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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 됐어도 연구비 수주로 各自圖生? 직급별 편차 더 커졌다
‘교수’ 됐어도 연구비 수주로 各自圖生? 직급별 편차 더 커졌다
  • 한태임·윤상민 기자
  • 승인 2017.11.06 11: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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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전국 227개大 교수 연봉 공개

 

“자괴감이 듭니다. 공부 말고는 아는 것도 없었기에 계속 해 왔고 운이 좋아 업으로 교수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하며 살았거든요. 서울이랑은 멀지만 같은 연구자로 뭐랄까, 동지의식? 그런 게 있었는데, 이제는 저들과 내가 다른 게 뭔가 비교하면서 어디서 연구비를 수주할까 고민하는 날들의 연속입니다.”

2017년 교수연봉이 공개된 뒤 소식을 접한 한 지방사립대 중견연구자의 자조적인 반응이다. 유은혜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30일 ‘대학교 교원 연봉 현황 분석’ 자료를 발표했다. 이는 교육부가 매년 교육기본통계를 위해 조사한 대학 전임교원 및 비전임교원(겸임·초빙·기타교원 및 시간강사) 급여 자료를 근거로 산정한 것이다.

유은혜 의원실 발표에 따르면, 4년제 대학기준 227개 대 중 가장 높은 연봉을 받은 정교수는 14억4천433만원을 받은 건국대 교수였다. 확인 결과 이 교수는 건국대 글로컬캠퍼스(충주) 소속이며, 해당 연봉은 의대에서 활동하며 받는 급여와 연구비가 함께 정산된 금액으로 밝혀졌다. 이에 반해 가장 낮은 연봉은 8만5천원을 받은 영남대 교수였지만 외부 기관장으로 적을 옮긴 무급휴직 상황에서 특강 수당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 다음을 기록한 부산외대(40만원), 성균관대(59만원)의 경우도 모두 20년 이상 근무한 전임교원의 ‘무급휴직 상태’로 드러났다.

연봉분석 자료에 따르면 평균연봉은 서울권이 1억39만원으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고, 평균연봉 최하위권은 2015년에 이어 전남권(8천188만원)과 인천지역(8천95만원)이 차지했다. 또한 직급별 평균연봉 편차가 크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사립대 부교수 평균연봉은 ‘5천만원 이상~8천만원 미만’이 94개교로 52.5%를 차지했고, 조교수의 경우는 ‘5천만원 미만’이 111개교로 62%에 달했다.

이번 연봉분석 자료에서 특히 우려되는 대목은 ‘학문생태계를 위협하는 경고음’이 감지된다는 점이다. 정교수의 평균연봉은 상승했지만 부교수와 조교수의 평균연봉이 2년 전보다 하락했다는 점에서 비정년트랙 전임교원 채용의 문제점이 드러났다는 것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이 현상에 대해 유은혜 의원은 “연봉이 낮은 교수를 임용함으로써 이들이 외부기관의 연구비 수주에 몰두하도록 조장한 것은 아닌가 의심된다”고 행간을 읽어냈다. 단기적으로는 연구자 자신에게, 장기적으로는 학생과 대학의 학문 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으로 읽힌다.

 

한태임·윤상민 기자 hantaeim@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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