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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라는 직업의 의미
교수라는 직업의 의미
  • 이종민 서강대 박사·기계공학과
  • 승인 2017.02.27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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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후속세대의 시선] 이종민 서강대 박사·기계공학과

‘대학에서 학문을 가르치고 연구하는 사람’ 기고문에 대한 내용을 생각하던 중에 교수라는 직업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았다. 사실 고등학교 시절까지만 하더라도 가르치는 사람이라면 교수라는 단어보다는 선생님이라는 단어를 접해본 적이 더 많았을 것이다. 나 또한 그랬다. 그러다가 대학교에서 많은 교수님들을 마주하고 강의를 들으며 그 분들께서 갖고 계신 전문 지식에 대한 막연한 동경심을 가지고 나도 교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는 했다.

처음에 나는 교수라는 직업이 그저 강단에 서서 강의를 하는 것인 줄로만 알고 있었다. 하지만 학부 3학년 시절부터 학부연구생으로 인턴을 하며 교수님들께서 가르치는 것 말고도 ‘연구’ 역할도 하고 있음을 알게 됐다.

대학과정을 마치고 바이오칩 분야를 연구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석박사 통합과정으로 연구를 시작했고, 지도교수님과 매일 같이 의논하며 나는 교수라는 직업의 역할과 의미에 대하여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었다. 내가 이해한 바로는 앞서 언급한 ‘대학에서 학문을 가르치고 연구하는 사람’이라는 단순한 사전적 의미보다는 본인 학문 영역의 최전방에서 학문에 대한 지식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는 학자이며 그것을 후속세대로 전달하기 위한 책임을 가진 사람이기도 했다.

학위 과정을 하는 동안 교수님께서는 박사과정을 졸업하려면 나(지도교수)를 넘어서야만 한다라는 말씀을 자주하셨다. 나는 항상 지도 교수님을 넘어서기 위해 미세유체시스템을 이용한 줄기세포 연구 분야를 중점적으로 연구했다. 하지만 내가 이 분야에 대해서 알면 알수록 지도교수님은 그 분야에 새로운 분야를 더하여 좀 더 높은 벽으로 계셨고, 나는 항상 그 벽을 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해왔다.

그렇게 노력하던 중에 2016년 8월, 박사학위를 받았다. 아직도 스스로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지도교수님을 넘어섰기에 박사학위를 받은 것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따라가는 과정에서 큰 인정을 받은 것 같아 보람된 기분이었다. 그렇게 박사학위를 받고 이번에 한국연구재단의 학문후속세대양성 리서치펠로우 사업에 선정돼 교수님과 학교에서는 나에게 리서치펠로우 연구교수라는 직책을 허락해 주셨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많은 연구자들이 교수라는 직업을 꿈꾸고 있을 것이며, 교수라는 직업을 갖는 것이 대한민국에서 얼마나 어려운지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와 같이 교수의 꿈을 꾸는 모두가 본인 연구의 체계적인 목표와 지속적인 흥미를 갖고 노력한다면 조금 더 그 길에 가까워질 것이라고 믿는다.

지도교수께서 본인을 넘어서야 졸업할 수 있다라고 말씀해주신 것은 후속세대가 앞서 연구해 오셨던 분들의 노력에 새로운 것을 더 해야 한다는 의미의 조언으로 다가왔다. 또한 그러한 조언이 후속세대를 위해 교수가 감당해야 하는 또 다른 역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나도 언젠가는 훌륭한 후배들을 양성하는 것이야 말로 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진정으로 가치 있는 행동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며 이 글을 마친다.

이종민 서강대 박사·기계공학과
서강대에서 생체유체공학으로 박사를 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 기술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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