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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대학 혁신과 자강불식(自强不息)
전문대학 혁신과 자강불식(自强不息)
  • 김경화 동의과학대 기획처장/경찰경호행정계열 교수
  • 승인 2019.02.14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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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전문대를 생각한다]

몇 년 전 상하이대에 1학년 성적 우수학생들로 구성된 어학연수단을 인솔하고 보름간 방문한 적이 있다. 학생들은 중국어 어학연수를 주된 프로그램으로 그 이외에 다양한 중국체험 프로그램의 참여를 통해 중국이라는 나라, 문화, 언어에 대해 알찬 경험을 하였고 만족도도 높았던 것으로 생각된다. 필자는 그때 학생들이 자유 프로그램 진행 중이거나 아니면 휴일인 경우에 시간이 나면 상하이대 이곳저곳을 둘러본 적이 있다. 교정을 거닐다가 ‘自强不息(자강부식)’이 새겨진 바윗돌을 발견하고 그 의미를 생각하며 한동안 생각에 잠긴 적이 있었다. 이것은 1982년부터 상하이대의 종신 총장으로 재직했던 중국의 근대역학과 응용수학의 토대를 닦은 원로과학자 첸웨이창(錢偉長)이 직접 쓴 것이라 했다. ‘자강불식(自强不息)’이란 “스스로 힘을 쓰고 몸과 마음을 가다듬어 쉬지 아니하여 강하게 함”이니, 결국 스스로 힘쓰고 쉬지 않는다는 뜻으로 자신의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을 의미한다.

요즘 전국의 전문대학들은 불철주야 대학혁신 지원사업 수행준비에 여념이 없다. 본교에서도 산업패러다임의 변화에 따른 기술 생명주기의 단축이나 직종별 급격한 변화를 어떻게 대응해 나가야 하는지? 평생교육을 위한 경로를 어떻게 구축해야 하는지? 이를 위해 근본적인 직업교육 방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래서 대학혁신추진 TF팀을 구성해서 대학 전반에 걸친 혁신을 어떻게 진행하고, 대학의 역량을 강화해 선택과 집중을 통해 대학혁신, 나아가서 창신(創新)에 까지 이를지 고민 중이다.

지난 5년간 특성화전문대학육성사업(SCK, ’14년~’18년)의 대표적인 성과로서 특성화와 현장 중심 교육과정 구축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고등직업 교육기관으로서의 전문대학의 정체성을 명확하게 하고 고등직업교육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소기의 목적이 제대로 달성됐느냐 하는 점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서 ‘엔진’의 역할을 해야 할 전문대학은 현재 백척간두의 위기상황에 처해있다. 최근 급격한 학령인구의 감소에 따른 진학자원의 격감, 10년 이상 진행된 등록금 동결에 따른 재정압박의 심화는 전문대학이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는데 커다란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 특히 정부의 대학재정지원에서 일반대학 대비 전문대학은 고작 7분의 1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전문대학이 존재의 이유로서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직업교육은 특히 헌법상 근로의 권리와 직업선택의 자유 등과 맞물려 국가의 책무성이 더욱 강화돼야 할 분야이다. 이러한 직업교육을 통해서 경제적 소외계층이나 상대적 약자들이 지속적으로 새로운 직업군에 편입이 돼야 경제적 불평등의 완화, 부의 재분배가 실현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지역 간 경제활동인구의 균등한 증가를 통한 ‘균형 있는 지역발전’이라는 지방분권적 측면의 문제와도 관련이 깊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문대학 중 사학의 비율이 94% 정도로 나타나고 있으며, 이 대학들은 운영비의 90% 이상을 등록금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서 등록금 이외 수입원 다변화, 발전기금 모금 활성화 등을 추진하고 있으나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세계의 고등직업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대학 중 사립학교가 공공성이 높은 ‘직업교육’을 전담하는 경우는 한국과 일본 이외에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는 이미 문부과학성이나 사립학교진흥·공제사업단을 통해 사립대학에 대한 재정지원을 늘려나가고 있으며, 새로운 유형의 교육기관으로서 ‘전문직대학’을 제도화하고 설립을 유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더이상 이를 늦추어서는 안된다. 헌법상 인간의 존엄과 가치·행복추구권(헌법 제10조), 평등권(헌법 제11조), 교육기본법상 학습권(제3조), 교육의 기회균등(제4조) 등이 실제로 직업교육 현장에서 실현되도록 해야 한다. 정부, 국회, 시민사회가 대학 재정난을 해소하고 고등교육 발전을 위한 안정적 재정확보를 노력해야 한다. 그 토대가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이다. 모든 관련 당사자들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할 것이다.

오늘도 전문대학에 주어진 사회적 책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명실상부한 고등직업 교육기관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전국 전문대학의 교수, 직원, 학생 등의 구성원들은 ‘자강불식’의 자세로 교육혁신, 산학혁신, 인프라 혁신을 위한 담대한 발걸음을 내딛고 지속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김경화 동의과학대 기획처장/경찰경호행정계열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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