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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선택한 길
내가 선택한 길
  • 노현아 숙명여대 책임연구원·여성건강연구소
  • 승인 2016.10.04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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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후속세대의 시선] 노현아 숙명여대 책임연구원·여성건강연구소

인생은 B(Birth)와 D(Death)사이의 C(Choice)이다. 프랑스의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가 말했다고 한다. 삶과 죽음사이에 선택이 있다는 말이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나는 계속 ‘선택’을 해왔다. 어떤 학교를 갈 것인지 어떤 과에 들어갈 것인지 취직을 준비할 것인지 대학원에 진학할 것인지. 그리고 나에게 또 한 번의 선택의 기회가 찾아왔다. 박사학위 후 어떤 길을 갈 것인지 말이다.

내가 연구하고 있는 뇌신경발생학은 뇌의 발생과정과 이 시기에 중요한 요소들을 분자적 단계에서 메커니즘을 규명하여 여러 새로운 사실을 밝히고, 선천적 질병의 원인을 찾아 이를 바탕으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도록 기반을 닦아주는 기초학문이다. 처음부터 새로운 것을 밝히고 연구하는 것에 대한 호기심과 흥미가 있었고 지금도 그렇다. 그렇지만 기초과학자들이 설 수 있는 입지는 굉장히 제한적이다.

따라서 박사과정이 끝나면서 내가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당장 취업을 하거나 유학을 결정해야 할 것 같은 조급함을 느끼게 됐다. 이런 때에 한국연구재단에서 시행하고 있는 학문후속세대양성사업을 통해 내가 하고 싶은 연구를 조금 더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학문후속세대 양성사업으로부터 지원받는 박사 후 연수기간 동안 박사과정 때부터 진행해 왔던 망막발달에 관한 연구를 더 발전시켜 관련 분야 상위 10퍼센트에 달하는 논문을 출간할 수 있었고, 이는 나에게 큰 진보이자 더 연구할 수 있게 해주는 밑거름이 됐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여러 갈림길에 서겠지만 내가 하고 싶은 바를 정확히 알고 선택한다면 언젠가는 나 자신이 선택한 길이 자랑스러워 질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고민하고 있는 연구자들에게 우리가 걸어가고 있는 이 길이 단 한 두 가지의 선택지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고 얘기하고 싶다.

 

노현아 숙명여대 책임연구원·여성건강연구소
 

분자신경발생학으로 숙명여대에서 박사를 했다. 망막발달을 비롯한 뇌신경 발생과 관련된 논문을 다수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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