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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는 ‘비정년’, 실용은 ‘정년’ … 학문간 균형 위협
기초는 ‘비정년’, 실용은 ‘정년’ … 학문간 균형 위협
  • 한태임 기자
  • 승인 2017.09.25 13: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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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년트랙 전임교수 운용, 문제는?

6년간 유예됐던 ‘시간강사법’ 시행이 3개월 뒤로 다가오면서 잠복됐던 문제들이 드러나는 가운데, ‘비정년트랙 전임교수’ 임용이 ‘학문 불균형’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그간 비정년트랙 전임교수 임용은 ‘고용 불안’을 야기한다는 측면에서 주로 비판을 받았지만, 최근 들어 새로운 문제점이 지적된 것이다. 서울 4년제 대학 교양학부 소속인 ㅇ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비정년트랙 전임교수들이 대부분 교양대학, 기초학문대학에 집중돼 있다고 한다.

교양대학의 상황과 관련해 그는 “대학이 전통적으로 학과 중심으로 재편돼 있는데, 교양대학은 학과중심이 아니고 소속 학생도 없는 ‘특수성’을 가졌다보니, 해당 교수들이 고용 안정성 측면에서 더 취약한 상황에 놓여있다”고 설명했다.

인문사회대를 비롯한 기초학문대학의 상황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대학이 ‘실용성’ 위주로 재편을 하다보니 경영대·공대를 위주로 투자해 해당학과 교수는 정년트랙으로 뽑고, 대학평가 지표에서 약하거나 실용성이 떨어지는 기초학문의 교수들은 비정년트랙으로 주로 뽑는다는 것이다.

비정년트랙 교수들의 설명대로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기초학문이 취약해지고 학문간 ‘힘의 균형’이 깨질 우려가 크다. 비정년트랙 교수는 정년트랙 교수에 비해 신분적 차별을 받다 보니, 의사결정 과정에서 발언이 쉽지 않고 연구업적 부분에서 불이익을 받기도 한다. 결국 비정년트랙 교수가 많은 기초학문대학이 약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편, 교육부는 올해 안에 2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의 평가방안을 확정해 추진할 계획이다. 그간 진행된 대학구조개혁평가는 저임금의 ‘비정년트랙 전임교수’를 양산하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각 대학은 ‘전임교수 확보율’ 지표를 충족시키기 위해 비정년트랙 전임교수를 대거 뽑았으며, 단기성과 위주의 평가시스템에서 좋은 성적을 받기 힘든 기초학문 분야에는 지속적으로 비정년트랙 교수 TO만을 줬다. 이대로라면, 교육부가 당장 학과통폐합을 진행하지 않아도 대학 내에서 학문간 구조조정이 이뤄져 ‘기형적인 대학구조’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한태임 기자 hantaeim@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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