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전문연구분야는 유럽 기독교 역사(교회사) 중에서 16세기 종교개혁사다. 나는 프로테스탄트 종교개혁이 타락한 로마-가톨릭 교회의 개혁과 더불어 도시시민계급 성장과 합스부르크 왕조의 독점적 통치체제의 붕괴를 역설적으로 촉진시켰던 매우 중요한 역사적 사건이었다고 생각한다. 이와 관련 종교개혁자들의 다양한 텍스트가 함의하고 있는 새 시대를 향한 간절한 염원을 깊이 있게 이해하면서 동시에 종교개혁사를 중심으로 유럽 기독교 역사를 신앙인의 입장뿐만 아니라, 문명사적 관점에서 이해하고자 시도하고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표현한다면 서로마제국의 멸망 이후 그리스-로마문명이 기독교를 통해 유럽에 수용된 과정, 더 나아가 중세 유럽 기독교 문명이 종교개혁운동을 통해 근대 민주주의 사회로 진입하는 역사적 과정을 교회사학자의 입장에서 집중적으로 추적하며 해석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하여 나는 일반 역사학자들이 활용하는 연구방법론과 달리 유럽 기독교 문명의 중요한 정신적-문화적 토대를 제공했던 신학 및 전통적인 교회사 연구방법론과 문화사적 접근방식을 창조적으로 결합시켜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연구재단에서는 이와 같은 나의 연구방법론에 기초한 연구과제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이 소식을 들었을 때 한 평범한 신학연구자, 더 나아가 교회사학자에게 한국 기독교의 발전뿐만 아니라, 국가적 발전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고 생각하며 매우 감격했던 기억은 아마 평생 잊지 못할 아름다운 추억이 될 것이다. 그때 나는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고 있는 선진국 수준의 연구지원사업에 매우 감탄했으며, 이는 나에게 새로운 의미의 국가적 자부심을 선사했다.

한국연구재단 학술연구교수 연구지원사업에 선정된 나의 연구과제명은 ‘신성로마제국과 프로테스탄트 종교개혁’으로, 이 연구에서 프로테스탄트 종교개혁운동에 대응했던 신성로마제국 황제의 종교정책을 상세하게 소개했다. 유럽 중세말기 봉건사회로부터 근대 민주주의 사회로의 진입과정으로서 간주되었던 프로테스탄트 종교개혁과 종교전쟁에 대한 역사적, 신학적 고찰 및 창조적 해석을 시도하고 있다. 이 같은 나의 학술연구교수 연구과제는 전통적인 신학의 영역을 넘어, 유럽교회사 연구가 융복합적 학문의 영역으로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조용석 연세대 학술연구교수·신과대학 

독일 보쿰대에서 16세기 스위스 종교개혁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종교개혁사, 펜테코스탈리즘, 근본주의에 관한 논문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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