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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을 넘어 마음으로
지식을 넘어 마음으로
  • 민경찬 논설위원/연세대·과실연 명예대표
  • 승인 2016.10.04 11:0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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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정론] 민경찬 논설위원/연세대·과실연 명예대표
▲ 민경찬 논설위원

알파고와 이세돌 대국이후 우리는 급격한 사회 환경 변화에 긴장하게 됐고,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한 대비에 관심을 높이고 있다. 요즘 정부, 국회, 언론 등 여기 저기 새로운 산업혁명과 관련해 다양한 토론들이 이어져가고 있는 이유다. 다보스포럼 보고서에 따르면 교육 수준, 기술 수준을 비롯한 현재의 우리나라 4차 산업혁명 적응도는 세계 25위다. 그런데 이 새로운 산업혁명은 그 물결에 잘 타고 들어가면 축복이 되고, 그렇지 않으면 재앙이 될 수도 있다는 극단적인 면 때문에 우리를 우려하게 한다.

‘제4차 산업혁명’을 비롯해 급변하는 미래 사회변화는 ‘인재양성’으로 풀어갈 수밖에 없다. 세계경제포럼에서도 ‘인재야말로 21세기 혁신, 경쟁력, 성장을 이끄는 핵심요소’라고 지적했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미래를 위한 교육의 방향, 방법에 대한 다양한 의견, 정책들을 만들어왔다. 도전, 창조, 호기심, 질문 등의 ‘정신과 태도’, 창의적 사고력, 문제해결능력, 자율적 학습능력 등의 ‘역량’, 토론, 팀 프로젝트, 협업 등의 ‘학습 방법’, 코딩, 프로그래밍, 소프트웨어 등의 ‘지적 내용’에 대한 것들이 강조되고 있다. 이들은 결국 대부분 과학기술, ICT 기반의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는 이러한 방향과 방법으로 양성시키고자 하는 ‘인재’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 것일까? 그동안 우리 사회는 ‘인적자원’이란 용어가 말해주듯이, 인재를 ‘생산성’, ‘경쟁력’ 추구를 위한 ‘도구’의 하나로만 취급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 인성교육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이러한 관점은 바로 우리 교육시스템을 획일성, 경직성의 틀로 이끌기도 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사실 우리의 교육이나 사회 환경은 대부분 어려서부터 주어진 틀에 사람을 맞추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맞춤형’ 시대로, 한 사람에 적합한 틀과 환경을 만들어 주는 시대다. 예를 들어, 의료분야에서는 맞춤형 표적치료제 개발 등 개인별 정밀 의료기술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다양성’을 받아들이며 ‘한 사람’을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다. 사실 교육도 학생들이 각자 재능이 있는 분야에서 꽃을 피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이어야 한다. 미국 주요대학들이 입학생 선발정책을 다양한 학생들로 구성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이유다. 결국 ‘한 사람’ 그 자체를 소중히 여기고, 이들로 모여진 다양성을 사회 발전의 근간으로 삼는 문화를 만들어줘야 하는 때다.

앞으로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한다. 결국 인간이 컴퓨터, 기계와 공존할 수밖에 없는 시대에 살게 되는 것인데, 인간이 인간 고유의 모습을 유지해나가는 것이 본질적인 과제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간이 끝까지 인간다움을 간직할 수 있는 비결은 ‘마음’, ‘따뜻한 감성’을 가진 존재가 되는 데 있다고 한다. 제4차 산업혁명의 가치를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의 질과 행복에서 찾아야 하는 것이다. 이제는 맞춤형 의료개발과 같이 이러한 관점을 산업발전의 기본요소로 인식하고 새로운 문화로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 교육은 이제 지식 창출의 단계를 넘어, ‘무엇을 위한, 누구를 위한 지식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찾도록 이끌어야 한다. 버트런드 러셀은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 왔는가』라는 책에서 “세 가지 정열이 내 생애를 지배해 왔다. 그것은 사랑에 대한 동경과 지식의 탐구와 인류의 수난에 대한 참을 수 없는 동정이었다. 이런 정열이 마치 거센 바람처럼 나를 몰고 다녔다.”라고 했다. 이러한 감수성과 사색능력은 바로 새로운 시대에도 요구되고 있다. 상상력, 창의성, 디자인적 사고 등은 이러한 감성과 논리의 융합능력, 열정과 배려의 마음에서 나온다. 제4차 산업혁명을 위한 성공적 인재 양성 전략도 ‘한 사람의 삶, 사회, 세계 공동체를 생각하는 마음’에서 찾아야 한다.

민경찬 논설위원/연세대·과실연 명예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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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비잉교회인 2016-10-05 18:24:38
웰비잉 너무 강조하는 교회 많지요. 교회부터 웰 다잉을 강조하는곳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연세대는 기독교대학으로서 한국의 기독교정신을 좀 이끌어 가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