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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 연봉차이 두드러졌다 … “비정년트랙 운용이 원인일 수도”
교수 연봉차이 두드러졌다 … “비정년트랙 운용이 원인일 수도”
  • 한태임 기자
  • 승인 2017.11.06 11: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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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7개 4년제 대학 정교수 연봉 들여다봤더니

대학 교수들의 연봉 격차가 나날이 커지고 있다. 정교수와 달리 부교수·조교수의 평균 연봉은 낮아졌고, 같은 직급에 있어도 연봉 차이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회 교문위 유은혜 의원(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2017년 전국 4년제 대학별 교원 연봉’ 자료를 받아 분석한 결과다. 전국 227개 4년제 대학이 자료를 제출했고, 본교와 캠퍼스를 구별해 통계를 냈다. 통계에서의 ‘급여액’은 각종 수당과 급여 성격의 연구비 등을 포함한 급여액(세금공제 전)이며, 2017년 4월 1일자를 기준으로 했다. <교수신문>에서는 가장 직전 자료인 2015년 통계와 2017년 통계를 함께 놓고 살펴봤다.

 

평균 연봉 … 정교수↑ 부교수·조교수↓

대학별로 2015년-2017년의 ‘평균 연봉’을 비교해봤다. 해당년도에 통계가 모두 존재하는 224개교를 대상으로 했다. 2015년과 비교해 ‘정교수’의 평균 연봉이 낮아진 대학은 8곳 정도였다. 그러나 ‘부교수·조교수’의 경우에는 상황이 확연히 달랐다. ‘부교수’의 평균 연봉이 떨어진 대학은 119곳이었고, ‘조교수’의 평균 연봉이 떨어진 대학도 117곳이나 됐다.

그래서일까. 2017년도 전체 227개 대학을 합쳐 통계를 내보면, 정교수의 평균 연봉은 소폭 ‘상승’했지만, 부교수·조교수의 평균 연봉은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교수 평균 연봉은 9천667만원으로, 2015년보다 78만원 올랐다. 그러나 부교수 평균 연봉은 2015년보다 51만원 하락해 7천572만원으로 나타났다. 조교수 평균 연봉도 2015년보다 67만원 하락해 5천282만원으로 나타났다.

정교수의 평균 연봉은 오르는데, 부교수·조교수의 평균 연봉은 오히려 낮아지는 이유가 뭘까. 기획처장을 지낸 한 지역 소재 대학 교수는 “새로 유입된 부교수·조교수들 가운데 ‘연봉제 교수’와 ‘비정년트랙 교수’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교수들은 상당수가 호봉제를 유지하고 있지만, 연봉제가 도입되면서 젊은 부교수·조교수들은 ‘연봉제’ 적용을 받고, 보수수준이 낮은 ‘비정년트랙’으로 주로 임용됐다는 것이다.

 

같은 직급이라도 연봉은 2억 차이

같은 직급 안에서의 ‘연봉 격차’도 더욱 커졌다. 우선, 정교수의 연봉 격차가 1억 원 이상 나는 대학은 58곳으로 나타났다. 2015년에는 29곳 정도였는데, 올해는 29곳이 더 늘어났다. 올해 정교수 연봉 격차가 가장 큰 대학은 건국대(분교1)였다. 건국대는 최고연봉자가 14억4천443만원, 최저연봉자는 9천441만원을 받아, 무려 13억5천2만원 차이가 났다. 최고연봉자는 의대 소속 교수였다. 건국대 다음으로 정교수 연봉 격차가 큰 대학은 가톨릭대 제2캠퍼스(5억8천590만원), 성균관대 본교(4억9천423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정교수 직급의 연봉 차이가 상당히 크게 나타나는 것은, 통계치에 ‘의대’ 값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실제로 정교수 연봉 격차가 1억 원 넘게 나는 58개 대학 가운데 24개 대학에 의대가 있었다. 그렇다면 의대 없이도 연봉 격차가 크게 나타난 나머지 34개 대학은 어떤 경우일까. 일부 대학에서는 “정교수들이 연구나 성과 측면에서 개인 편차가 크다”고 설명하면서 “해당 연봉 차이는 ‘연구비’ ‘성과 수당’으로 인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번 통계는 수당과 급여 성격의 연구비를 포함하고 있다.

부교수 연봉 격차가 1억 원 이상인 대학은 27곳으로, 2015년보다 15곳이 더 늘었다. 올해 부교수 연봉 격차가 가장 큰 대학은 성균관대(본교)였다. 성균관대는 최고연봉자가 3억2천405만원, 최저연봉자는 4천246만원을 받아, 2억8천158만원 차이가 났다. 그 다음으로 부교수 연봉 격차가 큰 대학은 가톨릭대 제2캠퍼스(2억5천859만원), 경상대 본교(2억3천142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조교수 연봉 격차가 1억 원 넘게 나는 대학도 27곳으로, 2015년 9곳보다 18곳이 더 늘었다. 올해 조교수 연봉 격차가 가장 큰 대학은 을지대(본교)였다. 을지대는 최고연봉자가 3억913만원, 최저연봉자는 3천569만원을 받아, 2억7천344만원 차이가 났다. 그 다음으로 조교수 연봉 격차가 큰 대학은 동국대 본교(2억4천283만원), 경상대 본교(2억4천78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비전임교원’의 앞길은 여전히 캄캄

전임교원의 연봉 격차가 점점 커지는 가운데, 겸임교원·시간강사를 비롯한 ‘비전임교원’의 처우는 여전히 열악했다. 2017년 겸임교원의 평균 연봉이 가장 낮은 대학은 을지대(본교)로 176만원이었다. 시간강사 평균 연봉이 가장 낮은 대학은 호남신학대로 168만원이었다.

한편, 겸임교원·시간강사 평균 연봉의 ‘최곳값’은 2015년보다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겸임교원의 경우, 2015년 평균 연봉이 가장 높았던 대학은 서경대로 2천206만원이었다. 2017년에도 역시 서경대의 평균 연봉이 가장 높았지만, 그 값은 218만원 줄어든 1천988만원으로 나타났다. 시간강사의 경우에는 더 큰 하락폭을 보였다. 2015년 시간강사 평균 연봉이 가장 높았던 대학은 명지대 자연캠퍼스로 4천765만원이었는데, 2017년 평균 연봉이 가장 높은 대학은 금오공과대로 2천585만원에 그치고 말았다.

이번 통계와 관련해 유 의원은 “지표 중심의 대학구조개혁을 추진한 결과, 대학들이 전임교원 확보율을 높이기 위해 저임금 교원임용을 남발한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면서 “제대로 된 처우 없이 대학구조조정 정책과 시간강사법 시행을 염두에 두고 ‘무늬만 교수’를 임용한 것은 아닌지, 시간강사 등 ‘비전임교원’에 대한 불합리한 대우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태임 기자  hantaeim@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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