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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공대 설립에 대한 기대와 우려
한전공대 설립에 대한 기대와 우려
  • 교수신문
  • 승인 2019.10.18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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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모 교수
유창모 교수

한전공대 설립이 에너지 특화 대학으로 빠르게 추진되고 있다. 한전공대 설립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의 일환으로서 포항공대 같은 세계적인 공과 대학을 전라남도 지역에 설립하겠다는 약속에서 출발하였다. 현재 발표된 기본계획에 따르면 학생수는 대학원 600명, 학부 400명 등 총 1000명, 교직원은 교수 100명, 직원 100명으로 예상한다. 개교시기는 2022년 3월로 전라남도 나주시에 설립 될 것으로 예정되어있다. 한전공대 설립 및 운영예산은, 무상 기부받기로 한 캠퍼스 부지비용 1670억 원을 포함하여, 1조원, 그리고 가속기 건설비용으로 약 6000억원 정도가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상당히 방대하고 야심찬 계획이고 2022년 개교까지 시간도 상당히 촉박하다.

한전공대 설립단은 대학 설립 목적을 한전공대가 졸업생을 자사 직원으로 채용하기 위한 것이 아니고, 창업형 연구 인재를 키우기 위한 것이며  에너지 분야의 세계적 석학과 스타기업을 키워내는것이라 하였다. 현재까지 발표된 바에 의하면, 한전공대는 미국 매사츄세츠 니덤에 있는 Franklin W. Olin College of Engineering(올린공대) 형태로 설립 운영될 전망이다. 한전공대 설립단은 한전공대 설립 기본원칙을 포항공대처럼 `작지만 강한 대학`으로서,  미국 신흥 명문 대학 중 하나로 꼽히는 올린공대를 벤치마킹한 대학으로 구상하고 있다. 나무위키 자료에 의하면, 올린공과 대학은 1997년 혁신적인 공대 교육을 목표로 프랭클린 W. 올린의 기부로 설립되었으며, 2002년 부터 매년 70여명을 선발하여 현재 300여명의 학부생과 30여명의 교수진으로 구성되어있다. 이 대학은 학부 대학으로서 독특한 수업방식을 통한 영재 교육으로  미국 이공계에서 급격한 주목을 받고 있다. 올린의 교육은 강의에 치우친 교육이 아닌 철저한 프로젝트 중심의 수업과 기업가 정신, 그리고 인문 과목을 강조한다. 올린에서는 학생들이 1학년 때부터 직접 소비자를 위한 제품을 디자인하고 만드는 수업을 듣고  4학년이 되면 프로젝트를 통해 4~5명이 팀을 이뤄 제품 개발에 직접 참여하고 엔지니어로서의 현장 감각을 익힌다. 이러한 수업을 통해 학생들은 팀워크와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배양하며 공학자로서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설계하고 디자인하는 것을 실제수업을 통해 배운다. 인터뷰로 진행되는 입학은 상당히 어려워 GPA3.9/4.0, SAT 1500/1600으로 최상급 고등학교 성적을 요구하고 있다.

한전공대의 설립은 지역균형 발전을 위해 바람직하다. 그러나 의욕이 지나치면 용두사미로 끝나 버릴 가능성이 많다. 세계 석학수준의 교수채용, 최고의 창조적 학생 모집, 이에 맞춘 새로운 스타일의 수강 커리큘럼 제작은 기존의 대학 파라다임을 훌쩍 뛰어넘는 것이다. 한전공대의 이러한 새로운 형태의 설립 구상은 현재의 한국 대학들과는 상당히 다른 실험적인 시도라고 볼 수 있다. 교수의 일방적인 강의 없이 학생들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수업이 진행되는 대학에서 10대 1의 학생 대 교수비도 연구중심 대학으로서는 상당한 교수 부담이 될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지금까지 아무도 안해 본 것을 해보겠다는 한전공대의 현재 구상이 홍보용 미사여구에 멈출 것이 아니라면, 곳곳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대학 설립 가속기 건설을 대학설립과 동시에 결부시켜 추진하는 것도 간단한 일이 아닐 것이다. 포항공대의 지난 30여 년의 역사는 좋은 대학과 훌륭한 연구시설을 짓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과정임을 잘 말해주고 있다. 교육은 100년지대계라 하였다. 눈앞의 정치적 이익에 의해 미래의 인재양성을 망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한전공대의 성공은 향후 정부와 한전의 치밀한 계획과 20년 이상 지치지 않는 대학 발전 의지와 지원을 필요로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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