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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과 미래
상상력과 미래
  • 권희연 숙명여대·회화과
  • 승인 2015.07.06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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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산칼럼] 권희연 숙명여대·회화과

"교육의 단계나 수준보다 방향 즉, 진정으로 학생들의 자아실현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어느 시인이 이르기를 “시인은 손바닥에 놓인 한 알의 씨앗을 보면서 새소리를 듣는다”고 했다. 조화로운 그림을 그리며 예술가의 꿈을 키우는 학생들에게도 가능한 상상일 수 있다. 씨앗이라는 하나의 대상을 바라보며 펼칠 수 있는 다양한 상상은 시간적, 공간적, 상황적 대입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발상으로 표현된다.

여기서 생각의 프레임은 사각의 고정틀에서 벗어나 새로움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유연해야 한다. 그렇지만 이러한 유연함을 통한 자유로운 상상도 대상의 본질을 꿰뚫는 데서 시작된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예술이 쉽지만은 않은 것이다. 본질에 대한 공감을 이끌어 내기 위한 고뇌와 몰입이 수반됐기에, 그 가치가 인정되고 사회적 기여부분을 논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도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인간의 본질적 가치를 구현하고자 하는 뜻은 매일반일 것이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창조경제 즉, 산업과 기술경쟁력의 세상을 뛰어 넘어 예술가의 경지로 넘어가자는 목소리를 낸다. '융합'이라는 모토아래 각 분야 간의 벽을 허문 경계선에서 창조의 꽃을 피우자는 창조경제를 요구한다. 상상력과 창의력이 곧 미래비전을 이루는 경쟁력임을 인정하고 ‘함께’라는, ‘협력’이라는 키워드를 강조한다. 마치 오케스트라의 하모니를 기대하듯이.

하지만 지금 교육현장은 안타깝게도 사회적 기대와 요구에 무관하게 입시라는 경쟁의 확고부동한 서열식 교육프레임에 따라 작동되고 있다. 더욱이 입시라는 경쟁대열에 서지 못하고 그야말로 사각지대에 놓인 학생들에겐 암담한 교육현장일 수밖에 없다. 설사 입시경쟁을 뚫고 대학에 들어온 학생들이라 해도 인간이 추구하는 본질적인 가치를 추구하며 나아갈 수 있는 인문정신조차 건너뛰고 취업경쟁 대열에 내몰리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을 자각하고 서로 함께 의지하고 더불어 협력해 성장하는 실천적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창의교육을 조금 더 편성하는 등 일부의 움직임도 있지만 냉혹한 현실의 장벽을 넘기엔 역부족이다.

현시점에서 더 늦기 전에 우리는 교육의 미래를 상상해야 한다. 한 치 앞도 가늠하기 어려운 세상이라지만 그래도 우리는 백년지대계라는 교육의 본질을 들여다보며 교육의 미래를 상상해야 한다.

이 시대 청소년들에게 꿈과 비전을 세울 수 있는 자리가 지금의 현실에선 지극히 제한돼 있지만 우리가 상상하고 꿈꾸는 미래에선 그 한계점부터 우선순위로 뚫어주어야 한다. 그렇게 되려면 청소년 각자가 이룰 수 있는 꿈과 비전의 개별성이 평등한 가치에서 존중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고, 교육의 프레임은 유연하고 다양한 틀로 준비돼야 한다.

이러한 미래의 상상이 현실에 다가서려면 우선 우리 국민들의 물질만능주의와 오도된 가치관을 씻어내기 위한 국민의식 개혁의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교육의 단계나 수준 보다 방향 즉, 진정으로 학생들의 자아실현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할 수 있는 비전을 찾아 선포해야 한다.

교육을 책임지고 제도를 만드는 기득권층부터 한마음이 돼 서로 양보하고 더불어 협력하는 실천적 모습으로 본을 보여줌으로써 희망을 제시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사회의 기대에 부응하는 교육, 즉 예술적 하모니를 이룰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인재양성은 개인주의를 뛰어넘어 ‘함께’라는 모토 아래 창조적이고 정신적인 공감을 이룰 수 있는 가치교육에서 출발해야 한다. 우리 교육의 미래가 곧 우리나라의 미래라는 것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권희연 숙명여대·회화과
홍익대에서 박사를 했다. 서울미술대전-회화(서울시립미술관), 움직이는 미술관展(국립현대미술관) 등 왕성한 전시·창작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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