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년트랙 교수
비정년트랙 교수
  • 최희섭 논설위원/전주대·영문학
  • 승인 2017.11.07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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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정론] 최희섭 논설위원/전주대·영문학

대학의 인원 구성을 크게 나누면 학생, 교수, 직원으로 구분된다. 대학은 학생을 위해, 교수는 학생에게 지식을 전수하고 전인적 성장을 돕기 위해, 직원은 대학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존재한다. 학생의 교육활동을 돕는 교수는 크게 나눠 각종 이름으로 지칭되는 전임교수와 속칭 시간강사라고 하는 비전임 교수로 구분된다.

전에는 대학 전임교수의 직제가 전임강사, 조교수, 부교수, 정교수로 이뤄져 있었다. 대학원에 진학해 석사, 박사과정에서 학문을 닦으며 시간강사로 대학교육의 첫발을 내딛고 박사학위를 취득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전임강사로 대학의 정규직 교원자리를 얻은 후 일정한 시간 교육과 연구, 봉사를 하면 점차로 조교수, 부교수, 정교수로 승진했다. 정교수로 퇴직한 원로교수들은 명예교수라 하여 후학들의 어우름을 받았다.

최근 전임강사라는 직제가 없어지고, 조교수, 부교수, 정교수로 단순화돼 ‘정년트랙 교수’라고 통칭된다. 이와 더불어 정규직인 듯한 비정규직인 강의전임교수, 산학협력교수, 교양교수 등 다양한 이름의 대학교수가 있다. 이들을 정년트랙 교수와 구분해 ‘비정년트랙 교수’라 통칭한다. 이들은 대부분 2~3년 마다 재계약을 하는데, 대학당국은 이러한 신분상의 불안정을 무기로 정년트랙 교수보다 많은 교육과 연구, 봉사를 하도록 강제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비정규직 법 때문에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계속 재계약해 무기계약직으로 임용되는 경우가 많은데, 거의 정년이 보장된다는 점에서는 정규직이라 할 수 있는 정년트랙 교수와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대학마다 차이는 있지만 연구실은 2인내지 3인 이상이 공동으로 사용하고 컴퓨터 등의 집기도 공동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근무여건보다 더욱 큰 차별대우는 이들의 보수가 정년트랙 교수들에 비해 터무니없이 낮다는 점이다. 엊그제 발행된 한 일간지의 보도에 따르면 연봉 8만5천원을 받는 정교수까지 있다고 한다. 이분이 소속된 대학은 영남대다. 또한 부산외국어대에는 40만원, 성균관대에는 59만원의 연봉을 받는 교수가 있다고 한다. 서울과 부산 그리고 영남지역에 위치한 대학에 이러한 교수가 있다는 것은 전임교수의 보수 수준이 낮은 것이 특정 지역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 전국적인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지난달 29일 유은혜 국회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아 작성한 자료에 따르면 대학구조개혁평가가 시행된 2015년 이후 직급별 전임교원의 최저연봉 수준이 급격히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급기야 교육부가 지난 9월에 발표한 2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 편람에서 전임교원의 보수 하한액을 3천99만원으로 상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이 이하의 보수를 받는 전임교수가 많이 있다는 사실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정년트랙 교수의 보수가 이렇게 낮을 가능성은 없으므로 이러한 보수를 받는 분들은 비정년트랙 교수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차이는 있겠지만 대학의 비정년트랙 교수들은 대부분 박사학위 소지자이고, 외국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분들도 많다. 대부분 30대 후반 내지는 40대, 혹은 50대에 교수로 처음 임용된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9급 공무원의 초임 연봉은 2천500~2천600만원 선이다. 지난해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조사한 4년제 대졸 신입사원의 초임은 평균 4천350만원이고, 300인 미만 중소기업의 기간제 초임은 2천223만원이다. 9급 공무원이나 대졸 신입사원은 20대 후반에 임용된다. 비정년트랙 교수의 초임연령과 비교하면 적어도 10년 정도는 이르다. 대학을 졸업한 후 적어도 4~5년 내지 10여년 더 학문을 닦고 대학 교수로 임용되는 분들의 처우가 이렇게 열악하니 누가 대학원을 진학해 학문을 닦고 대학교원이 되려고 하겠는가? 특단의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면 학문 후속세대의 단절은 물론이고 학문의 발전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대학의 존립까지 위태로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최희섭 논설위원/전주대·영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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