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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어쩌다 ‘우리’에서 ‘나’의 시대로 추락했나
미국은 어쩌다 ‘우리’에서 ‘나’의 시대로 추락했나
  • 유무수
  • 승인 2022.04.15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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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읽기_『업스윙』 로버트 D. 퍼트넘 외 1인 지음 | 이종인 옮김 | 페이퍼로드 | 648쪽

갈라치기에 능한 무리들이 정국을 주도한 미국
19세말부터 125년 동안 개인·공동의 맥락 통찰

20세기 말 이후의 미국은 번영의 문제에서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성과를 달성했다. 그런데 다수의 사람들이 행복하지 않다.

 

기업은 취약계층을 이용하여 수익성을 높였고 권력과 유착하여 법률을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조정했다. 천연자원은 무책임하게 남용됐고, 원주민의 입장은 기업의 이익에 희생됐다. 사치와 화려한 사교 파티, 세계여행, 장대한 저택 등은 엘리트들이 추구하고 누리는 생활문화이고, 가난한 자는 자신의 무능을 깨닫고 더 노력해야 한다는 담론이 퍼졌다. 공공 논의는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조율하는 장이 아니라 이판사판으로 이기려는 싸움판으로 변질됐고, 갈라치기에 능한 무리들이 정국을 주도했다. 새로운 형태의 교통망과 통신망 속에서 사람들은 전통적 사회구조가 사라지는 데서 오는 소외감과 원자화의 쓸쓸함에 빠져들었다. 결국 냉소주의, 방관자주의, 비관주의, 불화, 환멸, 절망으로 마비되는 중이다. 그리하여 오늘날 많은 미국인들이 “최악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라는 사항에 동의하고 있으며, 다수의 평론가들은 좀 더 평등적이고 협력적이고 화합을 지향하는 ‘우리’의 시대였던 1960년대를 그리워한다.

하버드대 교수(공공정책)인 로버트 D. 퍼트넘 저자는 검토해야 할 역사적 시대의 시작점을 마크 트웨인이 소설에서 경멸적인 어조로 ‘도금시대(Gilded Age)’라고 불렀던 19세기 말로 잡았다. 1960년대를 시작점으로 보면 오로지 ‘나’의 이익에만 집중하는 시대로 계속 ‘추락’했다고 해석하게 되지만 19세기 말을 시작점으로 잡아 125년(1890∼2015)을 검토하면 ‘나-우리-나’의 맥락을 통찰할 수 있다. 19세기 말의 ‘나’에서 1960년대 ‘우리’로 상승(업스윙), 그리고 ‘우리’에서 다시 도금시대와 같은 ‘나’로 추락하는 경향이 모든 분야에서 비슷한 유형으로 조성됐다는 것이다. ‘나’에서 ‘우리’로 상승한 시기를 주시하여 배울 점을 찾자는 것이다. 

경제 분야에서 연방 법인세율의 경우 1909년 1퍼센트에서 꾸준히 상승하여 1968∼1969년에 53퍼센트로 최고점을 찍었고, 그 후 2018년까지 21퍼센트로 떨어졌다. 정치 분야에서 유권자가 대통령은 민주당을 찍었다면 의회 의원은 공화당을 찍는 식의 ‘교차 투표’의 경우, 극단적인 양극화의 트럼프 시대에는 희귀했으나 40년 전만 해도 연방의회 의원들 중 40퍼센트는 교차 투표로 당선됐다. 사회 분야에서 “가정의 단란함”은 1960년에 최고점에 도달했다. 이때 중년(30∼44세)의 80퍼센트가 결혼했고 결혼 평균연령은 21세였다. 1900년에는 65퍼센트가 평균 24세에 결혼했고, 2018년에는 45퍼센트가 28세에 결혼했다. 문화 분야에서는 구글 웹사이트를 활용한 어휘 조사에서 “합의, 타협, 일치단결”의 문화빈출도가 1960년도에 가장 높게, 19세기 말과 2000년대에 가장 낮게 나타났다.

저자는 업스윙의 요인을 한 가지로 특정할 수 없으며, 사회 각 분야에서 개혁적인 개인들의 헌신, 개혁가들로 구성된 다양한 집단, 미국인 모두의 공동 노력이 어우러질 때 업스윙이 형성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종인 옮긴이에 의하면 오늘날 한국은 ‘나’ 주의가 득세했으며, 민주사회에는 개인주의와 공동체주의의 균형이 필요하다.

유무수 객원기자 wiseta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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