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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논평] 대학에서 친일잔재 청산의 과제와 방법
[교수논평] 대학에서 친일잔재 청산의 과제와 방법
  • 김인걸 서울대
  • 승인 2005.04.09 00:0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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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부

▲김인걸 / 서울대 한국사 ©
대학에서 시작된 학생들의 친일잔재 청산운동이 학내외 사정과 맞물려 확산되면서 대학인들의 자성을 요구하고 있다. 한 극우인사의 일제 식민지지배 미화 발언에서 발단된 이 운동은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교과서 왜곡 사태 등으로 탄력을 받으면서 정치적 사안으로까지 비화되고 있는데, 더욱이 학생들은 친일 교수 명단을 조사하여 발표한다거나 교정에 서 있는 관련 인사들의 동상을 철거하라는 요구까지 하고 있어 큰 파문이 예상된다.

학생들이 전면적으로 거론하기 어려웠던 대학 ‘설립자’의 동상 철거 문제가 다시금 정치운동으로 까지 전개되게 된 것은 ‘친일청산의 무풍지대’였던 대학을 일깨워주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하겠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이 같은 학생들의 움직임이 한국 대학의 황폐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해방 이후 기울여 온 한국 대학의 정체성 모색의 기반이 얼마나 허술했던 것인가 반성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대목이다.

지금까지 한국의 대학은 산업화에 역군을 공급하는 기지이자 사회 민주화의 보루로서 그 역할을 다해왔다고 자부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수요 증대에 따른 호황으로 각별한 노력이 없이 몸집을 불리는데 열중해 온 대학이 자리하고 있음 또한 사실이다. 그동안 대학은 자신의 정체성을 모색하는 데에 게을리 했고, 그 결과가 현 상황을 초래한 것으로 볼 수 있겠다. 아니, 정체성 모색을 기피했다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는데, 그렇게 만든 한 요인이 일제 잔재의 문제였다고 하면 과언일까?

일제 침략은 물리적 피해만을 가져온 것은 아니었다. 일제는 그 체제에 순응하지 않으면 살기 힘들었던 다수의 사람들을 무언의 군중으로 만들었고, 체제에 타협하여 일신의 영달(조선의 발전?)을 추구하는 친일세력들을 키워 향후 한국사회의 진로를 왜곡하고 커다란 장애를 안겨주었다. 우리는 지금까지 식민잔재에 대한 진지한 물음 자체를 기피해 왔으며, 이 같은 태도는 그대로 한국 현대문화에 대한 이해의 빈곤으로 이어졌다. 우리는 어떤 조형물이 그 자리에 왜 있어야 하는가에 대한 역사적 물음을 학문적으로 제기한 적이 없다.

지금도 전국의 유서 깊은 초등학교 교정을 들어서면 눈에 익은 예의 조형물 세트를 발견하게 된다. 세종대왕, 이순신장군, 이승복 어린이 이 3자가 바로 그것이다. 반공을 제일의 국시로 삼았던 군사정권의 산물이라고 간단히 치부하고 넘어가기엔 이들 조형물이 주는 중압감이 너무 크다. 이 같은 조형물이 없는 신설 초등학교라고 해서 그 중압감에서 자유스러울 수 있을까? 방향을 바꾸어 유서 깊은 대학들에 자리하고 있는 친일인사들의 동상을 끌어내리면 한국 대학에서의 친일잔재가 청산될 수 있을까?

흔히 과거사의 문제, 그 가운데서 특히 친일의 문제는 정략적으로 이용하지 말고 학문적 평가, 역사적 평가에 맡기자는 의견이 불편부당한 견해인양 행세해 왔다. 최근에는 어쩔 수 없었던 것 아니냐는 차원을 넘어 무에 그리 잘못된 게 있느냐는 식의, 예컨대 한국판 자학사관 극복의 논리를 펴는 인사들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들은 기왕의 민족사가 민족이란 신화 위에 만들어진 허구임을 강조한다. 여기에서 친일파란 그 민족의 이해에 희생된 제물일 수 있다. 앞으로 이루어지게 될 새 역사, 민족주의의 벽을 넘은 역사에서 친일잔재란 개념은 들어설 자리가 없게 될 지도 모른다. 그러니 훗날 이루어지게 될 학문적 평가를 친일파를 위한 변명이라고 하면 과언이 될 것인가?

지금은 대학 안에 서 있는 동상들을 끌어내릴 단계가 아니다. 아니, 오히려 그것이 누구에 의해서 어떠한 목적으로 세워졌으며 지금까지 어떠한 기능을 해왔는지를 밝혀낼 수 있는 경험적 자료로서 보존하고 훼손을 막아야 할  때이다. 그 동상을 둘러싼 현 대학사회의 전 구조를 학문적으로 검토할 때이다. 그리하여 우리 자신 안에 있는 식민지체질의 기원과 발현양상을 면밀히 따져보아야 하겠다. 식민잔재의 청산은 ‘학문적’ 평가에만 맡겨서도 곤란하지만, 학문적 평가 없이는 더욱 불가능한 것이다.

김인걸 / 서울대 한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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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선생 2005-04-19 19:4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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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준 미국박사
이헌재 미국석사
이명헌 미국박사
홍석현 미국박사
정몽준 미국박사
정운찬 미국박사
정창영 미국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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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승만 미국석사
이인수 미국박사


박정희 선생이 친일파 인가?

이가갈린다! 2005-04-14 14:23:19
리승만,이병도,이범석,이기붕,이순자,이철희,이방자,이은
이인수,이강석,이씨 안두희,이씨 안병영,이명현 교육,이해찬 교육

시간강사 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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