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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 중심에서 성찰적·전인적 의학으로”
“질병 중심에서 성찰적·전인적 의학으로”
  • 김재호
  • 승인 2020.11.27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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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_『인간, 새로운 지평』 대우재단 | 420쪽

팬데믹 시대 포스트휴먼을 전망
노동과 몸에 대한 인식의 변화
과학기술의 소통과 연대로 문제 해결

 

대우재단 학술사업 40주년(1980∼2020)을 기념하는 『인간, 새로운 지평』이 출간됐다. 책은 학술 웹진 <지식의 지평> 29호 특집기획으로 발간돼 온라인에서도 볼 수 있다. 책에는 국내에 내로라하는 학자들이 시대 전환에 대한 융합적·의제별 전망을 했다. 

김선욱 숭실대 교수(철학과)는 「코로나19 이후의 인간적 가치」에서 ‘언택트의 보편화’를 언급하며 노동에 의존한 삶의 환경과 노동의 가치에 대한 인식의 변화, 이에 따른 인간의 몸의 가치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지적했다. 김 교수는 “코로나19 시대에는 개인이 자기 원하는 대로 행동하는 것 보다는 서로를 배려하며 공동선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코로나19의 상화에서는 자유주의적 자유보다는 공화주의적 자유 개념이 시민들로 하여금 정부의 개인정보 활용에 대한 감시체제를 구축하게 하고, 공권력과 언론을 믿을 수 있게 만들며, 정부의 결정 과정에 참여함으로써 자유와 공동의 삶을 함께 이루어갈 길을 찾도록 할 가능성이 크다”고 적었다. 


한경구 서울대 교수(자유전공학부)는 「비대면적 대면과 불가촉 접촉: 느닷없는 미래와 고통스러운 선택」을 통해 인간의 위상을 살펴봤다. 한 교수는 “우리의 몸은 주변의 다른 신체, 동식물들과, 미생물을 비롯한 각종 화합물을 교환하고 있지만 우리 대부분은 이를 무시하고 있었다”면서 “바이러스는 문제의 근본 원인이 아니라 우리의 삶의 체제의 일부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현행 대책의 문제들에서 ▷ 분과주의적 접근과 총체적 시각의 필요성 ▷ 국민국가 프레임에 매몰되지 않과 국제적으로 협조하기 ▷ 시간에 대한 고려의 필요성으로서 중장기 대책 마련하기를 제시했다. 

 

노동과 몸의 가치와 인식의 변화

 

김승환 포스텍 교수(물리학과)는 「과학기술, 인간과 미래」에서 과학기술의 특징과 역할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과학기술이 특유의 높은 자정 능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체제, 인종, 그리고 국가를 아우르는 중립적인 환경 속에서 합리적 소통과 글로벌 협업을 촉진하고, 인류가 공통의 목표로 나아가게 해주는 최상의 플랫폼을 제공”한다며, “과학기술자들은 태생적으로 증거에 기초한 설득력과 세계 시민으로서의 경험 등을 바탕으로 문제해결을 위한 소통 및 참여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글로벌 협업과 연대를 추구하는 중요한 집단적 축을 이룬다”고 밝혔다. 


홍윤철 서울대 교수(예방의학과) 「문명과 함께 펼쳐진 질병, 그리고 의학적 전략」에서 인류가 기원전 9천∼7천년 사이 농경생활을 시작하면서 세균과 본격적인 접촉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또한 1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노동자들이 오염된 공기와 유해 물질에 노출되면서 콜레라와 발진티푸스 등에 의해 기대 수명이 낮아졌다. 2차 산업혁명으로 인해선 만성질환이 늘어났다. 


홍 교수는 코로나19라는 팬데믹의 대처하는 방법으로 사람과 사람의 관계인 공동체 구성과 작동 방식에 주목했다. 홍 교수는 현대문명에서 신경퇴행성질환, 면역교란질환, 정신질환 등이 나타난다며, 그 요인으로 노령화, 장내 세균의 변화, 경쟁적인 사회 구조 등을 제시했다. 그는 “질병 중심의 의학에서 성찰적, 전인적 의학으로 발전해야 한다”면서 “모든 사람이 필요한 때 의료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의료플랫폼을 만들어 보급”하자고 제언했다. 


특히 홍 교수는 “보이지 않는 경찰에 의한 강제된 신뢰 혹은 감시자에게 이양한 권력이 아니라 스스로 참여자이고 또 관리자가 되어 만들어가는 신뢰사회여야 한다”라며 “서로를 인격적 인간으로 인정하고, 이익을 서로 공유하고, 서로를 같은 사회 구성원으로 인정해주는 사람들과 친분을 쌓고 빈번하게 교류하는 것이 건강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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