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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에서 만난 희열
화학에서 만난 희열
  • 원동일 고려대 석박사통합과정·소재화학과
  • 승인 2016.01.04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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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후속세대의 시선] 원동일 고려대 석박사통합과정·소재화학과

이산화탄소는 열역학적으로 매우 안정한 화합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이산화탄소는 외부의 에너지 공급이 없을 경우 전환이 불가능하다. 이산화탄소 전환 목적으로 이산화탄소 분자 내 결합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제안됐지만 현재까지 이산화탄소 활성화에 필요한 에너지를 극복할 뚜렷한 대안이 제시되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그러나 빛을 이용한 광화학과정을 이용하면, 여기상태의 에너지에서 화학적 전환이 시도되므로, 매우 높은 효율의 이산화탄소 전환을 예측할 수 있다. 즉 태양광을 활용할 경우 효과적인 이산화탄소 전환이 가능하다. 에너지관점에서 재생에너지인 태양광을 이용하므로 추가에너지 공급 없이 안정한 에너지 상태의 이산화탄소 전환을 유도할 수 있다.

자연계는 이러한 광화학과정에 태양에너지를 활용해 효과적으로 이산화탄소를 전환시키고 있다. 이것이 광합성이다. 식물이 광합성을 통해서 태양에너지를 4% 미만 정도만 활용하는데 반해, 현재 태양전지효율이 24%에 이르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신재생에너지와 연계한 이산화탄소 전환기술은 태양에너지의 이용효율을 높여 줄 뿐만 아니라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서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인 태양에너지 저장의 문제를 해결 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연구에서는 자연계에서 진행되고 있는 명반응과 암반응을 모방해 광감응제와 촉매가 결합된 하이브리드 광촉매개발을 목표로 삼았다. 사실 자연계에서 진행되는 물리적, 화학적, 전기적 과정을 이해하고 연구에 적용시키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단계적으로 일어나는 과정 내에서 적법한 과학적 접근이 필요하며, 각 단계를 연결시켰을 경우 효율적인 mechanism으로 진행 또는 유도가 필요하다.

이번 이산화탄소 광전환 연구를 예로 들면, 이산화탄소의 광전환 효율은 태양광의 흡수, 전하분리능, 전자전달 반응에 의해 결정된다. 그러므로 각각의 기능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집광소재, 반도체소재, 단 분자 촉매가 결합된 삼성분계 광촉매시스템을 개발했다. 삼성분계 광촉매시스템을 확보하기 위해, 우선 각 성분소재의 기능을 최적화시켰다. 이후 각 성분의 화학적 결합에 따른 에너지 조절과 에너지-전자전달의 극대화 조건을 확립했다. 삼성분계 광촉매를 개발함으로써 각 성분소재의 특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단기간에 나온 게 아니다. 사실 특정 실험의 경우 결과가 잘 나오지 않아 1년 가까이 특정 실험만 한 경우도 있었다. 몸도 마음도 지치고, 대학원 진학 당시의 자신감과 열정은 한 없이 작아져 있었다. 이 당시 필자에게 조언과 격려를 아끼지 않으신 손호진 지도교수님과 옆에서 힘을 준 동료 대학원생들은 사막의 오아시스와 같았다. 결국 연구 결과가 논문화 되고 학술지에 게재된 것을 보며, 힘들었던 모든 것이 과거의 추억으로 바뀌고 연구에 대한 짜릿한 희열만이 남아있었다.

연구를 진행하다 보면 부딪히게 되는 어려움은 연구자에게 필연적인 만남일지도 모른다. 피할 수 없다면 각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난관에 도전하고 후회 없이 나아가는 결정을 해보자. 그 끝에는 앞선 고난과 어려움을 보상해주고도 남을 희열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원동일 고려대 석박사통합과정·소재화학과

태양에너지를 이용한 인공광합성에 관해 인공광합성의 반쪽 반응(half reaction)인 광화학적 이산화탄소 환원을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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