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9-03-20 02:48 (수)
대학교육과 직무수행능력
대학교육과 직무수행능력
  • 김영석 편집기획위원/경상대 · 일반사회교육과
  • 승인 2019.02.25 21: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딸깍발이]

기업이나 대학이나 좋은 인재를 선발하기 위한 나름의 기준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 조사에 따르면 세계적인 기업들조차도 매년 ‘잘못된 선택’을 반복해 오고 있음을 시인했다고 한다. 그만큼 사람을 판단하는 일이 어렵다는 것을 말해주는 조사 결과라 할 수 있다. 100%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직무 능력을 설명해 주는 주요 요인들에 대한 연구 성과들을 참조해 볼 수 있다.

우선 대학에 종사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대학교육이 직무수행능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가 관심사일 것이다. 그러나 연구 결과를 종합해 보면 대학 학점은 직무수행능력과 매우 낮은 상관관계를 갖는다고 한다. 학점에 따른 채용은 사원을 임의로 선택한 것에 비해 겨우 4% 강한 설명력을 갖는다고 한다. 교육수준 역시 직무수행능력과는 상관관계가 높지 않으며, 직무수행능력을 가장 잘 설명해주는 특성은 지능(General Cognitive Ability)이라고 한다. 85년간의 연구를 메타 분석한 논문에 따르면 지능은 신입 단계에서 뿐만 아니라 경력직의 경우에서도 직무수행능력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인다. 그밖에 성실함, 신중함과 같은 인성적 특성도 직무수행 능력과 상관관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대학 학점이 인지능력과 성실함을 바탕으로 한 성과가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아직 대학 교육이 이 두 가지 특성을 결합한 결과라고 뚜렷이 말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Google과 같은 회사는 수년간의 자체 연구 결과에 따라 채용에 있어서 대학 학점, 학교 명성, 시험 성적 등을 고려하지 않으며 오히려 지적인 겸양과 같은 인성적 특성을 가진 인재를 선호한다고 한다.

대학교육이 직무수행능력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대학이란 원래 학문을 하는 곳이기 때문에 직업 세계에서의 능력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실제로 학문적 사고와 실용적 사고는 전혀 다른 종류의 것임을 밝히는 연구 결과들도 보고되고 있다. 그런 점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간과할 수 없는 것이 대학교육과 계층과의 높은 상관관계이다. 즉 대학에 진학하는 것은 타고난 지능이나 개인의 인성보다는 어떤 가정에서 태어났는지와 더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저소득층 학생일수록 또 하위 서열대학일수록 대학교육과 직무수행능력과 상관관계가 높다는 연구는 계층 효과를 배제했을 때 대학교육의 효과가 더 커질 수 있음을 암시해준다.

한편 직무능력과 관련이 없는 최악의 변수로는 첫인상, 어려운 질문에 대한 답변 능력 등이 꼽힌다. 이는 짧은 시간 동안의 면접 결과를 통해 인재를 선발하는 방식은 지양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비단 채용 면접뿐만 아니라 대입 학생선발에서도 면접을 통한 선발이 갖는 위험성은 크다고 할 수 있다. 또 첫인상과 답변능력에 의한 학생선발은 대학교육의 계층효과를 극대화할 수도 있다.

이러한 결과에도 불구하고 대학교육의 현실적 효용은 매우 크다. 고졸자에 비해 4년제 대졸자의 임금 수준은 25세에서 35세 사이에는 1.4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며, 55세에서 65세에서는 두 배가 훨씬 넘는다. 이런 이유로 대학에 들어가기 위한 경쟁은 매우 치열할 수밖에 없다. 다만 적어도 연구 결과가 말해주는 것은 그러한 경쟁을 통해 기업이 필요로 하는 좋은 인재를 걸러내기는 매우 어렵다는 점이다. 더더구나 그러한 경쟁이 계층적 효과를 크게 필요로 하는 것이라면 사후에 아무리 대학교육을 잘 받아도 좋은 인재를 가려내는 기준으로 작용하기는 어렵다.

입시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가 기업의 학벌 차별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학벌이 좋은 인재를 가려내는 바람직한 기준이 아니라면 게임의 룰은 달라질 수 있다. 실제로 많은 기업이 학벌보다 개인의 인성적 역량을 높이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학들도 입시 변별력 프레임에만 갇혀 있을 게 아니라 사회가 필요로 하는 좋은 인재를 길러내는데 더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김영석 편집기획위원/경상대·일반사회교육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