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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운 연구의 쟁점은] 문학의 잎은 무성, 불교 철학 뿌리 밝혀야
[한용운 연구의 쟁점은] 문학의 잎은 무성, 불교 철학 뿌리 밝혀야
  • 우주영 기자
  • 승인 2010.06.07 14: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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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려이자 독립운동가인 만해 한용운. 그에 대한 연구는 1973년 『한용운 전집』(신구문화사) 전6권이 출간되며 하나의 분수령을 맞는다. 한용운에 관한 기존 자료와 연구 성과를 정리한 최초의 작업이었다. 전집 출간을 계기로 70년대 이후 한용운의 삶과 사상은 학계에서 새로운 조명을 받게 된다.

 
물론 이전에도 한용운에 주목한 학자는 있었다. 특히 문학 습작 때부터 한용운의 지도를 받았던 시인 조지훈은 민족주의자로서 한용운에 주목했다.  1960년 인권환 고려대 명예교수(국문학), 박노준 한양대 명예교수(국문학)가 쓴 『한용운 연구』는 한용운 연구의 종합적인 보고서로 후일 한용운 연구의 지침서가 됐다.

한용운 연구가 가장 먼저 진행된 곳은 문학계다. 1926년 일제 치하에서 한용운이 발표한 『님의 침묵』(회동서관, 1926)은 문학계의 기념비적인 성과란 평이다. 지금까지 한용운 연구의 대다수는 문학계에서 이뤄졌다. 송욱 서울대 명예교수(영문학)는 한용운 문학연구를 주도한 학자다. 송 교수는 1974년 전편해설시집 『님의 침묵』(과학사)을 통해 만해 시 전체가 ‘疑情에서 깨달음에 이르는 과정’이라고 해석했다. 이를 계기로 만해 시 분석의 자장은 사상적 측면으로 확대된다. 그러나 1960년대 한용운의 시가 교과서에 수록됐음에도 여전히 원전과 다른 표기와 잘못된 해석이 난무했다. 전보삼 신구대학 교수(철학)는 그 같은 오류를 개정해 1979년 정본 『님의 침묵』을 발표했다.

1990년대까지 한용운의 『조선불교유신론』(회동서관, 1913)은 불교철학계의 논쟁적 화두였다. 특히 승려의 결혼을 허용하자는 ‘승려취처론’이 문제였다. 전보삼 교수는 “한용운의 승려취처론은 당시 불교계의 폐단을 해결하자는 방편에서 비롯됐다. 원전에 대한 이해 없이 처를 취하자는 말만 놓고 비판하는 것은 그만큼 한용운의 원전 텍스트에 대한 학계와 종교계의 이해가 일천하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지적했다.

한용운의 문학적 성과에 비해 그의 철학과 사상 자체를 주목한 연구는 많지 않다. 그나마도 그의 행적을 추적한 불교사적 연구가 대부분이다. 국내 철학계에 서양철학 전공자가 많다보니 한용운뿐 아니라 화엄철학, 불교철학 전반을 조망할 수 있는 학자가 부족한 형편이다. 일찍이 한용운은 동양의 眞如의 세계에 비교해 ‘자유’에 대한 서양의 개념을 비판했다. 동서비교사상을 아우른 그의 사상적 깊이가 국내 철학계에 오롯이 흡수되지 못하는 것이 서양 철학에 편중된 국내 철학계의 불균형 문제는 아닌지 점검이 필요한 때다.

우주영 기자 realcosmos@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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