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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 이틀전 실험결과 나와 … ‘집중’은 놀라운 변수
발표 이틀전 실험결과 나와 … ‘집중’은 놀라운 변수
  • 김명호 한양대 디스플레이공학연구소 연구원
  • 승인 2015.12.21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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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후속세대의 시선] 김명호 한양대 디스플레이공학연구소 연구원
▲ 김명호 한양대 연구원

대학원생이라면 누구나 머릿속에 온통 생각해야 할 것들만 가득 차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심지어 밥을 먹을 때나 다른 사람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도중에도 혼자만의 생각에 푹 빠져버리는 일도 다반사. 심지어 회식자리에서도 온통 실험 이야기만 가득할 때도 있다. 필자도 마찬가지다.

연구과제를 진행하는 많은 대학원생들은 연구과제를 잘 수행하기 위해 하루에도 수십 편의 논문을 보고 또 실험을 계획하고 계획한 실험을 행동으로 옮긴다. 계획된 실험이 생각만큼 잘 되지 않으면 그러한 이유를 찾기 위해 또 생각하고 더 정확한 실험을 계획하기 위해 한 번 더 생각한다. 하지만 모든 연구 결과들이 생각한 대로 나오던가?

연구과제의 결과보고일이 다가오고 있는데, 결과물이 생각한 것과 다르게 나올 때면 어떨 땐 등에 식은땀도 나고 또 어떨 땐 본인에게 화가 나기도 한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였단 말인가?

“그래도 죽으라는 법은 없더라…”는 말은 아마도 많은 대학원생들이 공감할 것이다. 필자는 실제로 이러한 상황을 몇 번이나 경험했다. 연구과제의 결과보고일이 다가오면 어떠한 실험변수의 차이가 존재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좋은 결과가 나올 때가 있다. 아니 거의 대부분 나오게 된다.

실제로 필자는 실무책임자로, 올해초 정부과제의 1차년도 결과보고를 이틀 남겨둔 상황에서 가장 중요했던 결과가 나오지 않은 적이 있다. 더군다나 이 과제는 제안했을 때부터 매우 어려운 과제라는 이유로 많은 우려가 있었다. 결과를 내지 못한다면 우려했던대로 ‘이럴 줄 알았어’라는 생각을 해도 충분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틀을 남겨둔 상황에서 보기 좋게 좋은 결과를 냈고 결과보고 발표장에서 좋은 분위기로 발표를 진행할 수 있었다.

당시 지도교수께서 이렇게 일러주셨다.

“너희들이 하고자 하는 의지와 열정을 보았기에 연구결과가 잘 나올 것이라는 확신이 들어, 다그치지 않고 믿고 기다렸다.”

지도교수께서도 이유는 모르지만 수많은 대학원생들을 지도하면서 많은 경험을 했기에 우리를 믿고 기다려 줄 수 있었던 것이다.

필자가 쓰고도 참 말도 안 되고 난해하다고 보여지지만, 앞서 언급했듯 이미 많은 대학원생들 또한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을 것이다. 사실 이러한 형태로 연구결과를 내는 것은 썩 좋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어떠한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집중하면 전혀 생각지도 못한 시점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필자는 이러한 것을 ‘집중’이라는 실험변수의 차이라고 본다. 물론 연구결과 보고일이 다가오지 않은 때에 집중하지 않았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연구결과 보고일이 다가오면 기존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의 집중도가 실험변수로 작용하는 것 같다.

이러한 이유로 필자는 연구과제를 수행 할 때 스스로 과제를 만든다. 스스로 과제를 만드는 것은 남들과 똑같은 일을 진행하더라도 보다 더 집중할 수 있는 효과를 만들 수 있고 내가 설정한 과제를 잘 수행해 나가면 자신감도 생기기 마련이다. 또 이러한 자신감은 성취감으로 돌아온다. ‘고기도 먹어본 놈이 먹을 줄 안다’라는 말이 있듯이 스스로의 과제를 잘 수행해 성취감을 자주 느끼도록 하자. 그러면 결국 연구과제도 잘 수행될 것이고 더 큰 성취감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모든 것이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그래도 죽으라는 법은 없으니, 함께 고생하는 모든 대학원생 분들께서도 자신을 믿고 집중해 연구한다면 분명히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김명호 한양대 디스플레이공학연구소 연구원

디스플레이 내 back-plane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한국연구재단의 ‘커리어과학자’ 연구과제에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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