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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볼 수 있는 인내심
미래를 볼 수 있는 인내심
  • 정기화 덕성여대 명예교수·약학
  • 승인 2016.01.04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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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칼럼] 정기화 덕성여대 명예교수·약학
▲ 정기화 명예교수

올해 한미약품이 사노피(5조원 규모의 지속형 당뇨신약 퀀텀프로젝트), 얀센(1조원 규모의 비만치료 바이오 신약), 베링거 인겔하임(8천 500억원 규모의 내성표적 폐암신약), 일라이 릴리(8000억원 규모의 면역질환치료제) 등 다국적 제약기업과 총 7조8천억 원대 규모의 기술 및 완제품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같은 분야의 연구자로서 환호성이 절로 나오는 쾌거다.

한국 제약산업의 역사를 새로 쓴 이 계약은 대한민국 건국이래, 최대 규모의 공헌적인 쾌거로 신약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다른 기업들과 35개 약학대학 교수들과 재학생들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기대감을 준 것으로 믿는다.

12월 15일 개최된 2015년 혁신형 제약기업 성과 보고회에서는 한미약품 외에도 일양약품(백혈병과 역류성식도염 치료제 개발과 해외 기술수출), 종근당(새로운 치료제 개발과 해외 임상시험, 인도네시아 기업과 합작회사 설립, 베트남-일본-중동시장 가시화) 및 크리스탈 지노믹스(골관절염 치료제 개발과 다수의 신약 파이프라인 보유)가 함께 혁신형 제약기업 복지부장관상을 받았다.

이밖에도 해외수출 우수부문에 녹십자, 유한양행, LG생명과학이 수상했고 해외 기술수출 우수부문에는 보령제약, 한미약품, CJ헬스케어가 수상했다. 신약연구개발 우수부문은 크리스탈 지노믹스가 수상했다.
 
설레는 마음으로 2016년을 맞이하며 오늘의 이와 같은 성과는 그동안 어려운 가운데도 연구개발을 지원해 온 정부의 다양한 지원노력의 힘이 컸다고 생각한다.

아직도 잊을 수 없는 것은 1980년대에 학술진흥재단의 전신인 교육부 학술진흥국으로부터 당시로는 거금이었던 연구비 100만원을 받은 일이다. 이러한 지원은 1990년 보건사회부의 첨단기술을 이용한 신약개발기본계획에 따라 대폭 증액돼 700만 원정도의 연구비를 매년 계속 받는 것으로 이어졌다.

어떻게 보면 오늘의 놀라운 쾌거도 이미 1970년대의 교육부 고등교육국 학술진흥과에서 시작된 연구지원사업과 90년 복지부 신약개발 지원사업에서부터 태동됐고 연구개발에 대한 믿음으로 오랜 기간 동안 최고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해 온 한미약품의 귀중한 노력의 열매다.

앞으로 제약계 전반을 관통할 대세로 자리 잡을 신약개발 역량강화 및 해외 진출 확대를 통한 글로벌제약 도약노력은 제약산업을 미래성장 동력산업으로 육성하는데 선도적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믿는다.

이 시점에서 놓치지 말아야할 것은 단기성과에 너무 매몰되지 않고 미래를 보고 격려하고 기다릴 줄 아는 인내심이다. 이 또한 공짜 점심이 없는 것이다.

글로벌 수준으로의 도약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R&D 투자증대가 그 무엇보다 강화돼야 하고 지속 투자 대비 성공가능성에 대한 심리적 압박감도 털어내야 한다.

2015년은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약학교육기관인 조선약학강습소가 개소한 지 100주년이 되는 역사적인 해이기도 하다.

이번의 쾌거가 오래된 숙원사업이 하나 풀린 것에 만족하지 않고 성공을 위한 시작으로 삼아야할 것이다.

2016년 새해를 맞이하며 35개 약학대학의 모든 후배교수들과 대학원생들이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꼭 필요한 연구비가 제대로 지원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정기화 덕성여대 명예교수·약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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