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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만 전임교수 … “실태조사와 함께 처우 개선 노력 필요”
무늬만 전임교수 … “실태조사와 함께 처우 개선 노력 필요”
  • 한태임 기자
  • 승인 2017.09.25 14: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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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년트랙 전임교수들, 어떤 차별 받고 있나?

시간강사법 시행에 대비해 ‘고안된’ 비정년트랙 전임교수. 시행부터 말이 많았던 임용 방식이다. 시간강사도 아니고, 그렇다고 완전한 전임교수도 아닌 ‘비정년트랙 전임교수’. 이들은 과연 누구인가? 밖에서는 교수로 보이지만 대학 내 차별로 남모르게 속을 앓고 있는 게 비정년트랙 전임교수의 현실이다. 이들은 전임교수이기는 하지만 정년트랙 전임교수에 비해 급여나 승진 등에서 차별을 받고 있다. 일종의 ‘별정직 전임’인 셈이다.

가장 먼저 언급되는 것이 급여 차별이다. 비정년트랙 전임교수들의 급여는 정년트랙 교수 임금의 40~60% 수준에 머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애초 80% 정도 수준에서 대우할 것으로 알려졌던 것과는 딴판이다. 시간이 조금 지난 자료지만, 2013년 박인숙 새누리당 의원이 전국 47개 4년제 사립대로부터 ‘비정년트랙 전임교수 운영 현황’을 받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당시 비정년트랙 교수의 평균연봉은 약 3천507만 원 정도로 나타났다. 월 급여로 따지면 한 달에 200만원 중후반대 수준으로 받는 셈이다. 그러나 이 역시 ‘평균값’이기에 이마저의 임금을 받지 못하는 교수들도 많다. 실제로 A대학에서 비정년트랙 전임으로 일하고 있는 ㄱ교수는 지금도 한 달에 200만원을 겨우 받고 있다.

재계약 기간이 다가오면 초조한 교수들…

비정년트랙 전임교수는 ‘승진’에도 제약을 받고 있다. B대학의 비정년트랙 전임교수인 ㄴ교수는 “대학이 비정년트랙 전임교수에게는 정교수까지 승진할 기회를 주지 않으며, 대부분 조교수까지만 승진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임용 방식도 들쑥날쑥하다. ‘공개채용’을 원칙으로 하지만, 때로는 자의적인 ‘특채’도 섞여 있어 볼멘소리가 많다.

비정년트랙 전임교수가 겪는 어려움은 이것만이 아니다. 정년을 보장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임용 기한도 1~2년 정도로 짧다. 재계약이 짧게 반복되는 상황에서 이들은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한 비정년트랙 전임 교수는 “재계약 기간이 다가오면 초조하다. 논문 업적 등 모두 준비하고 있다고 해도, 또 무슨 문제가 발목을 잡을지 몰라 더욱 그렇다”고 초조함을 털어놓았다. 또 다른 비정년트랙 전임교수는 이런 부담감이 싫어서 지난해 학교와의 재계약을 앞두고 평가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지친 심신을 달래고, 좀 더 홀가분하게 관심 둔 주제를 공부하기 위해서라고 이유를 밝혔지만, 반복되는 ‘재계약’의 중압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임은 분명하다.

시간강사법·대학평가의 산물… 누가 풀어야 하나

대학평가 ‘전임교원 확보율’ 지표에 반영되는 비정년트랙 전임교수들. 임용 때부터 ‘정년트랙’으로 교수를 뽑지 않아도, 비정년트랙 전임을 여럿 뽑아두면 전임교수 확보 지표로 계산한다는 것인데, 선의가 읽히는 대목도 있긴 하지만, 결국 대학들이 해당 제도를 ‘악용’하는 상황을 만들고 말았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까.

비정년트랙 전임교수들은 ‘교육부’가 좀더 분명하게 나서야한다고 보고 있다. 대학들이 교수 신분제도를 어떻게 운영하고 있는지 실태 조사를 하고, 이를 공론화해 해결해줘야 한다는 생각이다. 또 교육을 위한 기본적 여건이 형성돼 있지 않은 대학에는 일종의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봤다. 한 교수는 “지금 대학이 두려워하는 게 교육부 밖에 없기 때문에, 교육부가 나서줘야 하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홍성학 교수노조 위원장도 교육부가 좀더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전에는 대학들이 비정년트랙 전임교수의 재임용 횟수를 2~3차례로 제한해, 해당 횟수가 지나면 당연 퇴직되는 방식을 고수했다. 그러나 2012년에 대법원이 ‘비정년트랙 교수의 재임용심사를 배제하는 것은 사립학교법 위반’이라는 판결을 내리자 재임용 횟수를 제한하는 일은 줄어들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이런 사실이 잘 알려져 있지 않다”라고 말하는 홍 위원장은 “교육부가 각 대학에 대법원 판례를 적시해 ‘위법 시에는 행·재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내용의 지침을 내려 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교육부는 전임교수들의 보수수준을 개선하기 위한 대책을 한 가지 내놨다. 기존 대학평가에서는 전임교수 보수수준이 2천470만원 이하면 감점 대상이었는데, 오는 2주기 대학평가에서는 그 기준을 상향해 3천99만원 이하(일반대 기준)를 감점 대상으로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여전히 보수수준이 낮고 강제성도 없어, 이번 조치가 비정년트랙 전임교수들의 실질적인 처우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태임 기자 hantaeim@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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