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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후의 우리는
10년 후의 우리는
  • 교수신문
  • 승인 2019.07.15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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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 강사
김지은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 강사

학문의 발전은 인류의 발전과 그 궤를 같이 한다. 하지만 기술 중심 사회로 가면서 사람들은 점차 그 사실을 잊어가는 것 같다. 마치 기술과 과학의 발전이 학문과는 별개로 이루어진다고 착각하고, 학문 연구를 불필요한 행위로 치부하기도 한다.

특히나 인문학은 쓸모없는, 취업도 잘 되지 않는 분야로 인식되어 점차 외면되고 있는 현실이다. 석박사 과정 진학률이나 인문학에 대한 국가의 연구 지원 등을 봐도 인문학이 우리 사회에서 얼마나 홀대받고 있는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그러나 기술과 과학의 발전은 늘 인문학의 발전과 함께 해왔다.

철학, 문학, 사회학, 심리학 등 다양한 인문학은 사회 구조와 제도를 완성하는데 기여했고, 이를 기반으로 과학도, 기술도 발전할 수 있었다. 유럽 등에서 인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학자를 양성하기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인문학의 필요와 그 성과는 쉽사리 눈에 띄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은 인문학의 존재 없이도 사회와 제도, 과학, 기술 등이 유지될 수 있다고 여기는 듯하다.

외국어 분야도 마찬가지이다. A.I.가 도입되고 이제 클릭 몇 번만 하면 온갖 언어를 읽고 쓸 수 있는 세상이 올 것이라고 한다. 더 이상 외국어를 배울 필요도 없고, 언어학도 쓸모없어질 것이라는 성급한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A.I.는 인간의 언어 능력만을 모방하는 존재일 뿐, 인간 언어 그 자체가 될 수 없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언어는 의사소통 수단의 차원을 떠나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 문화, 역사, 특성 등이 결합된 복잡한 존재이므로 이에 대한 연구는 계속되어야 한다.

알다시피 인문학 분야를 연구하고자 하는 사람은 점점 감소하고 있다. 인문학의 위기라는 이야기가 나오고는 있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인문학에 그리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 대학은 인문계열을 축소하고 있고, 인문학자들은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으니 연구자가 감소하는 현상은 자연스러운 귀결일 것이다.

특히 최근 새로운 강사법의 실시를 앞두고 연구자들은 더욱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새로 개정된 강사법의 특성 상 대학은 강사 규모를 축소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 밀려난 강사들은 학문 연구를 지속할 수 있는 최소한의 경제적 기반을 상실할 수도 있다. 이러한 불안감은 연구자의 길에 들어서려는 예비 연구자들과 이제 막 연구자로서 활동을 시작한 신진 연구자들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문학의 신진 연구자로서 필자 역시 불안감을 느끼기는 마찬가지이다. 과연 내가 연구를 지속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문득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인문학 분야의 학문 후속세대로서 선배 연구자들의 성과를 이어갈 책임이 있음을 인식하고, 스스로 선택한 연구 분야에 확신을 가지며 포기하지 않기 위해 마음을 다잡을 뿐이다.

흔들리는 대한민국 학계의 우려스러운 현실을 바라보며 절망감을 금할 수 없지만, 그래도 더 많은 사람들이 인문학에 관심을 기울이도록 나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 부디 더 많은 후배 연구자들이 생겨 10년, 20년 뒤에는 대한민국 인문학계가 풍성해지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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