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는 ‘태도(attitude)’에 달렸다
미래는 ‘태도(attitude)’에 달렸다
  • 민경찬 논설위원/연세대· 과실연 명예대표
  • 승인 2017.02.0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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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정론] 민경찬 논설위원/연세대· 과실연 명예대표
▲ 민경찬 논설위원

‘입춘’이 막 지났으니, 이제는 봄이 온 것이다. 차갑고 무거웠던 겨울이 지난 것이다.  만물이 새로운 정기를 머금고 새 생명을 만들기 시작하며, 개나리, 진달래가 눈에 띄고 봄나물이 식탁에 생기를 불어 넣을 것이다. 얼마 안 있어 대학 교정은 졸업식, 입학식이 교차하며 봄의 기운과 함께 신입생들의 활기찬 모습으로 가득할 것이다.

그런데 대학은 사회와 더불어 여러 형태로 큰 변화들을 맞이하게 될 것 같다. 탄핵, 특검, 대선이라는 사회적 소용돌이 가운데, 우리 대학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여전히 등록금, 재정지원사업, 구조조정, 취업률, 창업, 교원업적평가, 대학평가 순위 등 기존의 이슈들은 살아있을 것이다. 갈수록 국내외 환경이 매우 혼란스러워가는 시대에 대학은 과연 어떤 생각을 해야 할까.

우리 사회가 대학에 거는 기대는 갈수록 더 커지고 있다. 사실 오늘 우리 사회의 큰 문제는 ‘큰 어른’다운 참된 엘리트 지도자와 ‘성숙한’ 민주시민을 제대로 키워내지 못해왔다는 것이다. 또한 오늘의 우리 과학기술은 선도자(first mover)의 위치에 서기에는 더 큰 분발이 요구된다. 제4차 산업혁명 등 매우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흐름에 비춰 볼 때 시급한 과제다. 국가의 생명력은 우수인재와 지식창출에서 나오는데, 이건 대학의 몫이다.

이제 교수들은 요구되는 연구업적 기준을 맞추는 단계를 크게 넘어서야 한다. 먼저 만만치 않은 등록금을 낸 학생들에 대한 책임감을 새롭게 느껴야 한다. 교재의 순서대로 지식을 가르치고, 중간, 기말 시험 점수로 줄 세워 학점을 주는데 머물면 안 된다. 학생들이 적절히 필수학점을 채우며, 취업용 스펙들을 열심히 준비하여 일자리를 갖게 되는 것 자체에 머물게 하면 안 된다. ‘한 학생’마다 잠재력과 자기 자신을 발견토록 유도하고, 지구촌 시민으로서의 사회적 책임감과 지혜를 갖추도록 도와야 한다. 또한 ‘모험적’ 연구보다 ‘단기성과’, ‘남이 해놓은 분야’에 치중한다는 비판에서 벗어나, 도전적인 연구 환경을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 관습화된 현장의 과제들은 결국 ‘교수와 학생 사이의 관계’에 달렸다. 미래의 희망도, 먹거리도 여기에 있다. 이들의 꿈과 가치관, 인성, 역량이 결정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교수와 학생 사이의 관계가 어떠했는지, 그것이 그동안 개인은 물론 국가와 사회 발전에 실질적으로 어떤 유익을 가져왔는지를 진지하게 분석해봐야 한다. 무엇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지를 찾아야 한다.

이스라엘은 교수와 학생, 그리고 학생들이 동등한 위치에서 둘 씩 큰 소리로 묻고 답하고 반박하고 논쟁하며 앎에 몰입하는 ‘하브루타’ 학습형식으로 세계 최고의 인물들을 키워왔다. 시험 치지 않는 교육으로 가장 많은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였다. 창업 강국인 이스라엘의 주요 기업 R&D 센터는 신제품보다는, 일반적인 지식 생산에 집중한다. 일반 지식이 만들어지고 쌓일 때 확산 효과가 많이 일어나 경제 전반에 더 큰 혜택이 돌아가기 때문이다. 이것은 정책, 제도의 문제가 아니다. ‘태도(attitude)’의 문제다.

오늘 우리 교수와 학생은 무엇보다도, 데카르트의 ‘방법적 회의’처럼 기존의 모든 생각과 방식들을 전적으로 ‘의심’해봐야 한다. 의미와 가치는 무엇이었는지, 이대로 좋은지. 모든 것을 리셋(reset)해야 한다는 시대다. 지적 호기심, 탐구정신을 가장 소중히 여기며, 새로운 진리, 지식을 향한 열정을 품어야 한다.

새 시대에 요구되는 상상력, 문제 찾기, 창의력이 여기에서 나온다. 그리고 ‘소란한’ 논쟁의 장을 활성화시키며 융합과 협업의 정신을 키워야 한다. 봄의 기운과 같은 생명력은 바로 이러한 ‘태도’에서 기대할 수 있다.


민경찬 논설위원/연세대· 과실연 명예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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