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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교수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외국인 교수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 최성욱 기자
  • 승인 2015.10.26 13:06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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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교수들과 교육·연구·학사행정 논의하고 싶다”

“새로운 업무나 회식이 있으면 몇 시간 전에 알려주며 무조건 참석하라고 한다. 또한 우리와 의논도 없이 갑자기 일정이 바뀌어 통보할 때도 많이 있다. 직무수행에서 이런 부분이 가장 어렵다.”

“한국의 직장문화는 계급제도의 체계가 강하고, 나이와 서열에 따라서 존중받는 문화다. 하지만 모국의 직장 문화는 ‘평등’체계로 돼 있고, 나이보다는 능력 위주로 인정을 받는다.”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로 인해 갑작스러운 행정업무와 행정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교직을 수행하기 위한 충분한 시간을 줘야 실수하지 않고 학생들을 잘 가르칠 수 있다.”

국내 대학에서 강의하고 있는 외국인 교수들이 털어놓은 고충이다. 이 같은 목소리는 윤옥경 영남대 박사과정생(외국어로서의 한국어교육학과)이 지난 9월 한글학회에 투고한 논문 「외국인 교수의 직무 수행 능력 향상을 위한 한국어·한국문화 교육 연구」에 생생하게 담겼다. 윤씨는 대구·경북지역의 대학에서 근무하고 있는 외국인 교수 15명을 심층면접 했다.

외국인 교수들은 학과 공문들이 모두 한글로 돼 있어서 잘 알아볼 수 없는데, 학과행사나 회의일정을 안내해주지 않아서 난처했던 경험이 한번씩은 있다. 고국으로 돌아가는 외국인 교수들의 경우 “학내 의사결정 과정에서 철저하게 배제되는 현실에서는 교육을 잘 수행하기도, 연구에 매진하기도 어렵다”는 데 한 목소리를 낸다. 

이 논문에 따르면, 최근 정부가 WCU사업 등을 통해 ‘글로벌화’를 명목으로 대학에 외국인 교수를 대거 유치하도록 했지만 현지 수준의 교육과 연구를 실행할 수 있는 기반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기숙사, 급여와 같은 기본적인 체류 여건만 갖추어 주면 된다는 식의 한국적 발상에 따른 국제화로 인해 외국인 교수들이 하나 둘씩 짐을 싸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외국인 교수들이 국내 대학에서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윤씨는 “외국인 교수들이 한국학생 또는 동료교수들과 기본적인 의사소통, 연구장비와 시설, 수업준비를 위한 컴퓨터 사용, 행정 업무, 전자 공문 등이 모두 한글로 돼 있어서 직장생활에 불편함을 느끼고 직무수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대학문화의 계급체계, 교수사회 내에서 소외로 인한 외로움, 관료적인 대학문화의 ‘문화적 장벽’으로 인해 문화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중도 귀국’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외국인 교수들 사이에 (회의·행정업무 등이 한국어로만 이뤄지는) 한국대학의 현실을 잘 알기 때문에 홍콩이나 싱가포르를 선호한다는 정보를 공유하고 있을 정도다. 

이런 현실을 반영하듯 윤씨가 만난 15명의 교수들은 짬짬이 한국어를 배우고 있었다. 그런데 이들이 한국어를 배우는 이유는 “동료교수·학생들과 원활한 의사소통과 이를 바탕으로 한 ‘전문성 신장’”이었다. 외국인 교수들도 교육적 소신을 동료교수들과 논의하고 학과행정에 반영되길 바라고 있는 것이다.

이들이 체계적인 한국어 교육을 원하고 있는 것도 직무 만족도와 깊이 연결돼 있다. 단지 강의내용을 잘 전달하기 위한 회화용 한국어가 아닌, 직무와 관련된 한국어·한국문화를 배우길 원했다. 그런 다음 외국인 교수들은 ‘한글로 실무문서 작성하기’를 가장 하고 싶다고 답했다. 

최성욱 기자 cheetah@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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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공문서 2015-10-26 17:26:02
국어 공문서로 말하자면 아무리 읽어도 뭔말인지 아무도 알수 없습니다. 이것은 고의적인것들입니다. 절대로 그문장이 잃혀지지 않게 씁니다. 실제 법원에서 변호사 고용하고 소송하기 전에 그말이 뭔지 파악되지 않게 되어 있습니다.

외국인교수 2015-10-26 17:23:06
외국인 교수가 모르는것은 실제 학과내의 정치라는것은 실제 심각한 수준에 있다는것입니다. 문론 다른나라도 정도의 차이겠지만.. 그 한국인 특유의 감정적인 모습 그리고 편가르기등은 실제 그들이 참여할수 있는 수준은 아니고요. 사실 안들어가는게 더 좋습니다. 문론 그렇다면 정당한 요구도 반영안됩니다. 그러나 그게 한국대학의 현실이지요. 이것은 대부분 한국사회가 물질적인 발전에 비해서 정신적으로 미성숙한게 원인입니다. 정치인들 하는것 보면 얼마나 유아적인지 알수 있지요. 한국 대학 학내 정치수준도 그 수준을 절대 넘지 못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