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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 교수들의 我是他非
불량 교수들의 我是他非
  • 이덕환
  • 승인 2021.01.05 09:1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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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정론] 이덕환 논설위원(서강대 명예교수 / 화학•과학커뮤니케이션)

 

이덕환 논설위원 / 서강대 명예교수
이덕환 논설위원 / 서강대 명예교수

我是他非는 <교수신문>이 庚子년에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다. 이 정부 들어서 정부·여당의 부쩍 잦아진 내로남불식 후안무치를 우리식 한자로 옮겨놓은 신조어다. 교수들이 법치·공정을 외면하고 오로지 자신들의 이익·이념에만 매달리는 볼썽사나운 패거리 정치의 절망적인 현실을 질타한 것이다. 국가 경제와 국민 생활도 외면해버렸고, 기술과 기업에 대한 인식도 러다이트 수준이다.


그런데 아시타비는 정치인에게만 어울리는 것이 아니다. 알량한 전문성을 앞세워 정치판·기업을 기웃거리면서 얄팍한 주머니를 채우고 있는 ‘불량’ 교수들도 아시타비다. 불량 교수의 역사는 짧지 않다. 학생들이 권위주의와 맞서 싸우던 시절의 ‘어용’ 교수가 그 시작이었다. 민주화 이후에는 우후죽순처럼 등장한 ‘폴리페서’가 있었다. 그들에게 알량한 지식의 사회 환원을 강조하는 실사구시는 겉으로 내세우는 명분일 뿐이었다.


대선 캠프가 불량 교수들의 화려한 잔치판이다. 정말 어디서도 듣도 보도 못한 불량 교수들이 구름처럼 몰려든다. 무려 1천 명이 넘는 초대형 캠프도 등장했다. 대부분은 유유상종 불량 교수들이 인맥을 통해 힘겹게 자리를 꿰찬 듣보잡들이다.


폐해가 심각하다. 불량 교수들이 대선 캠프를 통해 쏟아낸 엉터리 공약들이 세상을 어지럽히고 있다. 탈원전이 그랬고, 소득주도성장이 그랬다. 권력으로부터 검찰 독립의 꿈을 망쳐놓은 것도 함량 미달의 불량 교수였다. 정권이 출범하게 되면 대선 캠프는 오히려 더 뜨겁게 달아오른다. 본격적인 공직 나눠먹기에서는 전문성이나 평판은 아무 쓸모가 없다. 캠프의 어느 줄에서 서 있었는지가 중요할 뿐이다.


불량 교수가 정치판만 망쳐놓고 있는 것이 아니다.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키는 법이다. 불량 교수들이 대학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놓고 있다. 불량 교수들이 재직하던 대학과 학생들이 구정물을 뒤집어쓴다. 개인의 일탈일 뿐이라는 대학의 옹색한 변명은 도무지 설득력이 없다.


대학의 적극적인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 이제 개인 차원의 실사구시를 핑계로 교수 본연의 책임과 의무를 외면하는 일은 더 이상 용납하지 말아야 한다. 대학이 앞장서서 정치판과 기업을 기웃거리는 교수들을 과감하게 정리해야 한다는 뜻이다. 교수의 연구·교육은 겸직이나 휴직을 허용할 정도로 허술한 것이 절대 아니다. 복직을 원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사회 참여 활동에 대한 대학의 철저한 평가를 거쳐야 한다. 특히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불량 교수의 복직은 어떤 경우에도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


대학의 혼란스러운 교수직도 정리해야 한다. 연구·교육과는 아무 상관도 없는 ‘사회경력 활용’이라는 황당한 명분으로 교수직을 차지하는 일은 원천적으로 차단해야 한다. 대학이 대법관·장차관·언론인·정치인의 신분 세탁소가 될 수는 없는 일이다. 대학의 입장에서는 평생 교직을 꿈꾸면서 노력하는 학문 미래세대를 챙기는 일이 훨씬 더 시급하고 중요하다. 80년대의 대학이 최소한의 상식도 갖추지 못한 불량 세대를 길러냈던 책임을 무겁게 느껴야 한다. 자정 의지가 없는 대학은 자율도 기대할 수 없다. 대선 광풍이 밀어닥치기 전에 대학이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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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강 2021-01-06 23:00:26
교수신문에 묻습니다.
이 꼭지는 교수신문의 공식입장(대학정론?)입니까, 아니면 필자 개인의 견해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