도 한 명의 학자가 글을 써서 발표할 때마다 정부입장에 반하니까 안 된다는 식으로 정부가 제지한다면 학문의 자유 내지 표현의 자유와 연관이 되지 않겠습니까? 이건 독재국가가 아니면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자율적으로 처리되도록 하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이라 봅니다.

박: 정부와 같은 국가기관에서 직접적으로 대응을 하거나 그러는 것이 아닌, 이번 같은 일이 발생했을 경우 향후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방안과 그것을 실제로 반영할 수 있는 정책을 수립하는 그런 정도의 컨트롤 타워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 국가는 정부를 가리키고 있는 것인데 현재로서는 담당부서가 불분명합니다. 독도문제는 국가 이익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컨트롤 타워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한 가지밖에 없습니다. 컨트롤 타워를 지정설치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예산을 배정하고 흩어져 있는 지식인들을 모아서 정리하면 됩니다. 전담부서가 역사는 역사대로, 국제법은 국제법대로, 연구자들 전체 의견을 일 년에 몇 번씩 토론을 통해 정리하고, 이 정리된 의견을 텍스트를 만들어 독도교육 담당자에게 배포하는 것과 같은 일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지게 되면 됩니다.

성: 저는 이게 정부의 관료들이 할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동북아역사재단이 그것을 담당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습니다. 독도문제는 학문적으로도 중요하고 국가적으로도 중요한 문제이므로, 동북아역사재단과 같은 기관에 독도연구를 위한 대학원과정을 설립해서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국가전략에 맞는 전문가를 양성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지금 한국의 독도연구자들은 모두 독도연구에만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진정한 전문가가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대학원 과정을 설립해서 진정한 독도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이 오히려 국가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렇게 되면 그들은 독도문제를 전략적으로 사고할 것이고, 뭔가가 새로운 방향성이 도출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최: 여러분의 의견은 잘 들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대략적인 논의는 끝난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미 논의된 것 이외에 더 내주실 의견이 있으실까요?

정: 저는 독도방어 전략에 대해서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어떤 경우에든지 최후의 해결수단은 국제법이 될 수도 있고, 외교정책이 될 수도 있겠지만, 가장 기본적인 것은 영토를 지키는 국가의 의무가 소홀히 될 경우에 어떤 대체수단도 무용하다는 것입니다. 지금이라도 그런 부분들을 구상하고, 민간 전문가들이나 시민단체의 의견을 들어서 방법에 대한 합의를 해서 독도방어 전략을 하루빨리 수립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성: 소수정예로 국가전략적인 차원에서 독도문제에 대한 전문가 및 인재양성이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것이 제가 말씀드린 것의 핵심입니다. 달리 다른 말씀을 드릴 것은 없습니다. 

용: 독도문제에 대해 토론을 하다보면 민족주의적인 시각을 바탕으로 주장하는 일이 많은 것도 사실이기는 합니다만, 주장이 좀 더 균형을 이루는 풍토가 독도문제 연구에 필요한 요소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게 되면 한국의 주장이 국제사회에서 더 큰 설득력을 가질 것입니다. 또 터무니없는 주장은 자연스럽게 도태되어가는 분위기를 학자들이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박: 이번에 『반일 종족주의』가 논란이 되는 것을 보면서, 우리 연구자들이 앞으로 더 열심히 연구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다는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연구하는 과정에서 제삼자적인 시각으로 끊임없이 독도문제를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독도문제 관련 자료를 분석할 때도 한국인이나 일본인이 아닌 제삼국인이라면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를 늘 염두에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시각으로 연구한 결과물이 누적된다면 제3국인들도 명확하게 인정하는 우리의 독도가 되는 날이 올 것으로 생각합니다.

최: 학자로서 신념, 애착, 애국과 합리적인 학술의 문제는 분리하는 것이 좋다는 말씀으로 정리하겠습니다. 독도연구는 좀 젠틀하면서, 자기의 입장을 주장할 때도 차분하고 설득력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을 의식하고, 문제를 객관화시키고 냉정하게 바라보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열띤 논의를 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