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16:40 (금)
대학정론: 부동산 문제와 사회통합의 과제
대학정론: 부동산 문제와 사회통합의 과제
  • 이종오 명지대
  • 승인 2005.06.2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회와 경제의 양극화를 우려하는 소리는 어제, 오늘 듣던 말은 아니다. 이는 1997년 외환위기 발생 이후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당국자를 거의 공황상태로 몰고 가고 있는 서울 강남 지역과 수도권 신도시의 부동산 가격 급등상태는 여러 가지 복합적 요인과 아울러 경제, 사회의 양극화가 주요한 요인의 하나로서 발생한 것이다.

즉 고소득자 및 초고소득자가 증가함에 따른 새로운 주택 수요가 발생하였으며 이는 결과적으로 대형 고급주택의 가격상승을 초래하였다. 향후 이러한 고소득 계층의 수요에 부응하는 주택시장이 계속 팽창한다고 할  때에 주택의 대형화, 고급화 그리고 이에 수반하는 가격상승이 진행될 수 밖에 없다.

주택업계는 탄탄한 소비능력을 기반으로 한 이들 계층의 수요 위주로 공급을 전개할 것이며 상대적으로 저소득층의 수요에 부응하는 소형, 저가 주택의 공급은 제한되리라고 여겨진다.

현재 상대적으로 중저소득층의 주거지역인 강북은 강남보다 주택가격의 상승률에 있어서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강북의 주택소유자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주택자산의 가치가 강남에 비해 상대적으로 하락하는 것이니 만큼 박탈감, 상실감이 클 것이다. 그러나 무주택 소유자인 저소득층의 입장에서 강북의 주택가격이 강남 및 신도시를 따라 같은 비율로 폭등한다고 할 때에 엄청난 불안감과 경제적 압박을 느낄 수 밖에 없다. 

특히 중소형 주택의 전월세 가격이 폭등한다고 하면 이는 심각한 사회적 불안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다행히 아직 까지 이런 최악의 상황은 발생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중소형 주택의 신규공급이 감소할 때에 이는 조만간 발생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정부는 강남 및 신도시의 가격폭등이 사회적 계층 간격을 확대시키는 현상에 대한 적절한 대응책과 아울러  저소득층 전월세 가격의 동향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안된다. 

또한 강남 및 강북의 지리적 경계가 사회적 경계로 고착되는 현상을 미리 방지해야 한다.  아직 까지 한국은 다행이도 마닐라, 뉴욕 등에서 목격되는 극단적 사회적 분리를 경험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사회적 양극화가 진행될 때에 이러한 사태는 가능한 것이며 일단 발생한 이후에 이를 교정하는데는 너무나 큰 경제적, 사회적 비용이 소요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한국사회는 사전에 교육, 주거, 기타 사회적 공간에 있어서 계층이 공존하는 사회통합형 모델의 개발, 유지에 심각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고소득층, 고급주택에 대한 추가적 과세가 중저소득층의  주거환경 개선과 양질의 임대주택 공급의 재원으로 사용된다면 이는 이를 위한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주택가격 폭등사태에 직면하여 우리는 무엇보다 사회적 약자의 불안과 소외감을 달랠 수 있는 사회통합적 정책을 구상하여야 할 것이다.

이종오 / 명지대·논설위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