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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정론: 독도 아카이브를 제안함
대학정론: 독도 아카이브를 제안함
  • 함한희 논설위원
  • 승인 2005.04.0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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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는 내가 소속해 있는 한 연구모임의 세미나가 있는 날이었다. 학부, 대학원생, 전문연구원 그리고 교수들 열 명이 한자리에 모여서 가르치고 배우고 함께 연구를 해나가는 모임이고 매주 한번 소발표회도 갖는다. 이번 발제를 맡으신 교수가 독도문제 해결방안을 논제로 냈다. 독도분쟁이 점입가경인데다가 쉽사리 끝나지 않을 전망이어서 모두들 큰 관심을 가지고 경청했다. 우리 구성원 모두가 대학에 몸담고 있는 지식인, 예비지식인들로써 현재의 감정적· 정치적인 극한 대립을 뛰어 넘을 수 있는 좋은 방안을 찾고 있었던 참이었다. 더구나 그 방안은 현재 연구모임이 구축하고 있는 아카이브의 응용편이라는 점에서 참석자의 눈들이 반짝였다.

   발제자는 독도에 대한 일본의 억지주장을 불식시키고 소모적인 영토분쟁을 막을 수 있는 좋은 방안을 개진하였다. 우리 모두는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보다 구체적인 실천방안이 무엇인가를 고민해보았다. 열 명이 작은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뿜어낸 열기는 대국적으로 보면 미미하기 그지없지만, 발제자와 토론자들이 일군 성과는 분쟁에 대한 적극적인 대안을 찾아본 데 있었다.      

 
    발제의 핵심은 일본과의 영토분쟁을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어가야 하는 당위성과 실천 가능한 구체적인 제안으로 구성된다. 다시 말해서 우리가 독도에 대한 지적자산의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지식정보시스템을 신속히 마련해야 된다는 점이다. 그것은 두 가지 경로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하나는 독도에 대한 모든 정보를 수집하여 아카이브를 만든다. 역사, 정치·외교 문서, 동식물 분포도, 생태환경자료, 사진·영상자료 및 인근주민들의 구술 자료에 이르기까지 전 분야를 통틀어서 자료를 수집하고 체계적인 아카이브의 구축을 말한다. 국내외 학자, 교육자, 학생, 정치인, 그밖에 일반인들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자료보관소의 설치와 운영은 시급하다.

    다른 하나는 물리적인 아카이브와 함께 한국의 선진적인 디지털 환경과 기술을 이용한 가상공간에서의 아카이브 구축도 뒤따라야 한다. 물리적인 아카이브가 디지털화되어서 인터넷망을 통해서 전 세계인들에게로 다가가면 우리는 관련 정보영역에서는 선점을 한 것이다. 이 방법은 독도에 대한 역사와 현재의 위치를 밝힘으로써 한국영토의 정당성을 공고히 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한국이 디지털 강국인 만큼 첫 번째 단계가 성공하면 두 번째 단계에 오르는 것은 비교적 쉽다. 독도와 관련된 두 가지 형태의 아카이브를 구축하는 것은 우리가 독도소유의 공정성을 확보하는 탄탄한 길이 아닐 수 없다. 

    아카이브는 조선시대 사고의 현대판이라고도 볼 수 있다. 우리 조상들이 마련했던 좋은 전통이 거의 대부분 손상되어서 그것을 회복하는 일은 쉽지 않다. 증거가 점점 빠르게 사라지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면서 아카이브 구축과 운영을 하나의 문화운동으로 자리매김을 해야 한다. 더구나 디지털아카이브는 일석 삼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어서 중요하다. 첫째는 독도가 우리의 것임을 재확인할 수 있으며  둘째는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켜서 자연스럽게 한국인들의 주장이 옳음을 알릴 수 있다.  셋째는 그 과정에서 수준 높은 한국의 디지털망, 지식자산, 그리고 관광자원에 대한 홍보효과가 저절로 따라온다. 

    우리가 아시아의 중심에 서려면 정치나 경제에 의존하기보다는, 문화·지식과 같은 무형의 가치를 가지고 나서야할 때다. 독도의 문제도 현재처럼 감정과 공권력을 동원하기 보다는 정보사회에 맞게 지식과 디지털의 신기술을 가지고 신속히 대처하는 방법도 마련해야 할 때이다. 우리의 작은 연구모임에서 나온 제안이지만, 발전적인 대안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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